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 그림이 쌓여 꿈 그림책이 되다
꿈꾸는 그림쟁이 본사 경영정보팀 박종윤

7살 때부터 만화를 그리기 시작해 만화가의 꿈을 꾸기도 했던 본사 경영정보팀의 박종윤 사우는 일상다반사를 재치 있게 포착해 그리는 게 취미다.

그림 그리기가 즐거워 20시간 넘게 앉아 그림만 그린 적도 있고 종이와 펜이 없는 군대에서는 삽으로라도 그림을 그렸다고. 2004년부터 운영해온 블로그 ‘종박의 꿈그림책’과 인스타그램 계정(jypbook)을 통해 그림으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일 역시 그가 하는 취미활동의 일부다.

그림 그리기를 열렬히 사랑하는 박종윤 사우가 자신의 그림책을 펼쳐주었다.

Q1
현대제철에서 어떤 일을 하나요?

기획실에서 산업 동향이나 경제 동향을 살펴 사업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이슈를 조사하고 그에 관한 보고서를 씁니다.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자료를 가공하고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 하는 것이 주된 미션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Q2
그림 그리기라는 취미를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7살 때부터 ‘맹꽁이 서당’을 따라 그리고 중학생 때는 애니메이션 고등학교에 가려고 준비한 적도 있었어요. 그림 그리기를 너무 좋아해서 다른 친구들이 게임 할 때 저는 그림을 그렸죠. 그런데 주변에서 말리더라고요. 정말 사랑하는 일은 취미로 남겨둬야 한다고요. 군대에서는 삽이나 나뭇가지로 모래에 그림을 그릴 정도로 꾸준히 그려왔어요.

Q3
이 노트의 색이 바랜 것만 봐도 얼마나 꾸준한 취미였는지 알겠어요.

이 맹꽁이 서당 그림이 제가 처음으로 그린 그림책이었어요. 만화를 만들었으니 독자가 필요하잖아요? 그래서 다 그리고 나면 항상 어머니께 보여드렸었어요. 집에 그림책 책장이 따로 있는데 오늘 인터뷰하려고 옛날에 그린 것들을 꺼내 보니 정말 많이 그렸더라고요. 한창 열심히 그릴 때는 실력이 늘었다가 안 그리면 줄고, 다시 그리면 또 늘었더라고요. 인생의 대진리를 또 깨달았습니다. 좋아하고 그래서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 잘하게 된다!

Q4
그림 그리기가 종윤님께 큰 즐거움을 주나 봐요. 활력이 느껴지네요. 이 취미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블로그 이름으로도 사용했던 ‘Free drawing, free thinking(자유로운 그림, 자유로운 생각)’처럼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무언가를 창작한다는 것 자체가 즐거워요. 요즘은 너무 그렸던 것만 그리는 것 같아서 회의실 풍경이나 휴게실 화초처럼 주변의 것을 그리고 있어요. 그림으로 끝말 있기를 하는 것도 재밌죠. 양꼬치, 치약, 약사, 사람. 람쥐? 다람쥐! 하하. 끝말잇기 단어들을 그림으로 표현해요. 제가 입사하고 얼마간 그림을 안 그렸었는데. 그 시간을 돌아봤더니 너무 메말라 있었어요. 그래서 매일 아침 <Moring Creativity Training Note(아침 창의력 훈련 노트)>라고 이름 붙인 노트에 의식적으로 일상의 순간들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Q5
그림들의 부드러운 선이 인상적이에요.

한 가지 색만 사용해서 그린 그림을 ‘모노크롬(monochrome)’이라고 해요. 제가 채색에 자신이 없기도 해서 선으로만 표현하는 것에 관심이 많죠. <드래곤볼>의 도리야마 아키라는 채색하거나 스크린톤 쓰는 걸 귀찮아해서 선으로 표현하는 그림체에 달인이 됐대요. 한국에서는 <초한지>의 고우영, <맹꽁이 서당>의 윤승운, 허영만 작가님 같은 분이 제가 추구하는 그림 스타일이죠. 저는 갈 길이 멀어요. 선도 직선, 떨면서 그리는 선, 왕복하는 선, 굵게 시작했다가 점차 얇아지는 선… 정말 종류가 다양하거든요. 여백의 미를 살리는 것 역시 실력이죠.

Q6
그림을 그릴 때 주로 어떤 도구들을 사용하나요?

저는 특별히 아끼는 펜이 없어요. 그리고 만화가들이 쓰는 마커는 정말 눈물 나게 비싸요. 저는 ‘손에 잡히는 거로 그리자’ 주의죠. A4용지도 브랜드마다 질감이 다르고, 이런 펜들도 느낌이 다 달라요. 그 시너지를 발견하는 게 더 즐겁죠. 아무래도 일할 때 많이 쓰는 유니펜을 손에 익다보니 그림 그릴 때도 자주 쓰네요. 아 자랑할 게 있어요. 요즘 많이 쓰는 이 패드와 펜슬은 작년 기업 문화 관련 웹툰 공모전 우승 상품으로 받은 거예요. 그릴 때마다 참 뿌듯해요..

 

Q7
인스타그램 계정(@jypbook)에 그림을 꾸준히 올리고 계시죠. 최근엔 팔로워가 200명이 되셨던데요?

네! 정말 기분 좋아요! 인스타그램이 생기기 전에는 만화가 지망생 소모임에 올렸었는데 제 그림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생기고 안 올리면 찾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그렇게 주변인 외에 독자가 생기는 게 신기했어요. 이제는 인스타그램에 올리는데 저는 만화가 인스턴트라고 생각해서 제 그림이 잊혀져도 아쉽지 않아요. 그보다 새로운 걸 계속하고 사람들과 쉽게 소통하는 게 더 즐겁죠. 아마추어 그림의 금손들을 ‘괴수’라고 하는데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런 분들 그림도 많이 봐요.

Q8
그림 그리기 뿐만 아니라 만화 자체도 좋아하시나요? 특별히 아끼는 만화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인생 만화는 <슬램덩크>예요. 처음에는 좋아하는 여자친구 때문에 농구가 좋다고 했던 주인공 강백호가 점차 순수하게 농구를 좋아하게 된다는 이야기와 농구에 대한 작가의 애정, 철학 같은 게 와 닿아서 좋아해요. 그래서인지 저의 또 다른 취미가 농구예요. 요즘은 회비 기부천사가 됐지만 스틸히트(Steel heat)라는 사내 농구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Q9
현대제철 직원들에게 그림 그리기 취미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그림 그리기는 언어가 없었을 때부터 있었던 인간의 가장 오래된 취미라고 생각해요. 300원짜리 펜으로도 그릴 수 있고 10만 원짜리 붓으로도 그릴 수 있는 게 그림이죠. 파고드는 만큼 경험할 수 있는 넓이와 깊이가 풍성해요. 실력이 점차 늘어가는 것도 뿌듯하고, 자기 그림을 사랑하게 되죠. 제가 실력이 안 되기 때문에 가르쳐드릴 수는 없지만 함께 그려드릴 수는 있습니다. 한 가지 팁인데 그리고 싶은 대상을 대고 그리는 건 절대 실력이 늘지 않아요. 대상을 오래 관찰해 머릿속에 상을 남기고 그리는 걸 추천해 드립니다.

 

나만의 작품 SNS 올리기

1. 밑그림 그리기
2. 윤곽선 그리기(저는 공룡 뼈를 치우듯이 선을 파낸다고 생각해요. 다 그린 후에는 밑그림 레이어를 투명하게 처리합니다.)
3. 채색하기
4. SNS에 업로드 하기(#그림스타그램 등 자주 쓰는 해시태그는 클립보드에 저장해서 사용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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