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름을 읽어야 돈이 보인다
한국투자증권 이경수 팀장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부양책으로 높아진 자산 가격. 유례없이 펼쳐지는 고금리 정책. 혼돈의 경제 상황 속에서 우리는 어떤 길을 걸어야 할까. 한발 앞서 경제를 내다보고 투자의 길을 인도하는 한국투자증권 이경수 팀장을 만나 2024년 경제에 대해 들어보았다.

매번 새해를 앞두고 들려오는 소리는 거의 비슷하다. 바로 내년 경기가 그다지 밝지만은 않다는 것. 불안과 걱정 속에서 우리는 어떤 자산에 투자하며 미래를 기대해야 할까? 경기 사이클을 읽으면 그 답이 보인다는 이경수 팀장. 그가 말하는 경기 사이클별 투자 방법과 자산 배분 전략에 대해 알아보자.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현대제철 사우 여러분. 저는 한국투자증권 GWM 자산승계연구소의 이경수라고 합니다. 저희 팀은 한국투자증권 초고액 자산가들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전담하고 있습니다.

2024년 경제, 어떻게 전망하고 있으신가요?

올해 가장 유의해서 봐야 할 부분은 미국 경제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이후 미국 정부를 비롯해 각국 정부가 쏟아낸 부양책으로 인해 전 세계가 유례없는 경기 확장 국면을 누렸었는데요. 올해부터는 이런 확장 국면이 접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기의 한 사이클이 마무리되어 가면서, 과연 경기가 완만하게 연착륙할 것이냐 아니면 갑자기 침체되면서 실업자가 급증하는 등 경착륙으로 귀결될 것이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인 것 같은데요. 현재 시장은 일단 연착륙에 베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글로벌 자산 시장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경제가 경착륙해 경기 지표가 나빠진다면 생각보다 자산 시장의 충격이 클 수도 있을 거라고 예상합니다.

계속해서 고물가가 이어져 왔는데, 2024년은 어떨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또 그에 맞는 투자 방법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우선 2024년은 경기가 둔화되면서 물가가 내려올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경제 성장이 둔화되는 디플레이션 상황에 전개될 텐데, 그러면 또다시 부양책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물가가 다시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보다는 물가 수준 자체가 높아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된다면 자산의 포트폴리오도 달라져야 합니다. 물가의 변동에 따른 손실을 잘 방어하기 위한 대체 자산을 편입해야 하는 거죠. 대체 자산으로는 원유나 원자재, 그리고 금과 은 같은 귀금속 자산, 부동산 등이 있습니다.

대체 자산으로 부동산이 있군요. 그렇다면 2024년에 자가를 마련해도 괜찮을까요?

부동산과 관련해서는 두 가지 포인트만 유의하면 될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입지입니다. 역세권처럼 좋은 입지를 선정했다면 분명한 투자가치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금리입니다. 자가 구매를 위해서는 자금 조달이 필요하기 때문에 금리가 본격적으로 하락하는 국면일 때 부동산을 취득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됩니다. 따라서 2024년 금리가 하락하는 국면이 온다면 그때가 자가를 마련하기 가장 좋은 시기라고 보시면 됩니다.

요즘 ETF*를 통해 자산을 배분하는 분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직접 하는 자산 배분과 간접적으로 하는 자산 배분 중 어떤 게 더 좋은 방법일까요?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데요. 처음에는 직접 자산 배분을 해보시라 말씀드립니다. 그 이유는 직접 해보면서 경제 흐름도 파악하고 투자 경험도 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간접투자보다는 시장에 더욱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어서 좀 더 좋은 성과를 낼 수도 있지요. 기왕 투자하기로 마음먹으셨다면 공부도 하시고 시황도 읽으면서 직접 자산 배분을 시도해 보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물론 이는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부분인 만큼, 시간을 투자하기 어렵다면 간접 투자를 하는 게 좋겠습니다.
*ETF : 주식, 채권 등 여러 자산 형태를 모아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든 인덱스 펀드

그렇다면 자산 배분은 어떻게 하는 게 가장 바람직할까요?

자산 배분은 여러 가지 리스크가 있는 상황 속에서도 최적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가 추천해 드리는 방법은 경기 사이클을 보며 사이클마다 유망한 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것입니다. 여기서 가장 주요한 변수는 금리입니다. 작년처럼 고금리 기조가 유지될 때는 단기 채권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올해처럼 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을 때는 장기 채권이 더욱 유망합니다. 금리가 떨어지는 국면에서는 장기 채권의 시세차익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그 후 본격적으로 금리 인하가 시작된다면 주식이나 부동산, 원자재와 같은 위험 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경기 사이클을 읽으며 자산 배분을 시도하게 된다면 위험을 잘 방어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얻으실 수 있을 겁니다.

직장인에게 꼭 추천하는 상품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IRP* 계좌를 추천합니다. IRP의 가장 좋은 점은 연말 소득공제가 되는 절세 상품이라는 점인데요. 연 최대 800만 원까지 절세가 가능해서, 이 상품을 통해 절세와 노후 대비 두 가지를 모두 챙기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또 하나의 장점은 ETF 거래를 했을 때 거래비용이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노후가 걱정되는 직장인분들이 계신다면 IRP 퇴직연금 가입을 추천해 드립니다. 이 경우 개별적으로 주식에 투자하기 어려운데요. 필요하다면 ISA*에 가입해서 투자를 진행하시면 됩니다. ISA도 마찬가지로 절세 혜택이 있거든요.
*IRP : 개인의 퇴직연금을 관리하기 위한 계좌로 퇴직금을 한꺼번에 받지 않고 노후에 연금으로 받아쓸 수 있는 계좌
*ISA :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로 하나의 계좌에서 주식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단기 투자하고 발생한 소득에 대한 절세 혜택이 있는 계좌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있는 현대제철 사우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제가 지난달 월가에 있는 전설적인 투자가 하워드 막스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그분이 제게 했던 말 중 ‘모든 것에는 사이클이 있다’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데요. 모든 추세는 영속적으로 지속될 수 없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투자하실 때도 이 경기 사이클이 지속될 거로 생각하지 마시고, 금리를 깊이 살피면서 자신만의 시각으로 경기 흐름을 읽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대의 흐름을 읽으며 소신 있게 투자해 나가신다면 누구나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본 콘텐츠의 내용은 전문가 개인의 의견으로 참고 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라며, 최종 투자 결정과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음을 밝힙니다.

「쇠부리토크」 편집팀
사진 김대진(지니에이전시)
영상 이미애(넥스트페이퍼엠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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