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반려 가구의 시대!
당신은 혼펫족? 뷰니멀족?

함께 사는 고양이나 강아지의 MBTI를 찾아보는 사람이 늘고 있다. 그저 MBTI의 열풍이 저런 곳까지 번졌구나 할 일이 아니다. MBTI가 사람들을 이해하고 잘 지내기 위한 도구로 활용되었듯이, 같이 사는 반려동물과도 잘 지내기 위해 필요한 정보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동물을 그저 밥만 잘 주면 따르는 단순한 생명 취급하고 어긋나면 파양하던 예전과는 달리 요즘은 자기만의 성격과 기질, 감정을 가지고 있는 가족의 한 명으로 대우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말 못하는 반려동물과의 교류를 위해 MBTI까지 등장하게 된 것.

성큼 다가온 반려동물 시대

어느 날 대표님이 이렇게 말씀하셨다고 하자. “이번 달부터 우리 회사에도 TYDTWD를 만들기로 했어요. 우리 회사에 펫팸족이 많은데, 그동안은 야근이 잦거나 출장이 있으면 펫시터에게 맡겨야 하는 일이 많았죠. 혼펫족이나 딩펫족은 맡길 데가 없었을 테니 어쩔 수 없었을 겁니다. 사실 펫티켓만 잘 지키면 매일 회사로 데리고 출근해도 무슨 문제겠습니까. 요즘 펫셔리에 관심 많은 사람들이 많아 우리 회사에서도 펫코노미쪽 사업을 고려하고 있는데 말이죠. 뷰니멀족도 이번 기회에 직접 펫을 접할 수 있을 테니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저도 펫부심 좀 있는 사람입니다. 우리도 이제 펫휴머니제이션을 인정하자고요.”

이게 무슨 말일까? 이 말을 전부 알아들을 수 있다면 펫팸족일 가능성이 높다. 신조어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주변에 관련된 사람이 많아졌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실제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전체 인구의 30%를 넘은지도 꽤 오래됐다. 이렇듯 양적으로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고, 인식 또한 빠른 속도로 바뀌고 있는 상황. 그러다 보니 반려동물 산업분야는 고급화, 다양화의 단계를 밟는 한편 AI(인공지능), l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의 첨단 기술이 제 기량을 맘껏 뽐내는 장이 되었다.

새로운 문화를 담은 반려동물 신조어

TYDTWD는 ‘Take your dog to work day’의 약자로, 직장에 반려견을 데리고 가는 날을 뜻한다. 반려묘나 반려견과 함께 출근했을 때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오자 적극적으로 TYDTWD를 도입하려는 회사가 늘고 있는 추세. 외롭게 혼자 집안에 남겨져있을 고양이와 개를 생각하며 이미 마음이 회사를 떠난 이들을 잡을 수 있는 묘책 중 하나다. 아직 도입 안 한 회사라면 한 번쯤 시험 삼아 해볼만도 하다. 6월 넷째 주 금요일을 TYDTWD로 지정하자는 캠페인은 영국과 미국에서 처음 시작했는데, 지금은 호주,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수런거리고 있는 중.

펫팸족, 혼펫족, 딩펫족은 펫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Pet(애완동물)과 Family(가족)의 합성어인 펫팸족은 반려동물을 진짜 가족으로 여기는 사람들을 칭하는 말. 거기에 한술 더 떠 반려동물을 자신처럼 아끼는 이들을 ‘펫미(Pet=Me)족’이라고 부른다. 펫과 함께 살아가는 가족의 형태 중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펫과 단둘이 살아가는 ‘혼펫족’이다. ‘딩펫(DINKpet)족’도 약진 중인데, 아이를 갖지 않고 살아가는 딩크족이 펫과 만나 새로운 가족을 꾸리면서 새 이름을 얻었다.

반려동물을 키우지는 않지만 마음만으로는 펫펨족과 다르지않은 이들이 있다. ‘뷰니멀족’이다. 그들은 반려동물을 직접 키우지는 않지만 온라인상에서 남들이 키우는 반려동물을 지켜보거나 그와 관련된 게임을 하면서 스스로를 펫팸족이라 여긴다. 그중에서도 한 마리를 콕 찍어 랜선 집사(랜선=온라인, 집사=시중드는 사람)를 자처하기도 한다.

이렇듯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펫티켓(Pettiquette) 요구가 늘어났다. 반려동물(Pet)과 예의·예절(Etiquette)의 합성어다. 공공장소에 반려동물과 함께 방문한다면 지켜야 할 예절로, 목줄, 인식표, 배변봉투 지참 등 타인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것을 뜻한다. 예전에는 펫을 키우는 이들의 무신경함이 문제가 되었지만 요즘은 서로서로 조심하는 추세다. 펫을 키우지 않는 이들이 지켜야 할 예의도 있겠지만 아직 그에 대한 명칭은 따로 없다.

펫팸족이 늘면서 그들을 겨냥하는 서비스도 늘고 있다. 앞서 말한 MBTI 검사도 그렇지만, 반려동물을 돌보는 ‘펫시터’, 자신의 펫에게 고급 용품만을 구입해 주는 ‘펫셔리’를 비롯해 반려동물을 위한 수요는 시시각각 창출되는 중이다. 그 때문에 반려동물을 뜻하는 펫(Pet)과 경제(Economy)를 결합한 용어 ‘펫코노미(Petconomy)’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펫 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 반려동물의 인간화는 이 시장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함을 보여준다.

반려동물, 삶 속에 자리 잡다

전통적인 가치를 굳게 지켜온 절이나 성당 같은 종교단체에서도 이제는 반려동물을 위한 행사를 자체적으로 연다. 반려동물을 축복하는 예식을 거행하거나, 반려동물을 위한 49재와 천도재를 올려주기도 한다.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인 ‘펫로스 증후군’이 인간 가족을 잃은 슬픔 못지않게 크다는 것을 알고 각 종교단체에서 그 슬픔을 위로하러 나선 것이다.

반려동물이 엄연한 가족의 일원으로 더욱 굳건히 자리를 잡고 나면 ‘펫’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신조어 또한 사라지지 않을까? 작고 연약하지만 사랑으로 충만한 그들 덕분에, 사람들의 삶이 더욱 풍부해졌다는 것을 인정할 때가 되었다. 이제는 함께 사는 더 좋은 방법을 찾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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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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