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제철소 낚시동호회
고기 낚는 재미에 빠져 낚시를 최고의 취미활동으로 꼽으며 오랜 시간 함께 해온 강태공들이 있다.
이제 고기가 아닌 세월을 낚는다는 사람들, 당진제철소 낚시동호회 회원들을 만나 낚시에 빠진 이유를 들어보았다.
준비 과정의 즐거움
당진제철소 낚시동호회는 2004년에 창단돼 현재 164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평소 새벽에는 깨워도 못 일어나지만 낚시하러 가자고 하면 벌떡 일어나 채비를 서두른다는 그들. 가장 즐거운 포인트는 바로 낚시를 하러 가기 위해 이것저것 챙기며 준비하는 과정에 있다고 한다.
“고기를 낚는 재미도 이루 말할 수 없는 성취감을 주지만 낚시를 하러 가기 위한 준비과정의 설렘과 기대감은 그보다 더 큽니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라고 들었습니다. 막상 가보면 별것 없지만 여행 준비 과정과 공항 가는 길까지가 가장 즐겁다고들 하죠. 그것과 비슷합니다.”
당진제철소 낚시동호회 간사를 맡고 있는 안재홍 사우의설명이다. 낚시의 매력을 모르는 사람이 보면 지루할 듯하지만 각 계절별로 혹은 바다의 포인트에 따라 어종이 달라지는 것 또한 큰 즐거움 중 하나다. 여름엔 광어나 보구치, 가을엔 주꾸미나 갑오징어가 제철이고 겨울에는 부시리나 방어를 낚으러 다닌다고. 잡은 고기들을 함께 간 동료들과 그 자리에서 바로 회를 떠서 나눠 먹으며 친목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은 그들이 민물낚시보다 바다낚시를 선호하는 이유다.
회사생활의 즐거움을 낚는 동호회
“동호회에는 많은 동료들이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얼굴도 모르고 함께 낚시를 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침묵 속에서 긴 시간을 보내다가 누구 하나 고기를 낚게 되면 마치 제가 잡은 것처럼 기뻐하며 박수를 치죠. 서로의 어색함은 단박에 사라지고 잡은 고기를 함께 먹으면서 친해집니다. 일상으로 돌아와 업무를 할 때도 함께 고기를 낚았던 친구가 되는 거죠.”
친구가 하나 둘 늘어나게 되어 회사생활도 즐거워지고 다시 낚시를 계획하면서 일을 더욱 열심히 하게 된다는 것이 그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낚시의 매력이다.
주말에 만난 낚시동호회 회원들은 보령의 모창포항 인근 해역으로 나가 쭈꾸미를 한 보따리씩 낚아왔다. 파도가 잔잔한 바람 없는 날이어서 평균 10킬로그램씩 잡았다고 하니 물때를 잘 만난 낚시동호회 회원들에겐 운수 좋은 날이었다. 김병선 사우는 “고기를 많이 낚으면 가장 기분이 좋지만 안 잡힌다고 해서 더 멀리 나가서 잡아보겠다고 욕심을 내면 위험하다”며 낚시를 할 때도 과욕은 금물이고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올겨울에는 대마도로 나가 돔을 잡거나, 혹은 제주도에서 방어를 잡을 계획이라는 낚시동호회 회원들. 낚시를 통해 기다림의 미학을 배운다는 그들이 낚게 될 올겨울 월척이 기대된다.
Mini Interview
“낚시를 통해 힐링을 체험합니다”
김병선 사우 당진제철소 철근압연부
저는 낚시를 통해 힐링을 체험합니다. 낚시를 하며 마음의 평정을 되찾아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는 거죠. 저에게 있어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중요한 취미활동입니다.
“바다에 나가면 머리가 맑아지고 잡념이 없어집니다”
설덕진 사우 당진제철소 자재관리팀
낚시를 시작한지 20년 됐네요. 주로 바다낚시를 하는데 바다만 나가면 머리가 맑아지고 잡념이 없어집니다. 한 가지에 집중하며 보내는 시간이 조용히 나를 알아가고 채워나가는 시간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낚시를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낚시를 하면 쌓여있는 스트레스가 해소됩니다”
김정우 사우 당진제철소 연주1부
쉬는 날 동료들과 함께 하는 낚시는 유익한 점이 많아요. 몰랐던 회사 동료들도 많이 알게 되고 낚시를 하다 보면 어색함도 없어지고 금방 공감대가 형성이 된답니다. 가족이 함께 해도 좋을 취미생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