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차별화의 힘, 열정

조직의 성공과 실패는 열정이 넘치는 구성원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높은 기술력이나 풍부한 자본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활용하는 인재와 그들의 열정에 따라 성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열정에 대해 다양한 사례들을 통해 살펴보았다.

열정으로 성공한 기업
패션 산업은 대표적인 사양 산업으로 간주된다. 많은 기업들이 진입하지만 얼마 가지 못해 철수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눈에 띄는 혁신적인 상품이 출현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업계 수익률도 그리 높지 않다. 그러나 이런 어려운 환경에서도 해마다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는 기업이 바로 유니클로다. 특히 장기 불황으로 많은 일본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에도 유니클로는 승승장구하면서 일본을 넘어 글로벌 패션 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유니클로를 설립한 야나이 다다시(Yanai Tadashi) 사장은 부친에게서 지방의 작은 양복점을 물려 받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크게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이런 결심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그간의 낡은 방식을 버리고 캐주얼 비즈니스에 새롭게 진출했다. 유니클로는 신상품을 위한 지속적인 신소재의 연구개발, 유통구조의 과감한 축소, 적극적인 글로벌화 등 고정관념을 깨는 과감한 도전으로 패션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많은 기업들이 유니클로의 성장 전략에 주목하지만, 정작 야나이 다다시 사장은 유니클로 성장의 가장 큰 원동력은 바로 열정을 가진 인재의 확보라고 말한다. 그가 인력을 채용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은 바로 일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여부이다. 학벌이나 성적이 우수한 사람보다는 과감한 도전 정신을 지닌 사람일수록 일에 대한 열정지수가 높으며 이러한 다수의 구성원이 열정적으로 일할 때 기업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혁신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야나이 다다시 사장 자신도 솔선수범하여 기업가 정신과 혁신을 강조하는 한편, 직원들이 열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토의와 협업이 용이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개별 책상과 각 부서별 영역 구분을 없앴고,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별도의 공간도 마련했다. 특히 그는 직원들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투자를 통하여 경쟁 기업 직원을 능가하는 실력을 기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독려했다. 그의 이런 노력 덕분에 유니클로는 혁신적인 신소재 개발을 통해 보온내의인 ‘히트텍’, 폴라폴리스 점퍼인 ‘플리스’ 등 고기능·저가격 제품들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유래 없이 빠른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다.

존중의 문화 속에서 꽃피는 열정
전세계 70여 개국에서 2만 500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는 스타벅스 역시 직원들의 열정을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한 기업이다. 커피를 파는 카페는 전세계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로 흔하다. 그래서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가 시애틀의 작은 커피 전문점이었던 스타벅스를 인수하고 경영하기 시작할 당시만 해도 오늘날과 같은 큰 성공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워드 슐츠는 무엇보다도 스타벅스가 직원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직장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하였다. 시애틀 본사를 확장하면서 그가 만든 사명선언문의 첫 번째가 바로 ‘훌륭한 작업 환경을 제공하고 서로를 존중하며 대한다’였다. 하워드 슐츠 역시 직원들의 열정이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커피를 만들겠다는 스타벅스의 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직원의 호칭을 동업자라는 의미의 파트너(Partner)로 정하는 등 직원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에 주력하였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스타벅스 직원들의 커피 제조 및 서비스 역량은 나날이 향상되었다. 또한 직원들의 이러한 자부심과 열정이 오늘날 스타벅스의 대표적 히트 상품으로 자리잡은 프라푸치노 등 기발한 아이디어도 자발적으로 제안하여 스타벅스의 성장에 크게 기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열정을 불어 넣는 방법
모든 기업들은 사내에 열정적인 분위기가 넘치기를 바란다. 직원들이 열정을 가지고 일할수록 맡은 분야의 전문성이 강화되어 높은 생산성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열정에서 비롯되는 업무 성과의 향상은 일과 삶에 대한 균형감을 높임으로써 직원 개인의 만족도도 높일 수 있다. 때문에 직원들이 열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게 만드는 방안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직원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조직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기업이 성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칫 직원들이 기업과 일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도록 만드는 활동을 간과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유니클로나 스타벅스와 같이 직원들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일수록 열정적인 직원을 많이 확보할 수 있다. 이런 직원들이 많을수록 사내 전반에 강한 성취욕과 긍정적 분위기를 확산시킬 수 있으며, 이는 외부의 고급 인재들을 유치하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
미국의 식료품 체인 기업 웨그먼스 푸드마켓(Wegmans Food Market)은 ‘직원 먼저, 고객은 그 다음’이라는 독특한 경영 철학으로 유명한 기업이다. 이런 방침 아래 웨그먼스 푸드마켓은 낮은 직급의 직원이라도 해당 분야 최고의 전문가로 만들기 위하여 풍부한 자기 개발 기회를 제공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덕분에 웨그먼스 푸드마켓은 쟁쟁한 대기업을 제치고 가장 구직자들이 입사하고 싶은 기업으로 손꼽히고 있으며, 점포당 매출도 경쟁 기업을 넘어서는 등 뛰어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직원들이 업무에서 자율성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많은 연구에서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업의 발전을 위한 효과적 수단 중 하나라고 말한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독립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면, 업무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고 창의적 아이디어의 제안도 촉진하므로 개인의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웨그먼스 푸드마켓은 고객 만족을 위하여 현장의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성과를 높일 수 있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그 자리에서 즉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것이다. 웨그먼스 푸드마켓은 규칙의 준수도 중요하지만, 한편으로는 고객을 위한 직원들의 자율적 판단을 존중하는 것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기술의 발전 및 산업 간 경계가 흐려지면서 경영 환경은 날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새로운 제품도 금새 도태되는 등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열정에서 비롯되는 업무에 대한 헌신과 몰입은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강력한 경쟁력으로 부상한다. 따라서 업종과 분야를 막론하고 직원들의 열정을 높일 수 있는 기업의 노하우는 향후에도 중요한 경영 화두로 더욱 강조될 것이다.


 Columnist    전승우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이동통신 및 인터넷 기술을 연구했으며, 현재 LG경제연구원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IT산업 분석 및 전략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경영 전략 컨설팅 등 다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빅 데이터에 대한 기대와 현실’, ‘린 스타트업, 벤처 기업만의 전유물 아니다’ 등 IT 산업 및 혁신 전략과 관련된 다수의 보고서를 발표해 왔다. 저서로는 「혁신의 모든 것」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