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변신의 명장’
세기의 스타들로 탈바꿈한 김석준 사우

산업훈장 최고등급인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김석준 사우

전문 모델을 뛰어넘는 진지함과 열정
메이크오버(make over) 촬영은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이번 촬영을 위해 새벽에 KTX를 타고 포항에서 올라온 김석준 사우는 힘든 내색 없이 적극적으로 촬영에 임했다. 행여나 ‘까다로운 메이크오버 기획에 부담을 느끼지는 않을까?’ 하는 제작팀의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고 김 사우의 성실함과 배려는 시작에 불과했다.

전문 모델의 진지함을 뛰어넘어 열정과 성실로 성공적인 변신을 한 김석준 사우를 보며 그가 어떻게 그토록 비중 있는 상들을 여러 번 받을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분야는 달라도 일을 바라보는 태도,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 완성도를 위한 성실함은 그 어떤 재능보다 중요한 덕목이기 때문이다.

사실 김석준 사우와의 사전 인터뷰에서 그가 희망했던 캐릭터는 젊은 시절 꿈꿔왔던 ‘아나운서’, ‘선생님’ 같은 지적인 젠틀맨(gentleman)이었다. 하지만 제작팀은 고민에 빠졌다. 그는 이미 변신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히 이지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택된 것이 1970~1980년 그가 청춘이던 시절 전 세계를 주름잡던 스타들이었다. ‘이유 없는 반항’의 제임스 딘(James Byron Dean), ‘대부’의 말론 브란도(Marlon Brando), 그룹 퀸(Queen)의 리더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 등 전설적인 인물들을 메이크오버 테마로 잡았다.

 

저랑 전혀 다른 사람을 만드시네요!
가발과 수염이 준비되고 가죽 자켓과 모자, 선글라스들이 준비됐다. 두꺼운 화장에 진한 눈썹이 그려지고 가발이 머리 위로 올라갈 때쯤 던져진 그의 한마디에 스튜디오에는 웃음이 번졌다.

“저랑 전혀 다른 사람을 만드시네요!”

<프레디 머큐리>랑 닮았나요?  카리스마 넘치는 로커로 변신!

첫 번째 ‘프레디 머큐리 룩’ 촬영이 시작되자 그는 메이크업할 때의 걱정은 떨치고 자신감 넘치는 로커(rocker)로 카메라 앞에 등장했다. 마이크를 한 손으로 툭 잡는 포즈, 재킷 주머니에 찔러 넣은 손, 쏘아보는 성난 표정 연기가 연출됐다. “와 보통 일이 아니네….”하면서도 더 좋은 컷을 얻기 위해 연신 자세를 바꾸었고 모니터에 나오는 컷들을 연구하듯이 관찰했다.

<이유 있는 반항?!> 바로 이것이 시니어 데님 패션의 정석

이날 촬영의 하이라이트(highlight)는 단연 제임스 딘 스타일이었다. 제임스 딘의 반항기를 상징하는 데님 셔츠에 청바지, 가죽 부츠가 매치됐다. 갈색의 업스타일 가발이 머리 위에 씌워지고 선글라스도 함께 구성됐다. 제임스 딘 데님 룩은 놀랍게도 늘 입던 스타일처럼 김 사우에게 잘 어울렸다. 세련된 ‘시니어 제임스 딘 룩’이 탄생한 것이다.

인자한 대부의 품격 있는 수트 스타일

마지막으로 연출된 스타일은 대부의 말론 브란도다. 가발을 벗고 콧수염을 한 땀 한 땀 인중에 붙여넣었다. 말끔한 턱시도를 준비하고 앞마당에 심어진 장미 한 송이를 가슴에 꽂았다. 다혈질에 카리스마 넘치는 영화 속 대부가 고뇌하는 보스의 모습으로 재해석되는 순간이었다.

3시간이 넘게 진행된 촬영에서 시종일관 스태프들을 배려하고 좋은 결과물이 나오도록 노력한 김 사우는 ‘변신의 달인’으로 불릴 만했다. 일의 분야와 영역이 무엇이든 그것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성공으로 이끌 수 있다는 명제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해준 김 사우와의 인터뷰를 지금부터 소개한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포항공장 기계팀 김석준입니다. 건축용 철근 및 자동차 부품으로 사용되는 환봉을 만드는 공장의 기계정비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Q. 오늘 촬영은 어떠셨나요?
생소했지만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가족사진이나 야유회를 갔을 때 간단한 사진촬영을 위한 포즈를 취할 기회는 있었지만 화보 촬영을 위한 모델은 처음이었습니다. 내가 살아온 삶과 정반대의 스타일이라 내심 걱정도 있었지만, 전문가들의 지시대로 움직이면 나도 작품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오늘의 변신에 만족하며 지금까지 살아온 울타리를 벗어나 자유롭고 편안한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싶어졌습니다.

Q. 변신을 본 가족과 지인들의 반응은 어떨까요?
촬영한 사진 몇 컷을 휴대폰 문자로 아내에게 보냈는데 ‘누구세요?’라고 답장이 왔습니다. 하하. 평소 근엄하고 차가운 도시남의 이미지를 벗어나 좀 더 활달하고 편안한 이미지를 느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러한 모습으로 가족과 지인들에게 다가가고 싶습니다.

Q. 대한민국명장이면서 현대제철 1호 기능장이신데요. 상의 의미를 설명해주세요.
대한민국명장은 정부가 96개 직종에서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사람들에게 주는 칭호입니다. 매년 전국에서 15명 정도 선정되며 포상금 및 해외연수 그리고 동일 직종에 계속 근무를 하면 매년 장려금이 지급되는 상입니다.

기능장은 국가기술자격 중 기능계의 최고 자격증입니다. 당시에는 기능 대학 입학자만이 자격증 시험에 응시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창원기능대학에 입학하려면 기능사 1급 자격증 취득 후 5년의 경력이 있어야 했습니다. 기능 대학 입학 후에도 기능장 자격과 관련된 학점을 이수해야만 기능장 응시 자격을 주어졌습니다. 또 기능 대학 졸업자 중 기능장의 합격률은 23% 정도로 높지 않았습니다. 저는 1993년 회사에서 제일 먼저 기능장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Q. 이번에 <금탑산업훈장>을 받으셨습니다. 어떤 상인가요?
국가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뚜렷한 자에게 수여하는 훈장입니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 203명이 훈장, 포장, 대통령표창, 국무총리표창 등의 상을 받았습니다. 그중에서 최고 1인에게 수여되는 상이 바로 <금탑산업훈장>입니다.

42년간의 성실한 직장생활을 국가가 인정하고 평가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 및 동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정년퇴직을 1년 앞둔 시점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도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 촬영 컷! 넘치는 여유를 보여주는 김 사우

Q. 앞으로 일이나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이제 개인적인 목표는 따로 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건강을 챙기고 주위에 그늘진 이웃들에게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고 돕고 싶습니다. 처음 관리 감독자가 되었을 때 잦은 설비 고장으로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는데 이제는 설비 시스템도 많이 안정화가 되었기 때문에 업무의 작은 부분뿐만 아니라 큰 그림을 구상하는 것에도 시간 투자를 하고 싶습니다.

퇴직 후엔 중소기업 컨설팅을 통해 품질 향상과 원가 절감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기업체 및 중고등학생을 위한 직업 진로 특강과 폴리텍 등 직업훈련 기관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싶습니다. 여력이 된다면 내가 살아온 삶을 책으로도 엮어보고 싶습니다.

Q. 회사의 후배 사우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 한마디!
찰스 다윈은 ‘영리하고 강한 종이 오래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잘 적응하는 종이 오래 살아남는다’고 했습니다. 변화무쌍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의무를 다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안전을 지키는 것이고 우리의 먼 미래를 위해 서로 배려하고 즐겁게 일하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가장 매력적이 김석준 사우의 스타일은 어떤 룩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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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부리토크」 편집팀
포토그래퍼 CoolASPECT / 유운상
헤어 & 메이크업 박진영
의상 스타일링 허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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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5
  1. 환한 인상 , 멋진 인생 이십니다.

  2. 멋지십니다 처음볼때 모델인줄 알았네요…

  3. 역시 남자는 슈트빨이죠

  4. 시니어 데님 룩이 정말 멋지시네요.

  5. 와 너무 멋있으시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