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시대 MZ 세대식 재테크
티끌 모아 푼돈, 짠테크!

경제불황 장기화에 소비가 위축되는 요즘, 예전이면 한 번 생각하고 구매하던 것도 이제는 두 번, 세 번 신중해지기 마련이다. 현대제철 사우들도 마찬가지일 터다. ‘욜로’ 대신 ‘티끌 모아 태산’이 트렌드인 시대다. 단순한 절약만으로는 부족하다. 나의 소소한 일상이 티끌이라도 모으는 동력이 된다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 물 한 컵 마시기, 동네 공원 걷기만 해도 돈을 벌 수 있다. 바로 스마트폰 앱을 통해 ‘짠테크’에 돌입하는 것이다.

‘앱테크’는 ‘앱+재테크’의 준말로, 스마트폰에 재태크 앱을 다운로드해서 자산을 관리한다는 신조어다. 하지만 자산이라고 해서 거액을 떠올리지 말자.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고물가 시대 MZ 세대가 주목하는 것은 일상에서의 절약이자 투자다. 앱테크에서 더 나아간 소위 ‘짠테크’다. 꾸준히 앱으로 짠테크할 때 월평균 수익은 2만 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걷고, 먹고, 하루를 기록하는 일상이 자산관리와 직결된 짠테크는 MZ 세대식 일상이자 습관이고 문화다. 때문에 티끌의 돈이라도 벌게 해주는 이 앱들을 시작하면 ‘작심삼일’이라는 말과 이별하기도 쉽다.

걷기 앱으로 건강도 챙기고 돈도 벌고!

가장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짠테크는 걷기 앱이다. 걸음 수에 따라 포인트가 쌓여 평소보다 조금 더 열심히 걸으면 간식값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여기에 건강까지 자동으로 따라오니 일석이조. 게다가 돈을 주는 만보기를 자처하는 앱이 생각보다 많다. 대부분의 걷기 앱은 하루 1만 보에 최대 100원까지 포인트를 부여한다. 만약 4개의 걷기 앱을 사용하고 있다면 하루 최대 400원, 월 1만 2000원을 버는 셈이다. 여기에 앱에서 제공하는 광고를 시청하거나 이벤트에 참가하면 추가 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

ⓒ캐시워크 홈페이지(좌)와 모니모 홈페이지(우)

캐시워크는 1일 1만 걸음 100캐시를 제공하며 다양한 이벤트에 참여해서 캐시를 늘릴 수 있다. 얻은 캐시는 앱 안의 쇼핑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CJ ONE 앱은 1만 보 기준 10포인트가 쌓인다. 리워드 포인트가 적지만 타임미션 수행 시 100포인트, 특정 시간에 걸으면 2포인트를 추가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CJ 포인트로 사용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KB스타뱅킹은 주간 3만 5천 걸음에 100포인트, 7만 걸음에 500포인트를 쌓을 수 있다. 보통 다른 걷기 앱들과 달리 스마트워치와 연동할 수 있어 더욱 쉽게 걸음 수를 채울 수 있다. 삼성금융네트웍스의 통합 앱 모니모는 5천 걸음 당 1젤리를 받는데 모니머니로 교환해 현금으로 출금할 수 있다. 당월 받은 젤리는 이월이 안 되니 당월에 모니머니로 교환해야 한다.

많은 직장인이 사용하는 금융 앱 토스뱅크 또한 만보기 앱테크 서비스를 제공한다. 앱 홈 화면 하단 아래 ‘혜택’을 누르면 ‘만보기’라는 카테고리가 보인다. 1천 걸음을 걸으면 10포인트가 부여되는데 일일 최대 40포인트까지 가능하다. 다른 걷기 앱에 비해 배당금이 많지 않지만 주변 장소 가기와 오늘의 행운복권 등으로 포인트를 보충할 수 있다. 걷다 보면 주변 가맹점에서 쓸 수 있는 할인쿠폰이 날아오기도 한다. 이렇게 하루 동안 알뜰살뜰하게 모은 포인트는 하루가 지나면 사라지니 반드시 그날 리워드 수령을 해야 한다. 토스 만보기의 매력은 쌓은 포인트를 현금으로 출금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5천 원 미만 출금 시 수수료 차감이 500원 발생하니 주의하자. 또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토스페이로 결제할 일이 있을 때 걷기로 얻은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다. 어차피 걸을 거, 몇 푼이라도 벌면서 걷자.

평소 하던 대로 했을 뿐인데, 내 폰에 돈이?

걷기 앱테크에서 더 나아가면 사소한 생활 습관이 소득으로 이어지는 진정한 ‘짠테크’가 나타난다. 출시 반년 만에 유저 100만 명을 돌파한 ‘발로소득’은 일상을 주제로 한 챌린지에, 매주 월요일 제공되는 일상지원금을 걸고 참여해 코인을 지급받는 방식이다. 챌린지의 대부분은 ‘아침 기상 인증’ ‘양치하기’ ‘비타민 섭취하기’ ‘음악 혹은 영화 감상하기’ ‘5분간 책 읽기’ 등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다. 큰 노력 없이 코인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네이밍 그대로 ‘불로소득’이 아닐 수 없다. 인증은 사진으로 하면 된다. 획득한 코인은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 편의점, 피자, 치킨, 햄버거 등의 쿠폰으로 교환할 수 있다.

ⓒ발로소득 홈페이지(좌)와 타임스프레드 홈페이지(우)

챌린저스’는 말 그대로 ‘도전’ 앱이다. 챌린지에 돈을 걸기 때문에 다른 일상생활 앱보다 강제성이 있다. 한 챌린지에 여러 유저들이 돈을 걸어서 100% 성공하면 우승자들끼리 상금을 나눠 갖는다. 때문에 성공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금액이 적다. 85%만 달성하면 상금을 배당받지 못하고, 그 이하면 내가 건 돈에서 벌금 아닌 벌금이 나간다. 그러나 일상 앱이 그렇듯이 챌린지는 어렵지 않다. 30분 걷기, 6시 30분 기상 챌린지, 매일 스쿼트 하기, 자기 전 일기 3줄 쓰기 등 조금만 신경 쓰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들이다.

타임스프레드’는 일정 시간 폰을 만지지 않고 잠금장치 상태로 두기만 해도 돈을 버는 앱이다. 스마트폰 중독 시대에 가장 건강한 습관을 만들어 주는 챌린지가 아닐 수 없다. 이외에도 규칙적인 기상 습관을 만들어 주는 기상 알람, 시간표 만들기 등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챌린지들이 있다. 적립된 캐시는 전국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네이버페이나 기프티콘으로 교환할 수 있다.

하루 10분 온라인 부업, 설문조사 앱

조금 더 큰 티끌을 모으고 싶다면 이 앱에 주목하자. 하루 5~10분만 짬을 내면 우리도 투잡족이 될 수 있다. 클릭 몇 번에 현금화할 수 있는 돈을 벌 수 있는 설문조사 앱을 통해서다. 다른 앱보다 배당금액이 꽤 되고 실제로 돈으로 등가교환 되는 앱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수입이 쏠쏠하다. 보통 설문조사 앱의 보상 단가는 1분당 약 50원에서 100원 정도. 문항이 많아 설문 시간이 오래 걸리면 금액이 올라간다. 이때 설문조사는 참여 인원이 정해져 있어서 웬만하면 바로 설문에 들어가는 것이 좋으니 알림 설정이 필요하겠다.

무려 1998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엠브레인 패널파워는 로그인해서 들어가면 앱 메인화면에 내가 할 수 있는 설문조사가 바로 뜬다. 초기에는 건수가 많지 않지만 설문을 꾸준히 많이 하다 보면 실적이 쌓여 할 수 있는 설문조사가 늘어난다. 엠브레인 패널파워로 짠테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적립금을 누적 1만 원부터 연동된 내 계좌로 현금 이체할 수 있기 때문이다. 3천 원부터는 문화상품권으로 교환이 가능하다.

ⓒ엠브레인 홈페이지(좌)와 헤이폴 홈페이지(우)

헤이폴 또한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설문조사 앱이다. 설문조사 외에도 매일 출석체크와 투표 등으로 포인트를 야금야금 모으면 한 달에 커피값은 벌 수 있다. 비록 엠브레인 패널파워처럼 계좌연동 기능은 없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용하는 OK캐시백을 통해 환전이 가능하다. 헤이폴 포인트를 OK캐시백으로 바꾼 후 OK캐시백 앱에 접속해서 NH멤버스 혹은 하나머니로 전환하고 그 포인트를 내 계좌로 입금하면 끝. 100포인트부터 100단위로 OK캐시백과 1:1로 교환할 수 있다. 어느 설문조사 앱이든 가입 후 첫 설문조사는 성실하게 임하도록 하자. 이 설문조사 답변의 질에 따라 참가할 수 있는 설문조사의 빈도수와 종류가 달라진다.

新 자린고비가 무엇인지 보여주마

절약을 하다못해 거지를 자처하고 이를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 뭐든 혼자보다는 여럿이 해야 동력이 생기고 탄력이 붙는 법. 카카오페이 카드절약챌린지와 카카오톡 거지방은 그 심리를 이용한다.

카카오페이 카드절약챌린지는 카카오톡이나 카카오페이에서 마이데이터 카드 자산을 연결한 사용자라면 ‘자산관리’ 카테고리 내 ‘카드관리’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지난달의 나보다 카드 적게 쓰기로 절약챌린지를 진행한 바 있는 카카오페이는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11월부터 ‘내 또래보다 카드값 적게 쓰기’로 상시 프로모션에 들어갔다. 총 4주 동안 매주 열리는 라운드에서 나의 지출이 또래의 평균 지출 금액보다 적으면 4개의 배지를 받는다. 배지의 소유자는 총상금 300만 원을 챌린지에 성공한 다른 사람들과 N분의 1 해서 나눠 갖는 방식이다. 성공한 사람들이 많을수록 배당금이 적어지고, 챌린지 주간에는 다른 사람의 소비 정도를 모르기 때문에 스스로 허리띠를 졸라매게 된다. 물론 매주 또래마다 얼마나 덜 쓰고 더 썼는지를 알려주고 새로운 주의 소비 가이드라인을 사전 고지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계획적인 소비도 가능하다.

ⓒ카드 절약 챌린지(좌)와 오픈채팅 거지방 검색창 모습(우)

이름부터 직관적인 카카오톡 거지방은 절약을 습관화하는 것을 넘어 놀이로 삼는다. ‘거지방’이라고 이름 붙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는 ‘우리는 거지입니다’를 복창하며 시작한다. 기본 규칙은 한 달 목표 생활비를 정해두고, 지출 내역을 공유하는 것이다. 예전 <김생민의 영수증>(KBS2)이라는 TV프로그램이 그랬듯이 서로의 소비를 가차 없이 검열하고 비판, 조언하는데, 예를 들어 누군가가 “편의점에서 녹차 음료수를 한 병 샀다”라고 지출내역을 올리면 “텃밭에서 찻잎을 재배해 집에서 만들어 드세요”라는 농담 같은 조언이 오고 간다.

안 쓰는 기프티콘을 중고 거래하는 ‘니콘내콘’ ‘기프티콘’도 짠테크로 유명한 앱이다. 중고 거래 특성상 시세가 수시로 바뀌고 각 플랫폼의 운영 방침이 다르므로 그때마다 두 개의 앱을 비교해 판매하면 몇 푼이라도 더 쳐서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게임상 작물을 키워 성공하면 실제 채소와 과일을 배송받는 ‘모아농장’ ‘마이컬리팜’ ‘올웨이즈의 올팜’ 등으로 짠테크의 세계는 넓고 다채롭다. 이렇듯 스마트폰 앱상의 짠테크 품목이 다양해지면서 쉽고 재미있는 절약이 놀이와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짠테크의 챌린지는 오래 걸리거나 어렵지 않아서 일상에 기분 좋은 성취감과 활기를 안겨준다. 그것이 또 좋은 생활 습관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형성하고 있다. 똑똑하고 건강한 라이프, 그것이 바로 짠테크의 주된 목적이 아닐까?

TIP. 사진 촬영에 취미가 있다면 시도해봄 직한 것!

앱을 사용하는 짠테크는 아니지만, 평소 사진에 취미가 있다면 ‘스톡 이미지’ 판매에 도전해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카메라가 상당히 좋아졌기에 잘만 촬영한다면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기 때문. 특히 ‘크라우드픽’은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을 판매할 수 있고, 작가 포트폴리오를 제출하지 않고 업로드하는 사진별로 심사하기 때문에 다른 스톡 이미지 사이트에 비해 승인이 쉬운 편이다. 크라우드픽 이용자가 일반 사진을 구매할 때는 라이선스에 따라 최소 800원~5000원의 비용을 지불하는 데, 사진 판매자는 이중 약 70%의 수익을 받게 된다.

크라우드픽 작가 등록 사이트 바로가기

하정민(칼럼니스트)
사진 셔터스톡

recommend 0
Comments 2
  1. 좋은 정보 공유 감사드립니다

  2. qkq*** 댓글:

    좋은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