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우파>에 나오는 ‘로킹’, ‘와킹’을 모르신다구요?
– 스트리트 댄스의 A to Z

2년 전 일었던 열기가 재현되고 있다. 여성 댄싱 팀들이 춤으로 대결을 벌이는 Mnet 예능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첫 번째 시즌에 이어 두 번째 시즌 역시 매회 화제를 이루는 덕이다. 베베의 리더 바다가 짠 다이나믹 듀오, 이영지의 ‘Smoke’ 안무는 SNS와 유튜브에서 ‘댄스 챌린지’ 열풍을 일으켰고, 출연자들이 입고 나온 옷은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격렬함과 즉흥성이 특징인 스트리트 댄스가 또다시 우리 눈을 사로잡는 이때, 쇠부리토크 독자들도 각 춤에 대해 알아보며 스트리트 댄스의 매력에 빠져보자.

거리에서도 무대에서도 빛나는 스트리트 댄스

명칭 때문에 스트리트 댄스를 단순히 거리에서 추는 춤으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다. 물론 대다수 스트리트 댄서가 거리를 무대 삼아 춤을 춰 왔다. 하지만 스트리트 댄스는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보여 주듯이 방송에도 들어왔고, 크고 작은 행사의 쇼로도 등장하며, 영화의 소재로도 채택된다. 수십 년 전부터는 거리가 아닌 댄스 학원을 중심으로 전파되고 있다. 따라서 스트리트 댄스는 블록 파티, 힙합 등 이런저런 길거리 문화에 영향을 받아서 탄생한 춤이라고 보는 편이 옳을 듯하다.

<춤추는 청춘대학> 스틸컷 ⓒ네이버영화

1970년대부터 미국에서 번성한 스트리트 댄스는 우리나라에서 1990년대 초반 서태지와 아이들, 현진영, 듀스 같은 댄스 가수들에 의해 널리 알려지게 됐다. 하지만 1985년 스트리트 댄스를 다룬 영화 <춤추는 청춘대학>이 개봉했을 만큼 스트리트 댄스는 1980년대 초에 이미 어느 정도 활성화된 상태였다. 한국 스트리트 댄스도 의외로 역사가 깊다.

화려한 맛이 있는 ‘올드 스쿨’

스트리트 댄스는 크게 브레이크댄싱, 파핑, 로킹 등 1970, 80년대에 유행한 춤과 힙합, 하우스, 크럼핑과 같이 1990년대 들어 발전한 춤, 두 군으로 나뉜다. 대대적으로 합의된 명칭은 아니지만, 편의상 전자를 ‘올드 스쿨(Old School)’, 후자를 ‘뉴 스쿨(New School)’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여기서 스쿨이라는 단어는 힙합사의 특정 시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럼 먼저 올드 스쿨로 분류되는 대표적인 춤을 몇 가지 알아보자.

브레이크댄싱의 대표적인 동작 중 하나인 프리즈의 모습

1970년대에 번영한 대표적인 춤이자 일반 대중에게도 가장 익숙한 춤인 브레이크댄싱은 최근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며 저변 확장의 국면을 맞이했다. 몸을 빠르게 회전하는 동작으로 익숙한 브레이크댄싱은 서서 가볍게 스텝을 밟는 ‘톱록’, 바닥에 손을 짚고 다리를 움직이거나 바닥을 뒹구는 ‘다운록’, 지면에 신체 일부를 대고 회전하는 ‘파워무브’, 대체로 한쪽 팔로 물구나무를 서서 정지 동작을 취하는 ‘프리즈’로 구성된다. 이 모든 움직임을 깔끔하게 구사하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기술을 만드는 것이 브레이크댄싱의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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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핑은 근육에 순간적으로 힘을 줘서 팔과 다리, 가슴 등을 튕기는 동작을 이어 가는 춤이다. 이 기본 형식 외에 파핑 댄서들은 로봇의 딱딱한 움직임에 착안한 ‘로봇’, 가슴, 골반 등을 돌리면서 이동하는 ‘부걸루’, 고대 이집트 벽화에 착안해 손과 팔을 직각으로 빠르게 연결하는 ‘터팅’ 등 다양한 스타일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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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킹은 펑크(funk) 음악에 맞춰 추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춤이 한층 경쾌하게 느껴진다. 손목을 감아 돌리면서 팔을 머리 높이로 올렸다가 손목을 다시 풀면서 내린 뒤 기마 자세와 비슷한 포즈로 멈추는 동작이 주가 돼서 ‘고정하다’라는 뜻의 이름이 붙게 됐다. 이외에도 손뼉을 치고, 검지를 편 채로 팔을 쭉 뻗어 특정 방향을 가리키고,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을 흉내 낸 동작들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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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과 팔을 전체적으로 활용하는 와킹의 모습

와킹도 손목을 돌리는 동작이 많아서 언뜻 로킹과 유사해 보인다. 하지만 손목을 돌릴 때 팔 전체를 휘두르는 것이 보편적이라서 로킹과 구분된다. 더불어 펑크 음악을 주로 이용했던 로킹과 달리 와킹은 주로 디스코에 맞춰서 춤을 췄다. 로킹 댄서들은 코믹한 표정을 짓곤 했지만, 와킹은 고혹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경우가 잦다. 또한 와킹은 선과 섬세한 표현에 중점을 두는 점으로도 특색을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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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다채롭게 발전한 ‘뉴 스쿨’

음악에 적잖이 영향을 받는 스트리트 댄스는 1990년대를 전후로 힙합과 전자음악이 대세가 되며 그 장르에 어울리는 춤으로 새롭게 발전한다. 그렇게 앞의 ‘올드 스쿨’과 구분해 ‘뉴 스쿨’로 분류되는 주요 댄스는 뉴 스타일, 하우스, 크럼핑이 있다.

1990년대 들어 뉴욕주에서는 부드러움과 여유로움, 댄서 개인의 느낌을 중시하는 춤이 번져 나갔다. 이 당시 미국 동부에서 유행한 둔탁한 리듬, 느린 템포의 힙합 음악과 딱 어울리는 춤이었다. 우리나라보다 일찍 미국 댄서들과 교류했던 일본 댄서들이 이를 ‘뉴욕 스타일’이라고 칭했고, 얼마 뒤에는 ‘뉴 스타일’이라고 줄여 부르면서 이름이 정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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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음악의 하위 장르 중 하나인 하우스 뮤직이 클럽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하우스 댄스도 탄생했다. 빠르고 가벼우면서도 복잡한 발놀림을 반복하는 가운데 간간이 텀블링이나 브라질의 무술인 카포에이라 동작, 턴 또는 스핀을 곁들인다. 우아함과 역동성을 겸비한 춤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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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럼핑 댄스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모습

캘리포니아주에서 돋아난 크럼핑은 넘치는 에너지가 백미다. 억눌렸던 울분을 터뜨리듯 매 동작에 기합이 팍 들어가 있어서 시원시원하다. 크럼핑 댄서들은 가슴을 튕기고 팔을 휘젓는 기초 동작을 이어 가다가 모자나 티셔츠를 이용해 묘기 같은 퍼포먼스를 펼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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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SNS에서는 아이돌 가수들의 춤을 따라 한 영상을 게재하는 활동이 유행하고 있다. 여기에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큰 관심을 끌면서 댄스 챌린지는 스트리트 댄스로 확장했다. 스트리트 댄스를 배우려는 댄스 학원 수강생도 부쩍 늘어났다. 방송을 보거나 배틀 현장을 직접 관람하는 것도 재미를 주겠지만, 체험은 다른 차원의 감흥을 안긴다. 스트리트 댄스를 직접 배움으로써 매력을 몸소 느껴보는 것도 좋겠다.

TIP. 스트리트 댄스 배틀 용어 알아보기

스우파를 정주행할 독자들을 위해 자주 사용되는 댄스 배틀 용어를 정리한다.

한동윤 (대중음악 평론가, <힙합은 어떻게 힙하게 됐을까?> 저자)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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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1. qkq*** 댓글:

    잘배우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