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보다 ‘내일’의 환경을 생각합니다, 환경기술개발팀

버려지는 전기로 슬래그가 환경기술개발팀원들의 아이디어와 손끝을 거쳐 ‘페로팔트’라는 친환경 도로포장재로 재탄생했다. 오늘보다 내일의 환경을 생각하며 연구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꿔 나가고 있는 환경기술개발팀을 만나 페로팔트의 탄생 스토리를 들어봤다.

설득과 소통으로 편견에 맞서다
환경기술개발팀이 국내 최초로 전기로 슬래그를 이용한 친환경 도로포장재 ‘페로팔트(FerroPhalt)’를 개발했다. 슬래그의 단단하고 견고한 이미지를 나타내기 위해 철을 뜻하는 페로(Ferro)와 아스팔트(Asphalt)를 조합해 만든 ‘페로팔트(FerroPhalt)’는 팀원들이 머리를 맞대어 지은 브랜드다.
“당진제철소의 제품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중 슬래그가 차지하는 비중은 70퍼센트 가까이 됩니다. 특히 전기로 슬래그는 전기로에서 고철을 녹일 때 사용되는 석회석의 부산물로 지금까지는 주로 토목공사에 사용돼 왔는데 페로팔트 개발로 인해 아스팔트 콘크리트를 대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전기로 슬래그의 재활용 범위가 넓어진 셈이죠.”
2012년부터 페로팔트 개발에 착수한 환경기술개발팀은 실험실에서 제품을 개발한 후 2013년 당진제철소 사내 도로에 천연골재와 페로팔트로 각각 시공하여 3년간 내구성 비교 평가실험을 진행했다. 팀을 이끌고 있는 박동철 사우는 페로팔트 개발과정은 한마디로 산업 폐기물인 슬래그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없애는 일이었다고 말한다.
“슬래그가 법적으로 폐기물이다 보니 환경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마모될 경우 인체에 해롭지는 않은 지 등등 주변에서 우려가 많았습니다. 중금속 용출실험을 통해 100퍼센트 안전하다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지자체는 물론 도로 시공업체, 아스콘사 및 사내 담당자들을 논리적으로 설득해 나갔습니다.”

장기적인 안목과 인내력을 요하는 환경기술개발
페로팔트 개발실무를 담당했던 이윤모 사우는 단기간의 성과를 기대했다면 중간에 포기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만큼 페로팔트 개발은 장기간 인내력을 요하는 프로젝트였다. “3년간 진행됐던 내구성 비교 평가 실험에서 두 개의 도로 품질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확연히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한눈에 페로팔트의 내구성이 월등히 우수함을 알 수 있을 정도였죠. 짜릿하면서도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 객관적인 비교 데이터를 얻기 위해 자동포장상태 조사장비(KRISS)를 이용해 측정한 결과, 페로팔트 시공구간이 변형 강도 등 초기 품질면에서 천연골재 아스팔트 대비 40퍼센트 이상 우수하고 내구 수명도 20개월 이상 길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어 2015년 7월 충남지역 생태산업단지 구축을 위한 국책과제로 페로팔트 사업이 선정되어 당진ᆞ서산ᆞ아산 등 지방자치단체 도로 2킬로미터 구간에 시험적으로 사용되어 품질검증에 들어갔다.
“국책과제 수행 전에 당진시의 협조를 받아 시험시공 했던 도로는 중대형 차량의 통행량이 많고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교차로 구간으로 도로 파손이 심한 구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공한지 1년 이상 경과되어도 페로팔트는 품질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천연골재 시공구간은 심하게 변형되어 펠로팔트 내구성의 가치에 대해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이슈가 되어 홍보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친환경 연구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꾸다
최근 환경기술개발팀은 한국산업단지공단 충남 EIP(Eco Industrial Park, 생태산업단지) 사업단과 함께 ‘슬래그 아스콘 EIP 과제 성과발표회’를 열어, 전문가들로부터 페로팔트가 고부가 도로포장재 분야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음을 인정받았다.
“현재까지 5만톤 이상의 페로팔트 도로를 시공해 안정적인 품질과 시공기술을 확보했습니다. 앞으로는 상용화 기반 마련을 위해 힘쓸 예정입니다. 아울러 충남지역의 아스콘사와 사업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역사회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이종민 사우는 페로팔트에 이어 페로콘(FerroCon) 개발 역시 한창이라고 전했다. 고로 슬래그를 레미콘 골재로 활용한 콘크리트 제품으로 현재 국책 과제로 선정되어 내년까지 연구ᆞ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페로팔트 개발 성공에 힘입어 환경기술개발팀은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최소화하고 철 생산에 따른 부산물을 재활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늘의 성과보다는 내일을 위해 오랜 시간 인내하며 묵묵히 일하고 있는 환경기술개발팀. 지금까지는 현장의 문제점 해결과 기술 지원에 중점을 두었다면 앞으로는 연구 패러다임을 바꿔 현대제철의 향후 10년, 나아가 100년을 위한 새로운 기반기술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모두가 인정하는 깨끗한 친환경 제철소로 거듭나겠습니다”

박동철 사우

폐수나 대기오염 등 환경문제는 한번 발생하면 복구가 어렵습니다. 늘 긴장하고 조심해야 합니다. 제철소는 부산물이 많이 발생되는 곳이지만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인 만큼 모든 것을 100퍼센트 재활용해 깨끗한 친환경 제철소로 발전하리라 확신합니다.

“페로팔트는 모두가 함께 이뤄낸 꿈입니다”

이윤모 사우

페로팔트 개발담당자로서 좋은 결실을 맺게 되어 큰 보람을 느낍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아이디어가 상품으로 나오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협업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멀리 내다보고 늘 환경을 생각하는 기술 개발에 힘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