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보아야 아름답습니다, 심원규 사우의 난초를 통해 발견하는 삶

우연한 기회에 난초를 키우기 시작하면서 우리 고유의 자생춘란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심원규 사우는 희귀품종을 찾아 산을 다니며 난초뿐만 아니라 많은 것을 배우고 얻는다고 한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공유하는 재미에 앞으로도 난초를 가꾸는 취미 생활을 계속하겠다는 진정한 애란인(愛蘭人) 심원규 사우를 만났다.

Q. 회사에서 애란인(愛蘭人)으로 소문난 이유는?
난초 가꾸기가 저의 취미입니다. 집 테라스에 300여 개의 화분이 있고, 희귀종이나 변종을 찾아 자주 산에 다니고 있지요. 난에 관심을 갖고 모으기 시작한 것은 20년 정도 됐습니다. 예전에 상사로부터 난을선물로 받아 키우면서 관심 갖기 시작했고 그 분을 따라 난을 캐러 산으로 다니다 보니 묘한 매력에 빠져여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때 한국춘란협회 회장으로 지내다가 지금은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난초 키우기, 어떤 점이 좋은가?
우리나라 산야에서 자생하는 춘란을 산채, 배양해서 기르는 법을 동호회 사람들과 연구하며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매우 즐겁습니다. 또한 산을 많이 오르내려서 운동이 따로 필요 없을 정도로 건강해지는 이점도 있지요. 스트레스는 산에 가서 모두 해소하고 온답니다. 게다가 산에 나는 갖가지 버섯이나 약초 등에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어 자연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게 됩니다. 이러한 일들이 제 적성에 잘 맞는것 같습니다. 산을 다니며 이전에는 미처 몰랐던 나 자신을 많이 알게 되었지요. ‘내가 이런 것을 좋아하는구나’ 하구요. 흔히들 난초에는 향이 없다고 하지요. 하지만 아주 은은한 향이 있습니다. 또한 오래 보아야 향은 물론, 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Q. 난초의 특징을 소개해주세요.
저는 춘란을 좋아하는데 춘란은 우리나라 난초를 뜻합니다. 봄에 꽃이 핀다고 해서 춘란이죠. 또 춘란은 꽃대에 꽃이 하나만 피는 특징이 있습니다. 여러 개 피는 난은 양란으로 외래종이랍니다. 우리나라 춘란이 서양란보다 예쁩니다. 저는 꽃이 붉은 홍화를 좋아합니다. 자생춘란은 여름철 장마가 끝난 후 싹이 올라오기 때문에 저는 싹을 캐러 여름부터 산을 다니기 시작합니다. 자생춘란은 바닷가 부근 산, 특히 바람이 통하는 양지바른 곳에서 잘 자랍니다. 초보들은 싹이 올라와도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에 겨울에 다니는 것이 좋을 겁니다. 난이 사시사철 푸르기 때문에 봄 여름보다는 겨울에 더 찾기 쉽거든요. 소나무와 활엽수가 반반 섞인 자리에서 주로 자라는데 산삼의 자생조건과 비슷합니다. 그리고 난은 변이종을 많이생성합니다. 변이종들은 관상가치가 있어요. 명품의 조건도 있죠. 잎이 둥글고 넓은 난, 꽃이 둥글게 피는난 등이 명품에 해당합니다. 난초는 제게 설렘을 줍니다. 늘 새로운 난을 발견할 수 있다는 그 설렘이 자꾸 저를 산으로 이끄는 것 같습니다. 난초에 대해 궁금한 것이 있는 분은 언제든 제게 연락 주세요. 무엇이든 알려드리겠습니다.

취재_김학균(당진제철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