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달을 밟을 때마다 활력 한가득
당진제철소 자전거 동호회

당진제철소 ‘현대제철 자전거동호회’는 11년 역사와 70명이 넘는 회원 수를 자랑한다. 이들에게 자전거는 회사 생활의 활력을 높여주는 비타민이다.

사방이 논밭인 당진의 한 시골길. 사내들의 소리가 들려온다. “오른쪽으로! 두 줄로!” 맨 앞에서 달리는 훈련부장의 구령에 맞춰 절도 있게 달리는 모습이 마치 군인들 같지만 얼굴엔 함박웃음이 가득하다. 2008년 당진제철소에서 처음 자전거동호회가 결성된 이래 자전거의 매력에 푹 빠진 회원들의 힘찬 질주는 멈추지 않고 이어져 왔다. 가을 공기가 완연한 9월 오후, 회원 70여 명 가운데 14명의 회원이 모여 카메라 앞에 섰다. 헬멧부터 신발까지 ‘풀 착장’을 하고 나타난 이들. 이날만큼은 제철소 직원이라기보다 대회에 출전하는 운동선수처럼 보인다. 중년의 나이도 잊은 듯 단단한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는 이들이 들려주는 흥겨운 자전거동호회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보자.

Q. 당진제철소 자전거동호회는 언제 어떻게 결성되었나요?
오태수 회장 2008년에 스무 명 인원으로 처음 시작했으니 어느덧 11년이 흘렀습니다. 지금은 70여 명의 회원 규모를 자랑하는 동호회로 성장했지요. 저는 2009년 가을에 가입했지만 초창기 멤버들이 아직도 여럿 남아있습니다.

구령에 맞춰 절도 있게 달리지만 회원들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하다.

Q. 라이딩은 얼마나 자주 하고, 몇 명 정도 회원들이 참여하나요?
오태수 정기 라이딩은 한 달에 한 번 첫째 주 일요일에 합니다. 나머지 일요일도 ‘번개’ 형식으로 진행하니 어쨌든 매주 모이는 거죠. 일요일이지만 4조 3교대로 야간 근무, 교대 근무를 하는 이들이 많다 보니 이런저런 사정상 평균 7~8명 정도가 참여합니다. 하지만 점프 라이딩 같은 경우에는 20명 정도가 모이기도 합니다.

최일성 회원 매주 일요일 모임 말고도 거의 매일 만나 자전거를 타는 회원들이 많이 있습니다. 지금 모인 이 길에서 아침에 만나 함께 출근하고, 시간 되면 저녁에 퇴근도 함께합니다. 출퇴근 거리가 보통 20km 가까이 되는데 3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리지요. 그러다 보니 새벽 5시에 집을 나서는 분도 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부지런해지고 생활에 활력이 생겨납니다.

Q. 점프 라이딩이란 무엇인가요?
오태수 자전거를 차에 싣고 멀리 나가는 거죠. 강원도 소양강 주위나 지리산 정령치를 라이딩하기도 했고, 올 4월에는 울릉도와 독도를 다녀왔습니다. 3개월에 한 번 정도는 다녀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자전거로 출퇴근을 함께하는 회원도 많다보니 동호회 분위기는 늘 밝고 활기가 넘친다.

Q. 회원들 실력이 만만치 않아 보이는데 초보자들도 가입할 수 있나요?
오태수 그럼요. 하지만 아무래도 자전거를 타본 분들이 많이 옵니다. 만만치 않은 가격의 장비도 필요한 데다 한 번 라이딩에 50km 이상 달리고, 대회 나가면 가끔 200km, 300km 달렸다고 자랑하니까 초보자들은 좀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우리 훈련부장님이 알아서 잘 가르쳐 주시니 걱정말고 들어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웃음).

김태성 훈련부장 초보자가 오면 일단 여러 가지 룰을 포함해서 기초적인 부분을 설명해줍니다. 그 다음에 산악 위주의 훈련과 도로 라이딩 훈련 두 가지를 병행 훈련하지요. 이에 필요한 수신호라든지 타는 방법 등도 차근차근 가르치고요. 장비는 대여할 수 있으니까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Q .산악자전거와 일반 도로 주행 자전거가 다르지 않나요?
김태성 자전거 종류가 몇 가지 있지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XC하드테일로 산악과 도로를 모두 탈 수 있습니다. 장비 역시 초기엔 대여를 하다가 적성에 맞으면 품질 좋은 중고 제품을 사는 식으로 하면 큰 부담 없이 탈 수 있습니다.

회원들은 땀 흘린 다음 마시는 물 한 잔의 맛과 의미를 잘 안다.

Q. 정기 라이딩뿐 아니라 각종 자전거 대회에도 참가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김태성 대략 1년에 5개 정도 대회에 참가하는 것 같습니다. 홍천 그란폰도 대회, 설악 그란폰도200km대회, 소백산 휠클라임대회, 화천 DMZ랠리대회 등 많은 대회에 참가했지요. 특히 최근 장수 생활체육 전국로드자전거대회엔 19명의 회원이 참가해서 90km 코스를 전원 완주했어요.

Q. 다들 자전거에 푹 빠지셨는데요, 자전거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김태성 제 경우 1997년에 산악자전거로 입문했습니다. 산을 올라갈 때 너무 힘들었는데 내려올 땐 정말 짜릿했습니다. 그림 같은 산의 풍광을 바라보며 빠르게 내려오는데 정말 스릴 있고 매력 넘치더라고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푹 빠져서 지내고 있습니다.

이병훈 총무 자전거의 매력은 땀입니다. 달리면서 헬멧 사이로 흘러내려오는 땀의 감촉은 열심히 달린 자만이 그 느낌을 아는 쾌감입니다. ‘아, 내가 정말 열심히 달리고 있구나’란 생각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윗줄 왼쪽부터 편득범, 장광덕, 최일성, 김태광, 김시영, 채희철 사우.
아랫줄 왼쪽부터 김유석, 이한윤, 김제희, 오태수, 남호진, 김태성, 이병훈, 성문혁 사우.

Q. 즐거운 자전거 동호회 활동이 회사 생활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이병훈 회사 업무에 지장 있지 않냐고 묻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집중력이 좋아지고 자신감이 높아지면서 업무상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전보다 빠르게 대처하고 해결 방법도 더 쉽게 찾을 수 있게 됐습니다.

김유석 회원 7월에 가입한 막내 회원이지만 그사이 훨씬 건강해졌습니다. 생활 리듬이 더 활기차게 바뀌면서 회사에서 피로를 덜 느낍니다. 다이어트와 허벅지 근육 단련에도 좋아서 주변 동료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어요.

Q. 자전거를 타고 싶은데 가입을 망설이고 있는 사우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오태수 망설이지 말고 지금 바로 가입하세요(웃음). 회사나 일상에서 받는 각종 스트레스를 라이딩을 통해 다 풀 수 있습니다. 체력 관리에도 도움이 되지요. 등산이나 달리기보다 관절에 무리도 없으니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바로 자전거입니다.

「쇠부리토크」 편집팀
사진 김대진(지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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