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목공 생활 무하메드 아자크 사우의 목공 이야기

삼대가 함께 살고 있는 포근한 집 다락방에는 목향(木香) 가득한 목공예 작업실이 자리하고 있다.
19년차 목수. 가족들은 일을 마치고 돌아와 작업실로 향하는 무하메드 아자크(Muhammed Azak) 사우를 그렇게 부른다.
터키법인의 목수 무하메드 아자크를 만났다.

목공예, 행복한 DIY
현대제철 터키법인에서 전기설비팀의 현장리더를 맡고 있는 무하메드 사우는 지인들에게 목공예 전문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어린 시절부터 나무에 관심이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나무로 뭔가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여동생의 부탁 때문이었죠. 친구가 가지고 있는 모형 나무집을 보고 와서는 제게 만들어 달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목공예를 시작했어요.”

무하메드 사우의 집을 방문하면 집안 곳곳에 배치된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그의 아내 에스라(Esrak)가 가장 사랑하는 작품은 문을 열자마자 손님을 맞이하는 커다란 거울이다. 작은 방을 밝히고 있는 나무 전등은 두 아들 하룬(Harun, 12세)과 유누스 엠레(Yunus Emre, 8세)가 가장 좋아하는 아빠의 작품이다.
그는 쉴 새 없이 몸을 움직이고 땀을 흘려 가장 자기다운 것을 만들어내는 일이 목공이라고 말한다.
“최근 지인들이 목공예품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많이해서 나의 능력을 시험해 보고 싶었죠. 그래서 직접 만든 목공예 작품 중 하나를 상점에 전시했는데 한 시간 만에 판매되는 것을 보고 큰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나의 작품이 인정받는 느낌이었어요.”

나무를 닮은 가족
무하메드 사우의 작업실에는 다양한 크기와 자재의 나무가 놓여있다. 그가 작업에 주로 사용하는 재료는 소나무와 서어나무로, 터키 이즈미트(Izmit)의 한 마을에서직접 수집한다. 이즈미트는 그가 나고 자란 고향이다.
“이즈미트의 나무를 만질 때마다 제 인생을 닮았다는생각이 들어요. 나무에 그어지는 모든 획은 되돌릴 수없죠. 그 조차도 작품으로 생각하며 만들어 나가야 되지요. 오차나 세월이 만든 흠집을 인정하는 것이 꼭 ‘사람의 삶’ 같다는 생각을 하며 작업합니다.”
이렇게 투박한 나무에게 새로운 결을 주고 모양을 입히는 일은 인생에 행복을 준다고 말하는 무하메드. 그 행복은 고스란히 가족들에게 전달된다.
“나무를 만지면 만질수록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피곤함도 줄어들어요. 나무를 자르고 대패질을 하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나무의 결이 살아나는데 거기에서 큰기쁨을 느낍니다.”
일흔이 된 아버지와 아내, 두 아들과 함께 지내던 무하메드 가족에게 지난 2월 예쁜 공주님 제이넵(Zeynep)이 찾아왔다. 전보다 풍성해진 가족을 나무처럼 든든히 지켜주는 아버지가 되고 싶다는 무하메드 사우. 나무를 통해 행복을 맛본 그가, 이제 아낌없는 나무로 거듭날 시간이다.

취재 지원_강성웅(인천공장 기자), 한정욱(순천공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