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자개 공예품
인천 임충휴갤러리 나전칠기 체험

지난 당진 신평양조장에 이어 이번 취미생활백서는 인천 지역을 찾았다. 한국적, 전통적인 것의 인기가 높아지는 요즘, 영롱한 색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드는 나전칠기 공예를 체험해 보기로 한 것! 60년 나전칠기 외길을 걸어온 임충휴 명장과 현대제철 사우 가족들이 만나 멋진 작품을 감상하고, 손수 만든 현장으로 들어가 보자.

나전칠기 공예를 체험하기로 한 당일 아침, 인천 중구에 위치한 임충휴갤러리 앞으로 차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인천공장 제품출하팀의 이태호 사우 가족, 판교오피스 경영개선팀의 이재윤 사우 가족, 당진제철소 글로벌차강판품질팀의 정태훈 사우 가족까지. 약속 시간에 맞춰 도착하기 위해 각지에서 아침 일찍 출발해 피곤했을 텐데, 온 가족이 함께 이동해서인지 차에서 내리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마냥 설렘이 가득했다.

주차를 마친 사우와 가족들은 명장의 갤러리 건물 2층으로 이동했다. 본래 나전칠기 공예 체험활동은 건물 3층에서 원데이클래스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특별히 임충휴 나전칠기 명장과 인사하고 그의 작품을 감상하는 시간을 더 갖기로 한 것이다. 2층 전시장에는 임충휴 명장이 오래전 작업한 장롱, 서랍장부터 티파니에 납품하고 있는 보석함 등 다양한 나전칠기 작품을 둘러볼 수 있었다.

광채가 나는 조개껍질 조각을 디자인에 맞춰 박아 넣고, 여러 번의 옻칠을 해 완성하는 나전칠기의 과정을 들을수록, 한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오랜 시간 정성을 다했을 명장의 모습이 눈앞에 선하게 그려졌다. 그의 애정이 가득한 작품은 춘향전·심청전·흥부전을 재현해 작업한 ‘민속장’이었는데, 아쉽게도 다른 곳에서 전시 중인지라 실물을 볼 수는 없었다.

나전칠기 공예품을 처음 보는 아이들은 장롱문을 여닫아보는 등 직접 작품을 만지며 나전칠기를 알아가는 시간을, 어른들은 섬세한 작품을 감상하고 작품의 가격 정보부터 옻칠이 워낙 고된 작업이라 자개가 많은 것보다 검은 여백이 많은 작품이 더 제작하기 힘들다는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며 흥미로운 시간을 보냈다.

관람을 마친 후에는 3층으로 이동해 본격적인 체험이 시작됐다. 참여한 사우와 가족들은 보석함과 스마트폰 그립톡 중 선택해 작업했는데, 자개를 붙일 부위를 매끄럽게 사포질한 후 나비나 꽃, 하트 등의 모양으로 미리 준비된 자개를 배치해 붙이는 방식이었다. 임충휴 명장은 가족들 사이를 오가며 디자인을 조언하거나 작업 순서를 확인해 줬다.

다양한 연령층이 한데 모여서일까, 점점 모양을 잡아가는 작품들은 각기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이 표현된 귀여운 작품부터, 직접 자르고 배치해야 하는 선 모양 자개를 활용해 멋들어진 풍경을 담은 작품까지 각자의 취향에 따라 유일무이한 작품들이 완성되어 갔다.

원하는 디자인으로 자개 붙이기를 끝낸 작품은, 일주일 이상 시간이 소요되는 옻칠 대신 투명 풀칠 후 굽는 방법으로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 매트한 나무 위에 자개도 충분히 매력 있었지만, 10분 만에 겉이 반질반질하게 코팅된 작품은 생각보다도 더 예쁜 모습이었다. 세상에 하나뿐인 나전칠기 작품처럼, 가족과 함께한 체험 시간이 사우들에게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되기를 바란다.

이재윤 사우
판교오피스 경영개선팀

와이프랑 딸 둘과 함께 체험에 참여했습니다. 막내가 3살이라 아직 많이 어려서 조금 걱정했는데 반짝거리는 자개가 예뻐서인지 잘 집중하더라고요. 사실 나전칠기는 어르신들 방에 있는 장롱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오늘 와서 보니까 생각보다 더 다양한 작품이 있더라고요. 어떻게 작품이 탄생하는지도 알게 되고,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쇠부리토크 덕분에 가족 모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이태호 사우
인천공장 제품출하팀

본래 저와 아내, 딸아이만 참석하려고 했는데요, 나전칠기 체험을 하러 간다고 하니 어머니가 관심을 보이셔서 갑자기 모셔 오게 됐습니다. 어머니도 같이 체험할 수 있게 해주셔서 참 좋았고요. 자개를 하나하나 붙여야 하는데 생각보다 쉽게 깨지더라고요.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체험하니 명장님이 만든 작품들이 더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아마 3대가 모두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이번 체험에 만점 드리고 싶습니다.

정태훈 사우
당진제철소 글로벌차강판품질팀

저희 가족은 아내가 공방을 운영하고 있어서 뭔가 만든다는 게 참 친숙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쇠부리토크에서 나전칠기 체험을 모집하고 있더라고요. 이건 또 안 해본 경험인지라 얼른 신청했는데, 다행히 선정돼 온 가족이 체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한길을 쭉 달려온 임충휴 명장님의 이야기에 감동하기도 하고, 모르던 사실을 알게 돼 신기하기도 했고요. 앞으로도 다양한 경험을 할 기회가 많이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임충휴 명장
나전칠기 공예 명장 제384호

나전칠기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26가지 공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옻칠입니다. 옻칠을 통해 완성한 작품은 방수, 방부, 방충 등 여러 좋은 효능이 있는데요. 칠하는 중에는 만족스러운 모습이 나올 때까지 계속 칠하고 말리기를 반복해야 하는 지루한 시간을 거쳐야 합니다. 독이 올라 고생하기도 하고요. 천 년을 간다는 영롱한 빛을 위해 끝없이 인내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 것, 그게 바로 나전칠기입니다.

 

비록 하루 안에 마쳐야 하는 체험으로는 옻칠을 경험하기 어렵지만, 참여한 현대제철 사우 여러분들 모두 만족하신 것 같아 저도 기쁩니다. 다들 너무 잘하시더라고요. 앞으로도 나전칠기의 매력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우리 전통 공예인 나전칠기를 더 많이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더 좋은 작품을 많이 만들어 후세에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쇠부리토크」 편집팀
사진 김대진(지니에이전시)
영상 정유라(wave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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