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제철소 사내기자들과의 대담

모든 소통의 기초는 경청이다. 경청을 통해 사람들은 존중 받는 느낌을 갖고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당진제철소의 사내기자 최용삼‧이수호‧임영근 사우를 만나 상대의 마음을 읽는 경청의 자세와 방법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Q. 경청을 잘 하기 위해 어떤 자세가 필요한가?
임영근 사우: 편견이 없어야 할 것 같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편견이 미움이나 욕심, 과한 기대 등 복잡한 감정들을 만들어내는데 그렇게 되면 상대의 말을 들어주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또한 자기 주장이 너무 강해지기 때문에 잘 듣지 못하고 일방적인 소통을 하게 될 것입니다. 편견과 거친 감정들이 없을 때 제대로 듣고 공감하게 됩니다. 그것이 경청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이수호 사우: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인데 경청을 하려면 자신의 마음부터 비워야 하는 게 아닐까요?
자기 주장을 펼치며 상대에게 지적을 하거나 강요를 하다 보면 누가 그 사람에게 와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겠습니까? 경청은 커녕 소통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입니다. 수양을 통해 마음을 비움으로써 올바른 경청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용삼 사우: 경청을 잘 하기 위해서는 평소 자기 관리, 즉 컨디션 조절을 잘 해야 합니다. 자기 자신이 문제가 많을 때는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줄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니까요. 만약 이런 경우에 부득이하게 대화를 해야 한다면 최대한 자신의 문제를 묶어두고 대화 상대에게 집중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집중력을 잃게 되거든요. 무거운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경우라면 내 몸의 상태를 알리고 양해를 구하는 것도 바람직한 것 같습니다. 경청은 그만큼 힘든 일이지만 평소의 노력과 학습에 의해 계발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나는 경청하고 있는가?
임영근 사우: 저는 몸으로 하는 경청을 많이 하려고 노력합니다. 현장에서 일 할 때동료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눈빛과 몸짓으로 호응하며 가족의 안부를 묻고 관심을 표현하죠. 이러한 대화들이 진솔하게 오갈 때 마음의 문도 열리고 경청의 자세가 갖춰지는 것 같습니다.

이수호 사우: 우리는 살면서 말 잘하는 법에 대한 배움은 많은데 듣는 법에 대한 배움은 조금씩 모자란 것 같습니다. 저도 경청이라는 단어를 알고는 있었지만 거의 실천하지 않고 살았습니다.
회사에서 회의를 하더라도 7~80퍼센트는 제가 주로 이야기를 했었죠. 회의를 주관하다 보면 아무래도 의견을 듣기보다 제 할 말이 많아지더군요. 그래서 회의 방식을 아랫사람들이 직접 주관해 끌고 갈 수 있도록 바꾸었는데 덕분에 함께 일하는 사우들의 다양한 의견과 생각들을 듣게 되더군요. 경청을 위한 노력과 실천은 꾸준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최용삼 사우: 경청을 잘 하지는 못해도 하고자 노력은 합니다. 경력과 연륜이 쌓이면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나이 어린 사람들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 바람직한 현상인 것 같습니다. 저도 그렇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먼저 질문하고 대화를 유도하면서 분위기를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죠.
그렇지 않으면 어린 후배들이 나이 많은 선배들을 어려워하기 때문에 대화량이 적어지거든요. 유쾌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편하게 질문을 던지고 들어줍니다. 나이 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라’는 말도 있잖아요?(웃음).

Q. 내가 꼽는 소통의 아이콘은?
임영근 사우: 제 ‘아내’를 경청의 달인으로 꼽고 싶어요. 아내이자 엄마, 며느리, 딸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면서 가족들의 무수한 이야기를 들어주고 챙겨주고 보살펴주는 아내야말로 진정한 경청의 아이콘이죠.
회사에서는 설비진단팀의 김윤근 선배님을 꼽고 싶습니다. 후배들이 김 선배님을 통해 많은 것을 보고 배우고 있습니다. 현장 업무가 원활하도록 후배들의 이야기를 경청해주시면서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시는 김 선배님처럼 저 또한 경청의 아이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수호 사우: 좀 뜬금없지만 부처님이 생각나는군요. 제가 평소에 부처님과 같은 자세로 경청하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 귀가 크다는 것은 불교가 아닌 사람들도 다들 잘 알고 있죠. 그것은 경청의 상징이기도 하니까요.

최용삼 사우: 좀 진부하지만 제가 꼽은 경청의 달인은 세상의 모든 ‘어머니’십니다. 특별히 말을 안 해도 자식의 컨디션을 알아채시고, 입맛에 맞는 음식을 해 주시고, 자식의 표정과 마음까지 척척 읽어내시는 어머니요. 그 비결은 자식에 대해서만큼은 편견 없이 마음을 비워내고 온전히 들어주시고자 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일한다면 정말 안전하고 건강한 조직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모두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경청, 어머니와 같은 마음으로 회사에서도 함께 실천해보면 어떨까요?

“경청은 상대방에 대한 편견없이 마음을 비워야 가능합니다.”

 

Mini Interview

최용삼 사우
당진제철소 안전기술팀
태어날 때부터 작은 장애가 있던 큰 아들이 이제 26살이 되었습니다. 한 때는 내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껴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일 여유가 없었지만, 아들로 인해 우리 부부는 진짜 ‘어른’이 되었습니다. 제가 타인의 말을 경청할 줄 아는 어른이 될 수 있게 도와준 아들에게 고맙습니다. 퇴직 후엔 캠핑카를 타고 아들과 함께 전국 일주를 할 계획을 갖고 있어요.

이수호 사우
당진제철소 철근정비팀
얼마 전 가족과 외식을 했는데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저는 혼자 고기 굽고 있는 현실에 문득 짜증이 나 함께 대화하자고 권했지만 소용없었어요.
가만히 생각하니 소통은 평상시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하는데 조급한 마음에 제가 아이들에게 소통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천천히 나부터 가족의 말에 귀 기울이고 소통하고자 노력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되더군요. 부모가 먼저 솔선수범해야 아이들도 경청하는 어른이 될 테니까요.

임영근 사우
당진제철소 설비진단팀
말하는 사람보다 듣는 사람의 정보량이 더 많기 때문에 경청하는 사람이 결과적으론 더 유익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곳곳에 위험요소가 숨어있는 현장에서 동료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않는다면 안전을 도모할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 서로의 안전을 위해 경청하도록 노력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