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으로 빚는 우정

당진제철소 생산통제팀 조성규, 맹은재, 임채진 사우의 도예체험

같은 해에 입사한 조성규, 맹은재, 임채진 사우는 생산통제팀에서 11년째 함께 근무하고 있다. 같은 공간에서 일해왔지만 셋이 함께 뭔가를 해 볼 수 있는 기회는 좀처럼 없었다는 3명의 사우들. 그래서 이번 체험이 더욱 특별한 시간이 될 것 같다며 입을 모으는 이들이 기대감을 안고 찾아간 곳은 당진 외곽에 위치한 도예공방이다.

물레질의 매력에 빠지다
도예 체험에 앞서 도예가 선생님의 간단한 설명을 경청한 세 사우는 각자 만들고 싶은 그릇을 구상하며 직접 물레를 돌려볼 수 있다는 것에 흥미를 보인다. 어느새 그릇의 모양과 새겨 넣을 문양까지 이야기 나누며 화기애애해진 분위기 가운데 순서대로 물레에 앉아 모양을 잡기 시작한다. 능숙한 선생님의 시범을 따라 물레를 잡고 진흙의 모양을 잡아나가기 시작한 조성규 사우는 “그렇게 앉아있으니 진짜 도예가 같다”며 추켜세우는 동료사우들의 관심에 멋쩍어하면서도 이내 돌아가는 물레질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생각보다 진흙을 다루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흙을 만지니 기분이 좋아지네요. 흙이 참 부드러우면서도 강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저는 국그릇을 만들고 싶은데 문양으로는 무궁화를 한번 그려보려고 해요.”
흙의 느낌이 좋다며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열심히 그릇 모양을 잡아나가는 조성규 사우는 제법 그럴듯한 국그릇을 완성했다. 뒤이어 물레질을 시작한 맹은재 사우 역시 마음처럼 쉽지 않은 물레질에 처음엔 당황했지만, 곧 적응하여 밥그릇을 완성했다.
“모양이 만족스럽게 안 나왔지만 처음치곤 잘 한 것 같아요. 부드러운 흙을 만지며 집중하다보니 마음이 편해지고 정말 기분이 좋아지네요. 요즘 이렇다 할 취미활동이 없었는데 도예 체험을 해보니 신선하고 재미있습니다.”
육아에 전념하고 있어 업무와 집안 일 외에 별다른 취미생활이 없었다는 맹은재 사우는 자칫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는 일상에서 이렇게 동료들과 함께 얘기 나누며 그릇을 만들어보는 시간이 소중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요즘 다이어트 중이라는 임채진 사우는 닭가슴살 소시지를 해동할 수 있는 전자레인지용 접시를 만들었다.
“작고 실용적인 접시가 필요했어요. 간단할 것 같았는데 원하는 모양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만만치 않네요. 제가 활동적인 편이라 주로 여름엔 수영을 하고 겨울엔 스키를 타는데, 이렇게 가만히 앉아서 뭔가를 만드는 정적인 취미활동은 해 본 적이 없거든요. 막상 해 보니 맹은재 사우의 말처럼 집중도 잘되고 재미있습니다. 계속 하라면 못하겠지만, 이렇게 동료들과 체험하기에는 유익한 것 같아요”

동심의 마음으로 그리는 그림
어느새 국그릇, 밥그릇, 접시 등을 완성한 세 사우는 그릇이 마르기 전에 붓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각자 생각해 두었던 그림을 그려 넣는 일 또한 물레질만큼이나 뜻대로 되지 않는다며 푸념을 하면서도 세 사우 모두 조용한 가운데 집중해서 그림 그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학창시절 이후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린 적이 없었다는 세 사우는 다시 학생으로 돌아간 기분이라며 즐거운 분위기에서 각자의 그림들을 완성하며 도예체험을 마무리했다.
세 사우가 정성껏 만든 작품들은 꼬들꼬들한 상태로 말린 후 굽을 깎아 가마에서 구워질 것이다. 800도에서 7시간 초벌구이한 그릇들은 다시 1260도에서 12시간 재벌구이 하여 완성된다. 완성된 그릇들은 공기가 빠지면서 처음 빚었을 때보다 18퍼센트 가량 부피가 줄어들게 된다.
불필요한 공기가 빠지면서 강하고 단단하게 완성될 그릇만큼 세 사우의 동료애도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더욱 굳건해지길 기대해본다.

도예 체험 공방 ‘벌수도예’는 도자기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 공방으로 초급자는 물론 전문가 과정까지 체험이 가능하며 정기교육 과정도 있다.
위치: 충청남도 당진시 고대면 성산리 산145-15
전화번호: 041-352-7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