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50부터~
지금은 액티브 시니어 시대

120세 시대, 기존 실버 세대와 다른 삶을 추구하는 액티브 시니어가 늘고 있다. 이들은 세월의 야속함을 원망하며 뒷방으로 물러나는 게 아니라 ‘경제력을 가지고’ ‘다양한 취미를 즐기며’ ‘활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다. 액티비티한 현대제철 사우들의 일상과 미래를 더욱 풍성하게 해줄 액티브 시니어 이야기를 전한다.

우리는 지금 액티브 시니어 시대에 살고 있다!

‘맛있는 음식을 찾아 먹으러 다니고, 외모나 패션에 관심이 많으며, 영화나 콘서트 보는 것을 즐기고, 배우는 데 적극적이며, 남을 돕는 것에 앞장선다.’ 누구에 대한 설명일까? 아직 헷갈린다면 다음 힌트를 살펴보자. ‘위트가 넘치고, 가식이 없으며,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고, 은빛 머리가 매력적이다.’ 이쯤 되면 답을 눈치챘을 것이다. 은퇴 이후에도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능동적으로 도전하는 5060대 세대, 즉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다.

지금의 5060 세대는 과거의 실버 세대와 생활 방식 및 지향점이 전혀 다르다. 늘어난 수명으로 인해 사회활동 연령이 높아지면서 은퇴를 늦추는 경우도 있고, 은퇴하더라도 이후의 시간이 최소 30년 이상 남아 있어 ‘제2의 인생’을 준비해야 한다. 기존 시니어 세대가 수동적이고 보수적이며 자신이 “이제 황혼기에 접어들었음”을 받아들인다면, 액티브 시니어는 적극적이며 미래 지향적이어서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자산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서 기존에는 소극적인 소비를 하고 노후를 자식에게 의존했지만, 액티브 시니어는 충분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스스로 노후를 준비해 뒀고, 자식이 아닌 자신의 노후를 위해 자산을 사용하려고 한다. 게다가 양육, 업무 등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워 시간적 여유까지 갖추었다.

시간과 경제적 여유를 바탕으로 이들은 소비와 여가 생활을 즐기며 자기 계발과 사회활동에도 적극적이다. 빠른 정보 수집 능력을 바탕으로 누구의 도움 없이 문제를 해결하는 삶을 추구하는데, 본인의 취향을 제대로 찾아서 반영한 외모 관리도 중요한 특징 중 하나다. 이러한 액티브 시니어를 부르는 용어는 여러 가지다. 소비 경향과 도전 정신이 젊은이들과 다름없어 ‘젊은 노인’이라는 뜻의 ‘욜드(YOLD, Young OLD)’라고도 하고, Ageless(늙지 않는), Accomplished(성취한), Alive(생동감 있는) 등 세대 특징을 나타내는 영어 단어 앞자리를 따서 ‘A세대’라고도 부른다. 액티브 시니어 중에서도 경제력을 갖추고 자기만족을 위한 소비를 즐길 줄 아는 중장년 남성을 ‘골드 파파(Gold Papa)’, 문화생활에 돈을 아끼지 않는 도회적이고 세련된 노년 여성은 ‘어반 그래니(Urban granny)’라고 한다. 오전 11시 카페에서 브런치를 즐긴 뒤 영화나 공연을 보는 은발의 여성이 그들이다. 여유 있는 자산을 기반으로 적극적인 소비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노년층과 구분해 ‘뉴시니어’라고 칭하기도 한다.

Tip. 세대 용어 깔끔 정리

· 알파 세대(2011년~2015년생) : 태어날 때부터 AI 스피커와 대화하면서 원하는 동요를 듣거나 동화를 읽어주는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에 AI, 로봇 등과 친숙하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

· Z세대(1997년~2010년생) : 2007년 아이폰 출시 이후 스마트폰을 주로 경험한 세대다.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을 일상적으로 경험하며 성장했다. 동영상이나 짧은 영상 형태의 정보를 선호한다.

· 밀레니얼 세대(1981년~1996년생) : 대부분 베이비붐 세대와 초기 X세대의 자녀들로, 2000년대에 성장기를 거친 세대라는 의미에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최초의 글로벌 세대이자 인터넷 시대에 성장한 첫 세대다.

· MZ세대(1981년~2010년생) :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합친 신조어다.

· X세대(1974년~1983년생) : 정확한 나이 구분에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한국에서는 서태지가 데뷔하던 1992년 당시 10대를 가리키는 게 유력하다. ‘나는 나’라는 식의 자기주장이 강하다는 게 특징이다.

· 베이비붐 세대(1955년~1964년생) : 우리나라에서는 1955년 전쟁 이후 베이비붐이 일어난 시기에 출생한 세대를 말하는데, 현재 인구분포도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 A세대(1955년~1973년생) : 베이비붐 세대 중에서 구매력과 개방성을 갖춘 중산층 중년 세대로, 학력과 소득 수준이 높고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가치관이나 신기술을 수용하는 데에 개방적이다.

그들은 어떻게 액티브 시니어가 되었나

2021년 기준 5060 세대는 약 1,500만 명이다. 이들은 고도 경제 성장기라는 시대적 환경의 영향을 받아 학력과 문화에 대한 개방도가 높다. 또 과거의 시니어가 나이가 들어 쇠약해진 돌봄의 대상이었다면, 액티브 시니어는 건강 수준이 크게 향상되어 활동성이 좋다. PC가 대중화되고 인터넷이 보급된 1990년대에 활동하면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줄 아는 첫 시니어 세대로, 높은 디지털 수용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러한 특징을 간파한 MZ세대들이 소셜 미디어의 세계, 즉 새로운 세상으로 액티브 시니어를 끌어들이고 있다.

시니어를 대상으로 인플루언서를 육성하고 스타일리쉬한 메이크오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더뉴그레이(@_thenewgrey)’
ⓒ더뉴그레이 홈페이지 캡처

대표적으로 ‘더뉴그레이(@_thenewgrey)’는 2022년부터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시니어 메이크오버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데, 등산복 대신 청재킷에 치노 팬츠, 재킷과 면바지에 운동화를 매칭하며 우리가 떠올리는 모습으로부터 변신하는 콘텐츠는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특히 평범한 5060 남성의 패션을 바꿔주고 전문 모델처럼 사진을 찍어주는 ‘우리 아빠 프사 바꾸기’ 프로젝트는 MZ 자식들의 적극적인 호응에 힘입어 집안 옷장을 바꾸는 데 기여했다. 또 더뉴그레이가 자체적으로 육성한 시니어 인플루언서 ‘아저씨즈’는 틱톡에서 누적 조회 수 1억 뷰를 넘겼다.

‘나도 저렇게 나이 들고 싶다’의 아이콘이 된 액티브 시니어

바야흐로 액티브 시니어 시대! 대표적인 액티브 시니어에는 누가 있을까? 먼저 배우 윤여정(77)은 모두 알다시피 영화 ‘미나리’로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는데, 세계인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위트와 여유를 잃지 않아 쿨한 할머니로 등극했다. 평소에도 소통을 좋아하고, 진취적인 생각을 전해 젊은 세대가 싫어하는 꼰대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면서 MZ들로부터 ‘윤며들었다(윤여정에게 스며들었다)’는 표현을 만들 정도로 열광을 이끌어 냈었다.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시니어 모델 박윤섭 ⓒ코드쿤스트의 ‘꽃’ 뮤직비디오 유튜브 캡처

대한민국 1호 시니어 톱 모델 김칠두(70)는 64세에 모델로 데뷔했다. 누가 뭐래도 ‘나는 최고’라는 자신감이 중요하다는 그는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도전정신과 집념으로 모델 활동을 이어가며 세계적인 모델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건축가였던 박윤섭(64)도 퇴직 후 시니어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데, 패션쇼 런웨이부터 화보, 광고, 드라마는 물론, 가수 코드쿤스트의 ‘꽃(flower)’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길여 총장의 말춤 댄스 ⓒ가천대유튜브 캡처

또 가천대학교 이길여(92) 총장은 지난해 5월 대학교 축제 무대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말춤을 추면서 ‘증조할머니’에서 ‘누님’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의 동안을 유지하고 에너지 넘치는 행보를 보이는 그녀의 평소 소신은 “내 건강의 기준은 나이가 아니라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라고 한다.

패션과 화장품, 일상 팁 및 브이로그 콘텐츠를 올리는 펄이지앵 ⓒ펄이지엥 유튜브 홈 캡처

앞서 언급했던 시니어 그룹 아저씨즈는 말할 것도 없으며, 그들처럼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직접 활동하고 있는 유튜버들도 빼놓을 수 없다. 작년 쇠부리토크를 찾았던 전 대법관 박일환 변호사는 구독자 14.3만 명의 차산선생법률상식 채널을 운영하고 있고, ‘별에서 온 그대’, ‘X맨’ 등의 제작에 참여한 CG 디자이너였던 조현주 님은 은퇴 후 펄이지앵(@Pearlysien) 채널을 열었는데, 취향껏 스스로를 가꾸는 모습에 큰 호응을 얻어 구독자 수가 무려 20만 명이나 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치어리딩 클럽>에는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은 70여 여성들이 무대에 올라와 치어리딩을 한다. 이들은 무대가 끝나자 서로 부둥켜안고 위로했다. “우리 오늘 너무 아름다웠어!” 초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액티브 시니어는 잠깐의 유행이 아닌 시대적 흐름이다. 따라서 자신의 삶의 가치를 잊지 않는 멋진 액티브 시니어를 향한 준비는 지금, 바로, 오늘부터 시작이다. 열심히 일하면서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미리 계획하고 기반을 다져야 할 것이다.

TIP.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프로그램

· 시니어 교육·여가생활 종합 플랫폼 ‘베테랑소사이어티’

ⓒ베테랑소사이어티 홈페이지 캡처

베테랑소사이어티(https://www.veso.kr)는 액티브 시니어들이 은퇴 후에도 경험과 전문성을 살릴 수 있도록 온 ·오프라인 교육과 멘토링 기회를 제공한다. 교육은 경제 활동과 역량 향상을 위한 자기계발형과 자신의 꿈, 행복을 위한 자아실현형 교육으로 진행되며, 멘토링을 통해 재무, 건강, 은퇴 후 직업 등 분야별 베테랑들과 경험과 지혜를 나눌 수 있다.

· 웰니스 라이프를 위한 클래스 ‘고:요 웰니스 아카데미’

ⓒ고:요 웰니스 아카데미 홈페이지 캡처

액티브 시니어의 웰니스 라이프를 위한 프리미엄 클래스 고:요 웰니스 아카데미(https://goyoacademy.com)는 경험과 공감에 초점을 둔 메이크오버, 비움과 채움에 집중한 웰니스에 맞춰 패션 코디법, 메이크업 및 헤어스타일링 코칭, 뇌테크 등의 강좌로 이루어진다. 시니어 모델, 인플루언서라는 새로운 기회를 얻고 싶다면 두드려볼만하겠다.

· 액티브 시니어 맞춤여행 ‘여행다움’

ⓒ여행다움 홈페이지 캡처

교원그룹의 시니어 전문 국내 여행 브랜드 여행다움(https://www.tourdaum.com)은 단순 관광이 아닌, 시니어의 눈높이에 맞춘 배려를 담아 큐레이션 여행, 스토리텔러, 문화가 있는 여행이라는 차별점을 살려 계절에 맞는 테마 여행을 제안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꿈꾸는 로망과도 같은 크루즈 여행도 있다.

김민선 (칼럼니스트)
사진 셔터스톡

  • 능력은 노력한만큼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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