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졸 출신에 노숙생활을 하던 소년이 마침내 국가품질명장의 꿈을 이뤄냈다. 한 편의 영화 같은 성공 스토리의 주인공은 바로 당진제철소 중앙설비팀 김성규 사우. 그의 인생에서 ‘자부심’이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직접 만나 들어보았다.
김성규 사우의 인생에서 ‘자부심’이란 어떤 의미인가요?
저는 중졸 출신으로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친구들은 교복 입고 학교 갈 때 저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염색공장과 정화 조공장을 전전했지요. 사춘기 시절이다 보니 처음엔 열등감도 많이 느꼈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오기가 생겼고, 남들이 하지 못하 는 나만의 능력을 찾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생겼어요. 그래서 찾은 꿈이 바로 최고의 기술자였습니다. 학교 대신, 공장 밑바닥부터 하 나하나 배우기로 했지요. 삶의 목표를 세우고 흔들림 없이 정진하니 어느새 국가품질명장이라는 꿈도 이루게 됐습니다. 이처럼 자부심이란 자신에게 부족한 게 무엇인지 파악하고 이를 극복해내는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려운 환경을 탓하는 것에서 끝나면 영원히 낙오자로 남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다 잘될 거라는 막연한 환상도 위험하죠. 정확한 현실인식과 이에 맞는 확실한 목표를 세워야 합니다. 자신에 대해 올바른 자부심이 생긴다 면 저절로 노력하고 또 노력하게 되죠. 그런 의미에서 저에게 자부심이란 무한도전을 하게 한 원동력이었습니다.
지금까지 가장 어려운 시기는 언제였습니까? 또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어린 나이에 시작한 사회 생활은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어리다는 이유로 월급을 제대로 못 받은 적도 부지기수였죠. 고향인 당진을 떠나 서울에 와서 한 달간 노숙을 할 때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다 포기 하고 싶을 때, 문득 어머니가 생각났습니다. 늘 성실하게 살면 언젠가는 꿈이 이뤄진다고 강조하셨거든요. 무엇보다 제가 뭐든 다 잘 할 거라고 믿어 주신 분이죠. 이런 믿음이 제 자부심의 원천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머니 믿음대로 포기하지 않았더니, 기회가 생기더군요. 서울에서 공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가 장 먼저 출근해 청소하며 마지막까지 남아 있었죠. 2년 정도 지나니 기특해 하시며 하나씩 기술을 가르쳐 주셨고, 신이 나서 몇 배로 노력했습니다. 이처럼 어린 나이일수록 주변의 격려와 믿음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회사 산학협력학교 학생들의 야간학습을 지도하고, 사랑나눔 전국 네트워크에서 주관하는 청소년 진로 멘토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받은 만큼 되돌려주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한 것이죠.
현대제철인으로서 자부심을 느낄 때는 언제입니까?
저는 멘토로서 학생들 앞에 설 때 늘 회사 유니폼을 입습니다. 회사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죠. 서울에서 공구제조업체, 정밀기계업체에서 어깨너머로 기술을 배운 후 고향인 당진으로 내려와 몇 번의 도전 끝에 정식기술자로 일하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현대제철’이란 든든한 울타리가 생긴 후에는 더 큰 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습니 다. 우수한 동료, 선후배들을 보며 나의 부족 함이 무엇인지 깨닫고 스스로 단련하게 되었 고, 회사의 각종 지원과 활동도 큰 동기부여 가 됐습니다. 덕분에 460건의 제안을 하고 벨트 교환장치, 무정전 전원장치, 용접용 지그 장치, 멀티탭 보호장치 등 총 14건의 특허를 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벨트 교환장치는 미국, 중국, 캐나다, 브라질 등에서 특허 출원을 통해 원천 기술 확보에 기여했고 연간 10억 원 이상의 원가 절감 효과를 거두며 제 스스로에 대해 큰 자부심이 생겼습니다. 이런 공로로 2009년 우수사원을 시작으로 매년 철강상, 자주개선 우수 제안상, 분임조 우수상 등 을 수상하며, 2011년, 2012년 2년 연속 제안 왕에 오른 끝에 2013년 국가품질명장, 2014 년 특허분야 신지식인으로 선정될 수 있었습 니다. 지금까지 마음껏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회사와 동료, 선후배의 든든한 지원과 격려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
기술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우리나라를 대 표하는 ‘대한민국명장’에 도전해볼 생각입니 다. 배움에는 끝이 없습니다. 방송통신 고등학교를 조기 졸업하고, 현재 신성대학교 자동차학과에 다니고 있습니다. 앞으로 4년제 대학에도 진학해 후배양성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그 동안 받은 만큼 저의 재능과 기술을 물려주고 싶은 게 제 최종 목표입니다.
무엇이든 포기하지 않는다면 누구나 꿈을 이 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께서도 포기 하지 않고 노력하신다면 어느 순간 꿈에 가까이 다가가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올겁니 다. 우리 함께 노력합시다.
김성규 사우는 현재 당진제철소 중앙설비팀에서 벨트 컨베이어 정비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중학교 졸업 후 공장생활을 시작해 수많은 시련을 극복하며, 선반기능사를 시작으로 밀링기능사, 연삭기능사, 지게차운전기능사 등 총 6개의 국가기술 자격증을 취득하고, 개선제안 460건, 14건의 특허를 내며 최고 기술인으로 성장했다. 2013년 국가품질명장, 2014년 대한민국 신지식인(특허분야), 2016년 당진시의 ‘당찬사람’, ‘기능한국인’으로 선정된 그는 ‘대한민국명장’에 도전하며 꿈을 이루기 위해 정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