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꿈꾸는 제2의 인생
포항공장 전기팀 양지대 사우

포항공장 전기팀 양지대 사우에게 사진은 한마디로 ‘힐링’이다. 올해 정년퇴임을 앞둔 그에게 사진은 회사 생활을 활기차게 만들어준 원동력이자 활력소였다.

포항공장 전기팀 양지대 사우에게 사진은 한마디로 ‘힐링’이다. 올해 정년퇴임을 앞둔 그에게 사진은 회사 생활을 활기차게 만들어준 원동력이자 활력소였다.

포항공장 전기팀 양지대 사우에게 사진은 한마디로 ‘힐링’이다. 올해 정년퇴임을 앞둔 그에게 사진은 회사 생활을 활기차게 만들어준 원동력이자 활력소였다.

전날 내린 비로 대지가 깨끗이 씻긴 5월 말, 포항공장 본관에서 만난 양지대 사우의 얼굴은 조금 상기되어 있었다. 현장에서 수많은 돌발 상황과 위기를 넘기며 누구보다 든든하게 자기 자리를 지킨 전기팀의 히어로이자, 사진동호회 회장으로서 수많은 피사체를 카메라에 담아 온 그이지만 거꾸로 누군가에게 사진이 ‘찍히고’ ‘인터뷰를 당하는’ 상황은 처음 겪는 일이다. 로비에 앉아 있으니 지나가는 사우들이 호기심 어린 눈초리로 인사를 건넨다. 이래저래 쑥스러운 상황에서 그가 조곤조곤 풀어내는 사진이란 취미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보았다.

Q.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포항공장 전기팀 롤 가공 파트에서 유지보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1987년도에 입사했으니 벌써 33년이란 세월이 흘렀네요. 올 12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습니다.

Q. 사진 찍는 취미는 언제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었나요?
15년 전 사내 노동조합에서 홍보 업무를 맡았었어요. 업무상 사진 찍을 일이 있어 찍다 보니 어느새 취미가 되어 있네요.

Q. 회사 업무의 연장선 차원이던 사진이 취미로 발전하게 되었군요.
네. 하다 보니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은 마음에 외부 동아리도 가입하고, 한국사진작가협회에 가입하는 등 본격적인 사진 활동을 하게 된 거죠.

포항공장 전기팀 양지대 사우에게 사진은 한마디로 ‘힐링’이다. 올해 정년퇴임을 앞둔 그에게 사진은 회사 생활을 활기차게 만들어준 원동력이자 활력소였다.

2011년 포항공장 내 집진설비를 보수하는 모습을 망원렌즈로 촬영. 이 사진으로 당진전국사진공모전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Q. 사내 사진동호회는 언제 결성하신 건가요? 회원수도 많을 것 같아요.
2016년경에 만들었는데, 회원 수는 많다면 많은 편입니다. 시작할 때 30여 명으로 시작했고 지금은 50명 정도 됩니다. 많을 때는 80명 정도 되기도 했고요. 중간에 정년 퇴임하는 이들이 많이 생기면 좀 빠졌다가, 신입사원들이 들어오면 다시 채워지고 하는 식입니다.

Q. 코로나 시국에 단체 출사를 못 가 답답하셨겠어요.
그렇지요. 매월 1번씩 가는데, 쉬는 날짜가 다 다르다 보니 한번 가면 10명에서 20명 정도가 참여합니다. 코로나19로 공식 출사는 못 가지만, 몇몇과는 소규모로 번개 출사를 좀 다녔습니다. 가까운 포항 영일대에서 찍는 포항 시내 야경이 아주 끝내줍니다. 꽃피는 봄에는 내연산의 수목원에도 갔고요. 거기 수백 종의 꽃나무랑 정원, 연못 등이 너무 아름답지요.

Q. 지난 15년 동안 전국 수많은 곳을 다니셨을 텐데요.
그럼요. 계절별로 가장 아름답다는 장소는 안 가본 곳이 없어요. 봄에는 하동의 벚꽃이나 구례의 산수유축제 등을 갑니다. 계절별로 유명한 전국 축제는 다 가고요. 코로나 시국 직전, 올겨울엔 태백산 눈축제에 가기도 했습니다.

포항공장 전기팀 양지대 사우에게 사진은 한마디로 ‘힐링’이다. 올해 정년퇴임을 앞둔 그에게 사진은 회사 생활을 활기차게 만들어준 원동력이자 활력소였다.

2009년 회원들과 보령머드축제 출사 때 찍어 머드축제사진공모전 장려상을 받은 사진.
많은 인파 속 커플로 보이는 외국인이 머드 묻은 팔에 한글로 글씨를 쓰는 모습이 인상 깊어 순간포착!

Q. 가장 기억에 남는 촬영지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몇 해 전부터 우리가 지역 어르신들의 장수 사진(영정사진)을 찍어드리고 있습니다. 주로 회사의 사내봉사단(단장 박경호)과 함께합니다. 우리가 촬영 장비만 준비하면 사내봉사단에서 의상, 다과, 기타 준비 등을 모두 준비해줍니다. 메이크업은 포항 위덕대학교 학생들이 도와주기도 하지요. 사진을 받은 어르신들은 정말 너무 행복해하시죠. 몇십 년 만에 화장해본다며 감격하는 분도 계세요. 정말 보람 있고 가슴 벅찬 일입니다.

Q. 일석이조 취미네요. 다양한 사진전에서 수상도 여러 번 하셨다고 들었어요.
사내 현장 사진들로 철강사진공모전에서 특별상 등 여러 번 입상했습니다. 2013년 서울 광진구 주최 아름다운 미소사진공모전, 2011년 당진 전국 사진공모전에서 모두 동상을 받기도 했지요. 2009년 보령머드축제장에서 찍은 사진으로 머드축제사진공모전에서 장려상을 받기도 했고요.

포항공장 전기팀 양지대 사우에게 사진은 한마디로 ‘힐링’이다. 올해 정년퇴임을 앞둔 그에게 사진은 회사 생활을 활기차게 만들어준 원동력이자 활력소였다.

서울 광진구 주최 아름다운미소사진공모전에서 동상을 받은 작품. 2013년 경북 영덕에서 촬영한 오징어 건조작업 중인 어느 부부의 정겨운 모습. 동아리 회원들과 동해안 출사 시 찍었다.

Q. 회사 생활에도 큰 활력이 되었을 것 같아요.
그럼요. 아무래도 같은 취미를 가진 동료들이 함께하면 직장생활이 즐거워집니다. 소속된 팀을 벗어나 다양한 부서의 사우들과 우정을 쌓게 되지요. 공기 좋은 곳에 찾아가 함께 사진을 찍다 보면 스트레스가 다 사라집니다.

Q. 사진의 어떤 매력에 푹 빠지신 건가요?
너무 많은 매력이 있습니다. 일단 육체적, 정신적인 휴식을 준다는 점에서 회사 생활에 도움이 많이 되어요. 그리고 출사를 다니다 보면 가족들과 함께 가기도 하는데, 그것도 참 좋아요. 가족들과 돈독해지고 추억의 사진도 남기게 되니까요. 그건 제가 가족들에게 남겨주는 가장 큰 재산 같아요. 나의 기술로 누군가에게 봉사를 할 수 있다는 점도 참 좋지요. 사진은 저에게 그야말로 힐링입니다.

포항공장 전기팀 양지대 사우에게 사진은 한마디로 ‘힐링’이다. 올해 정년퇴임을 앞둔 그에게 사진은 회사 생활을 활기차게 만들어준 원동력이자 활력소였다.

2010년 포항공장에서 촬영한 사진. 1500도 쇳물을 다루는 현장모습으로 철강사진공모전에 특별상을 받았다. 이후 사진 활동을 더 열정적으로 하게 된 계기가 되어 더욱 애착이 가는 사진이다.

Q. 사진을 즐기고픈 사우들에게 추천하는 ‘나만의 사진 잘 찍는 노하우’가 있다면 귀띔해 주세요.
많은 이들이 좋은 장비를 가지고 있어야 가입이 가능한 건 아닌지 궁금해합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사진 실력은 좋은 장비와 비례하지 않아요(웃음). 신입회원들에게 평소 말하는 사진 찍는 노하우는 3가지입니다. 초점, 노출, 구도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이런 기술이 아닌 것 같아요. 피사체를 향한 진심 어린 애정, 사진에 대한 열정이지요. 아무 부담 없이 가입해주세요(웃음).

포항공장 전기팀 양지대 사우에게 사진은 한마디로 ‘힐링’이다. 올해 정년퇴임을 앞둔 그에게 사진은 회사 생활을 활기차게 만들어준 원동력이자 활력소였다.

양지대 사우가 항상 애정 어린 손길로 관리하며 사용하고 있는 니콘 D810.

Q. ‘취미 부자’이시라고 들었어요. 마라톤, 약초 등의 취미도 있으시다고요.
마라톤도 한 10년 했지요. 고수는 아니라 조심스럽지만 사내 동호회도 가입해서 열심히 달리는데 대회 때 사진도 함께 찍고요. 약초는 제가 회사 입사 전 중동 현장에서 전기공으로 일하면서 10m가 넘는 나무 전봇대를 오르내리는 일을 했어요. 그러다 보니 나무를 잘 탑니다. 산에 가면 남들은 못 오르는 높은 나무에 올라가 약초를 뜯어요(웃음).

Q. 회사 생활을 정말 활기차게 하고 계시네요. 올해 정년퇴임이니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아요.
40년 가까이 몸담은 회사를 떠나는 기분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 힘듭니다. 시원섭섭하지요(웃음). 이제 시간도 많아지고(웃음). 제주도를 좋아해서 그곳의 사진을 많이 찍고 싶어요. 사진가 김영갑의 제주 사진을 정말 좋아합니다. 저도 제주의 4계절 풍광을 열심히 찍어서 김영갑 선생 같은 사진을 남기고 싶어요.

포항공장 전기팀 양지대 사우에게 사진은 한마디로 ‘힐링’이다. 올해 정년퇴임을 앞둔 그에게 사진은 회사 생활을 활기차게 만들어준 원동력이자 활력소였다.
포항공장 전기팀 양지대 사우에게 사진은 한마디로 ‘힐링’이다. 올해 정년퇴임을 앞둔 그에게 사진은 회사 생활을 활기차게 만들어준 원동력이자 활력소였다.

회사 생활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 사진동호회. 함께 활동 중인 사우들과 함께 담소를 나누고 있는 양지대 사우.

Q. 퇴사 후에도 동호회 출사 때 가끔 나와주실 거죠?
그럼요. 불러준다면 언제든지! (웃음). 그동안 회사 현장 사진, 출사지의 다양한 사람들의 표정, 여행지의 풍경 등을 담아왔는데요, 해외 각국의 사진도 찍고 싶고, 앞서 말한 것처럼 제주의 자연도 담고 싶어요. 사진과 함께 하는 은퇴 후의 삶은 생각만으로도 두근거리는 일입니다.

「쇠부리토크」 편집팀
사진 촬영 김대진(지니에이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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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
  1. 아니 벌써 퇴직하시는군요 10여년 전에 만난듯 기억나네요 멋진모습 언제나 간직하세요

  2. 사진들 너무너무 멋지네요! 재밌게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