[사우문예] 눈물 쏟는 개

<2017 쇠부리토크 사우문예 공모전> 9월의 첫 번째 당선작은 정종규 사우의 시(詩) ‘눈물 쏟는 개’입니다. 두 번째 작품으로는 당진제철소 박헌영 사우의 시 ‘친구야’가 1033호(9월25일 발행)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눈물 쏟는 개

좁은 철망 안
늙고 추한 성기를 드러내고
영혼 없는 낯으로
눈물 흘리는 개를 보네.
혀를 한 뼘이나 빼물고는
거품 거품을 뿜어대며
생사도 따질 겨를도 없이
복날을 향해 씽씽 달려가는
트럭 위에서
말복, 처서를 지나
쥐 죽은 듯 조용한 마을에
어린 강아지들 주인 품에서
자기 살가죽을 자근자근 씹어대며
전생(轉生)을 염탐하는 중

글_정종규(한국내화)


심사평 시인 양승모

9월 응모작 첫 번째 우수작으로는 오랫동안 좁은 철창 속에 갇혀 지내다 복날 죽을 운명을 맞은 개 한 마리의 죽음을 불교 언어인 전생(轉生)으로 담담하게 표현한 정종규 님의 ‘눈물 쏟는 개’를 선정하였습니다. 응모한 작품들이 모두 제철소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과 주변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 있어 읽는마음이 흐뭇했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모든 작품을 선정하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였음이 아쉽습니다.

시인 양승모는 전직 교사로서 경북 예천의 은풍중학교에 재직한 바 있으며 2014년 은풍중학교 교장으로 퇴직하였다. 현재 시인으로 활동 중이며 저서로는 시집 ‘억새풀 빈 대궁으로 서걱일지라도’(1989)가 있다.

*8월 심사위원: 양승모(시인), 이은용(동화작가), 조현(소설가), 최경실(시인)


7월부터 시작된 사우문예 접수 기간은 오는 11월 5일까지이며, 선정된 작품들은 12월까지 <쇠부리토크>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 이메일 접수, talk@hyundai-ste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