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의 비결, ‘공감’

기내에서의 흡연은 불가능하지만 비행기 날개 위에서의 흡연은 가능하다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승객들에게는 비행기 안전수칙이 랩으로 전달된다. 승객들은 너무나 유쾌하고 즐거워 박수를 치고 만다. 다른 항공사와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성공적 경영 성과를 내고 있는 사우스웨스트항공사의 실제 사례다.
스스로 즐기며 일 하는 사람과의 소통은 즐거울 수밖에 없다. 그런 기업과의 소통에선 소비자들 또한 공감하게 된다. 급격한 경영환경의 변화와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공감의 중요성과 가치를 살펴보았다.

“구성원들이 각자의 아이디어를 내놓고 보태가며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원한다면 우선 상대방의 말에 공감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공감의 리더십이 중요한 때
국내외 정세 불안정이 지속되면서 타인과  공감하고 올바르게 소통하는 리더십이 주목을 받고 있다.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퇴임을 아쉬워했는데, 특히 그가 공감을 기반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준 리더라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의 리더십을 그리워하고 있다. 그런데 공감 능력은 오바마와 같은 특별한 사람에게만 있는 것은 아니다. 먹이를 먹고 있는 원숭이와 이를 보고 있는 원숭이는 모두 뇌의 동일한 부위가 활성화된다는 이탈리아의 신경심리학자 자코모 리촐라티의 ‘거울 뉴런(mirror neuron)’ 실험을 통해 인간과 동물은 기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음이 밝혀진 바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공감 능력은 앞으로의 삶에서 더욱 중요한 역량으로 부각되고 있다. ‘내 아이가 만날 미래’의 저자 정지훈 교수는 앞으로 바뀔 미래 사회에서 공감 능력이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고, 행복에 대해 연구한 하버드 대학의 인생 성장 보고서에도 행복한 인간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는 공감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비지니스의 성공, 공감에서 출발
비즈니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경쟁적이고 치열한 비즈니스 환경에서도 공감이 주목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성과를 창출하는데 있어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이 높고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창의적인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구성원간 협업이나 집단창의성 발현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구성원들이 각자의 아이디어를 내놓고 보태가며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원한다면 우선 상대방의 말에 공감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만약 리더가 공감하기는커녕 계속 비판이나 무시를 거듭할 경우, 구성원들은 금세 침묵에 빠지고 만다. ‘말해봤자 소용없다’는 것을 학습하게 되기 때문이다. 토이스토리, 인크레더블, 인사이드 아웃 등 연달은 애니메이션으로 히트를 친 픽사는 애니메이션 감독이 약 200명의 스텝과 장기간 공동 작업을 하며 한편의 영화를 만들어낸다고 한다. 이때 픽사의 감독들은 자신의 의견대로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수천개의 아이디어를 활용하고 이를 한 편의 영화로 수렴해가는 역할을 수행한다. 진지한 경청과 공감을 통해 집단 창의의 꽃을 피우는 것이다.

둘째, 공감은 조직의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효과를 발휘한다. 대니얼 골만과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감성의 리더십’을 공동 집필한 리처드 보이애치스는 공감이 리더들의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 리더의 능력을 한층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게 만든다고 언급했다. 사실 어느 조직이나 조직 내 다양한 스트레스 요인을 제거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조직 내에서 발생하는 부정적 정서와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자신의 어려운 점을 이야기할 때 그 말에 귀 기울여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느낌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경쟁의 문화에 파묻혀 일하기보다 서로 공감해주는 문화를 만듦으로써 긍정적 정서를 확산하며 스트레스 내성을 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다.

셋째, 공감은 고객에게 올바른 가치를 제공함으로써 더 높은 성과를 창출하는데 효과를 발휘한다. 기업이 공급자적인 마인드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기보다 고객이 원하거나 또는 감동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포츠브랜드 ‘언더아머’는 창업 20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언더아머가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틈바구니에서 연매출 5조원을 돌파하며 미국내 스포츠브랜드 2위로 성장한 배경에는 틈새시장을 공략한 마케팅 전략이 유효했기 때문이다.
나이키가 마이클 조던을 모델로 기용해 급성장한 것과 같이 언더아머 역시 스타마케팅을 했지만, 그 접근 방식은 나이키, 아디다스 등 다른 브랜드와 달랐다. 정상급 선수와 거액의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 아닌 ‘언더독(underdog·승리 가능성이 적은 약자)’ 전략을 썼던 것이다.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를 발굴하고 지원한 언더아머는 1등이 아닌 도전자의 열정을 내세우는 비주류 광고 전략으로 젊은 소비자층의 호응을 이끌어냈고, 이는 소비자와의 공감을 유도하는 마케팅 전략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역지사지의 자세 필요
공감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갈등은 ‘나는 옳고 상대는 틀렸다’는 생각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틀림’과 ‘다름’의 차이를 명확히 인지하고, 상대방과의 생각의 차이에 대해 원활하게 의견을 나눌 수 있다면 공감이 훨씬 수월해질 수 있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우선 상대방의 감정을 읽고 인정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나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내가 느끼는 감정을 갖게 된 이유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진실성을 갖추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잘 훈련된 커뮤니케이션 기법으로 ‘말실수’ 를 줄이거나, 화려한 미사여구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진실성이 결여된 ‘유체이탈’ 화법을 쓴다면 상대방의 공감을 얻어내기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소통하기 전에 우선 상대방에 대한 진실된 마음부터 가져볼 필요가 있다.
끝으로 공감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나 스스로의 감성 역량을 자극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겠다. 틈나는 대로 여행이나 독서, 문화 생활로 감성적 가치를 충전시키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 또한 공감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자.

 Columnist      박지원
연세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HRD를 전공했다. 현재 LG경제연구원 경영연구부문 연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LG 계열사의 인사조직 및 전략, R&D 관리 관련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에서 발행한 ‘LG Business Insight’를 통해 조직문화, 리더십, 혁신 등에 대한 글을 저술한 바 있으며, LG경제연구원의 저서 ‘2010 대한민국 트렌드’와 ‘빅뱅퓨처’를 공동 집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