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개발과 분사를 마친
HMG 사내 스타트업 『3I솔루션』

더 나은 환경을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그 기술을 현실화하도록 지원하는 ‘HMG(Hyundai Motor Group) 사내 스타트업’이 시행된 지도 어언 23년. 많은 사내 스타트업이 기발한 아이디어로 혁신을 이뤘고, 그중 몇몇은 성공적으로 분사했다. 그리고 지금, 현대자동차 그룹의 기술 인큐베이터를 통해 성장하고 최근 홀로 선 또 하나의 기업을 만났다. 바로 ‘3I솔루션’이다.

3I솔루션은 기존에 존재했으나 정형화된 기능과 높은 비용 등으로 부담스러웠던 ‘산업용 중성자 성분분석기’를 국산화 개발에 성공한 H 사내 스타트업이다. 3I(Innovation of Invisible Inspection)라는 이름에는 볼 수 없는 것을 보게 한다는 그들의 목표가 강하게 담겨있다. 분사를 시작으로 새로운 도전을 앞둔 그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신준영 사우 안녕하십니까. 3I솔루션 대표 신준영입니다. 저는 현대제철에서 일을 했었고요. 마지막 근무지는 구매기획팀이었습니다.

박경민 사우 안녕하세요. 3I솔루션에서 제품 개발 총괄을 담당하는 박경민 이사입니다. 저는 현대케피코 출신이고요. 이렇게 만나 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어중현 사우 저는 3I솔루션 어중현 이사입니다. 전에는 현대자동차에서 변속기 설계를 했습니다. 지금은 3I솔루션의 제품 설계와 하드웨어 설계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측부터 박경민 사우, 어중현 사우, 신준영 사우

Q. 3I솔루션, 그 시작이 궁금합니다.

신준영 사우 3I, Innovation of Invisible Inspection.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싶다는 일념으로 시작하게 된 사업입니다. 제가 현대제철 구매기획팀에서 근무할 때, 어떻게 하면 철 스크랩 관리를 더 잘하고, 제값에 구매할 수 있을지 항상 고민했는데요. 잘 아시다시피 스크랩은 무게에 따라 비용을 지급하는데, 32개의 KS 등급으로 나뉘어있을 만큼 그 질은 천차만별입니다. 즉 불순물을 걸러내지 못하면 나쁜 물건을 비싼 값으로 구매할 수도 있고, 불순물 제거를 위해 부원료 투입 등 추가적인 비용이 부담되는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3I솔루션의 ‘산업용 중성자 성분분석기’가 나오게 됐지요.

Q. 개발한 ‘산업용 중성자 성분분석기’를 도입한다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신준영 사우 2022년 기준 현대제철은 약 6조 원어치의 스크랩을 구매했는데요. 여기서 1%의 불순물이라도 사전에 검사할 수 있다면 약 600억의 금액 절감이 예상됩니다. 따라서 구성 성분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는 산업용 중성자 성분분석기를 도입할 경우 더 큰 효과가 기대되죠. 우선 기존의 샘플링 검사를 대체해 실시간으로 모든 성분 데이터를 확인하면서 새로운 데이터가 생기고, 이를 기반으로 구매자와 판매자가 모두 공정한 거래를 할 수 있게 됩니다. 또 회사 입장에서는 확보한 데이터로 고품질 생산을 위해 필요한 자원의 양도 사전에 파악할 수 있으니 정밀 생산이 가능해지게 되겠죠. 진정한 스마트 팩토리를 여는 기초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산업용 중성자 성분분석기의 모습

기기를 통해 모니터링하는 모습

Q. 혁신적이네요! 기존에도 비슷한 기기가 있었는지, 3I솔루션의 성분분석기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박경민 사우 산업용 중성자 성분분석기는 이미 해외에 메이저 경쟁사가 5개 정도 있습니다. 그중 미국에 있는 경쟁사가 제일 큰 시장을 갖고 있고, 저희도 그 경쟁사를 참고해 연구 개발을 진행했지요. 경쟁사의 장점은 운영한 지 오래라 데이터를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인데요. 제품군이 만 가지가 넘어 고객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시하기보다 적절한 장비를 골라 쓰라는 입장입니다. 가격도 상당하고요. 반면 저희는 국산화 및 모듈화를 진행해 가격 경쟁력이 높고요. 모듈이므로 교체나 유지보수도 쉽습니다. 무엇보다 실시간으로 환경 변수를 반영하는 AI 소프트웨어가 적용되는 게 큰 차별점입니다. 즉, 월등하게 성능 좋고, 가격도 만족스러운 장비를 제공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Q. 멋진 결실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세 분은 어떻게 팀을 이루게 된 건가요?

어중현 사우 저희는 HMG 사내 스타트업을 통해 만났습니다. 여기에는 팀원 트랙, 리더 트랙이 따로 존재하는데요. 저와 박경민 사우는 팀원 트랙이어서 신준영 사우로부터 합류를 제의받았습니다.

신준영 사우 제가 팀원 풀로 받은 분이 90명이 넘었는데요, 철저한 블라인드라 학교나 전공은 확인할 수 없고 경력과 자기소개만 있었습니다. 어중현 사우는 현대자동차에서 가장 민감한 변속기를 설계한 경험과 대학생 때 자동차 관련 콘테스트 입상 경력에 반해서, 박경민 사우는 그간의 경험이 풍부한 게 좋게 생각돼 함께하게 됐습니다. 두 사람 모두 관상도 좋았고요(웃음).

Q. 지금에 오기까지 HMG 사내 스타트업 제도가 어떤 도움이 됐나요?

신준영 사우 HMG 사내 스타트업 제도는 현대자동차 그룹에서 그룹사들에 아이디어 발굴과 제품 개발을 할 수 있는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인데요. 합격하면 무려 1년에 3억 원씩의 비용을 제공합니다. 저희가 2년 했으니 이미 6억이 투입된 상태죠. 또한, 제품을 개발하는 동안 특허나 법무적인 검토 등 모든 인프라를 제공하고, 현대자동차와 현대제철, 현대케피코 3사에 협력업체로 등록되는 특혜도 받게 됩니다. 분사한 이후에도 지분 투자부터 외부 펀딩을 받을 수 있게 소개해주고, 해외로 진출하게 될 경우 적극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어 H 스타트업팀이었던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됐는지 매일 느끼고 있습니다.

Q. 좋은 제도에 힘입어 성공적으로 분사하셨는데요, 소감 한 말씀 부탁드려요.

박경민 사우 최종 심사를 받고 분사가 확정되었을 때 정말 기뻤는데 그 뒤로 바빠서 뭘 했는지 기억이 없을 정도예요. 지금 정신 차리고 돌이켜보면 파견을 나와 H 스타트업팀으로 2년간 생활했다는 것은 원래 제 본업을 다른 분들이 맡아서 해줬다는 얘기에요. 그 부분이 미안하고 정말 감사해요.

어중현 사우 저는 자동차를 너무 좋아해서 자동차 회사에 들어왔는데요. 제가 좋아하는 자동차 회사를 떠난다는 게 아쉽고 복잡한 마음이 있어요. 그렇지만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점이 설렙니다. 또, 그간 위기의 순간마다 지인과 인맥을 동원해 준 신준영 리더에게 감사하고, 함께 자전거 라이딩을 하며 제 멘탈 회복을 도와준 박경민 사우에게 고맙습니다.

신준영 사우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너무 험난해서 다시 도전하라고 하면 이만큼 좋은 팀을 만나서, 이런 성과를 낼 수 없을 것 같아요. 이 일을 끝까지 추진할 수 있게 도와주신 구매본부장님과 입사 동기, 동료들 모두 고마웠고, 도와주신 현대자동차 그룹에도 정말 감사드립니다.

Q. HMG 사내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있을 또 다른 사우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박경민 사우 주저하지 말고 도전하세요. 저희가 직접 창업을 했으면 벌써 망했을 거예요. 현대자동차 그룹 출신의 H 사내 스타트업이라는 타이틀 하나로 지금 저희가 누리고 있는 혜택이 정말 많아요. 정부 지원사업이나 콘테스트에도 가산점이 있고요.

어중현 사우 분사해서 망하면 어떡하냐, 쫄쫄 굶는 거냐는 질문을 최근에 많이 받았는데요. 애초에 나가서 굶을 팀이면 내보내지도 않으니 걱정하지 말고 도전하세요.

신준영 사우 생각했던 것보다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할 거란 말씀도 드리고 싶어요. 저희 밤샘도 많이 했고요. 도전했다고 끝이 아니고, 앞으로의 경쟁도 치열합니다. 각자 누구의 일이다, 구분 없이 팀원 모두 해결하는 프로세스와 팀워크도 몹시 중요하고요. 도전하시는 분들 모두 긍정적인 마인드로 좋은 팀을 만드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어중현 사우 현재 2년간 개발해 온 것들의 정확성을 더 높이고 가격도 더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사업의 배경이었던 철스크랩뿐만 아니라 폐배터리를 분쇄했을 때 나오는 블랙파우더 등의 분야를 타깃으로 잡고 있지만, 향후 영역을 더 확장해 일상생활에 밀접한 분야까지 진출할 생각입니다.

「쇠부리토크」 편집팀
사진 차드 박(wavefilm)
영상 정유라(wave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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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
  1. 대단하십니다.많은 노력과 개발 고생하십니다. 기대할게요

  2. 대단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