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문예] 친구야

<2017 쇠부리토크 사우문예 공모전> 9월의 두 번째 당선작은 박헌영 사우의 작품 ‘친구야’입니다. 시를 읽으며 학창시절을 함께 한, 혹은 사회생활을 함께 한 오랜 친구들을 떠올리며 잠시나마 그 시절을 추억해 보시길 바랍니다.

 

친구야

두 팔을 벌려 하늘을 안아보렴
하늘 한 조각 품을 수 있을까
두 팔을 벌려 바닷물을 퍼보렴
퍼내도 퍼내도 흔적이나 있을까

그 큰 하늘 바다
가슴에 채워도
목마르지 않을 가슴
중년에게 있을까

하늘이 높을수록 공허함이 커지고
사랑이 깊을수록 그리움이 더하지
못다함이 남았는데 무정한 건 시간이라
하늘 보고 살아도 명치 끝이 아프고
땅만 보고 살아도 눈이 시릴 때 있지

노을이 서러워도
통곡하지 않듯이
꽃잎 떨어짐에 아파하지 말고
재촉하는 비바람 미워하지 말자

오늘 이순간이
우리 남은 생 중에
가장 젊은 날 이라지

글_박헌영(당진제철소 도금생산2부)


심사평 시인 양승모

9월 응모작 중 두 번째 작품으로는 박헌영 님의 시 ‘친구야’를 선정했습니다.
중년에 이르러 자칫 찾아오기 쉬운 공허한 마음을 잘 표현했고, 특히 ‘꽃잎 떨어짐에 아파하지 말고 재촉하는 비바람 미워하지 말자’ 는 시어를 통해 희망을 노래한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문예작품 공모는 매우 뜻 깊은 일입니다. 이러한 기회가 현대제철 직원 여러분의 회사생활에 긍정적인 동기부여가 되기를 희망하며 앞으로도 꾸준한 습작활동을 통해 재능을 가꾸어 나가시길 기원합니다.

시인 양승모
시인 양승모는 전직 교사로서 경북 예천의 은풍중학교에 재직한 바 있으며 2014년 은풍중학교 교장으로 퇴직하였다. 현재 시인으로 활동 중이며 저서로는 시집 「억새풀 빈 대궁으로 서걱일지라도(1989)」가 있다.

*심사위원: 양승모(시인), 이은용(동화작가), 조현(소설가), 최경실(시인)


7월부터 시작된 사우문예 접수 기간은 오는 11월 5일까지이며, 선정된 작품들은 12월까지 <쇠부리토크>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 이메일 접수: talk@hyundai-stee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