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덕후’들을 위해 준비했다
5월 시즌 손맛, 여기서 즐겨보자

‘도시어부’ 열풍으로 남녀노소가 낚시를 즐기고 있다. 5월 제철 어종과 손맛을 즐길 수 있는 권역별 핫스팟을 소개한다. 물반 고기반인 곳으로 낚시대를 들고 떠나보자.

대한민국에 낚시 열풍이 불어 닥치고 있다. 해양수산부의 2017년 집계에 따르면 한국의 낚시 인구는 700만 명을 훌쩍 넘어 이제 국민 레저로 자리매김했다. 낚시 덕후들은 아침에 세수할 때 세면대의 물을 보면서도 낚시를 생각한다고 했던가? 청명한 5월, 제철 어종과 이를 낚아 올리는 손맛을 즐길 수 있는 권역별 핫스팟을 공개한다.

동호인 800만 명, ‘국민 레저반열에 오른 낚시

낚시의 인기가 이렇게 올라간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종합편성채널 오락 프로그램인 ‘도시어부’의 흥행 성공을 꼽지 않을 수 없다. 2017년 9월 첫 전파를 탄 도시어부는 종편 채널에게 ‘넘사벽’이라 불리던 4%대 시청률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낚시는 오락 프로그램 소재로 적합하지 않다’던 방송가의 고정관념을 무너뜨린 도시어부는 낚시를 전혀 모르는, 이른바 ‘낚알못’에게까지 낚시의 재미를 일깨우고 낚시 덕후들을 만들었다. 덕분에 ‘낚시는 고리타분한 아재들의 취미’라는 편견을 깨트리고 젊은 층의 액티비티로 변모하고 있다. 대략 15년 전 한국 낚시 시장에 유입된 루어낚시가 그 변화의 시작이었다. ‘낚시는 하고 싶지만, 지렁이 만지는 건 싫다’던 20~30대들은 웜(warm)으로 대표되는 인조미끼(루어)에 거부감 없이 접근했다. 루어낚시는 특히 낚시의 변방에 머물러 있던 여성들에게까지 그 진입장벽을 허물었다. 젊은 세대의 낚시 열풍은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를 타고 그 저변을 확대해나갔다. 실제로 지금 유튜브에는 낚시 크리에이터들이 넘쳐나고,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서 이들의 ‘인증샷’ 또한 쉽게 볼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작년(2020년) 초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은 낚시의 인기를 열풍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비대면 시대, 야외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차박’이 인기를 끌면서 함께 즐길 수 있는 레저로 낚시가 주목받은 것이다.

5월 제철 어종과 스팟 대공개

바야흐로 낚시는 이제 ‘국민 레저’ 반열에 올라섰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낚시, 본격적인 시즌으로 접어드는 5월엔 어떤 손맛을 볼 수 있을까?

경북 울진의 가자미 낚시

진해만으로 대표되는 ‘봄 도다리’ 시즌이 끝나면 동해 가자미 낚시 시즌이 이어진다. 경북 울진군 오산항(매화면 오산리)의 낚싯배들은 4월부터 7월까지 가자미 선상낚시를 한다. 항에서 10분만 배를 타고 나가면 가자미 밭이 펼쳐진다. 여기서 낚이는 가자미는 우리가 흔히 도다리라 부르는 ‘문치가자미’와 배 부분의 지느러미가 노란 ‘참가자미’, 그리고 몸에 오돌토돌 돌기가 나 있는 ‘돌가자미’ 등이다.

낚시 요령은 간단하다. 20~30호 봉돌을 쓰는 전용 채비에 지렁이 미끼를 꿰어 바닥에 내린다. 봉돌이 바닥을 찍은 후 낚싯대를 살짝 들었다 놓는 ‘고패질’을 하면 마릿수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오전 6시 전후에 출항하고, 오후 3시쯤 철수하는 패턴이다. 낚싯배에서 낚싯대와 릴을 빌릴 수 있고, 선비는 1인 10만 원이다.

포항 벵에돔 갯바위 낚시

5월 한 달은 감성돔 금어기다. 갯바위 낚시 전문꾼들의 대상어는 이제 자연스럽게 벵에돔으로 옮겨간다. 실제로 5월부터 가을까지는 벵에돔 낚시 시즌이기도 하다. 이때부터는 동해남부 전역에서 벵에돔 입질이 붙는다. 포항 양포등대(남구 장기면 계원리) 앞 갯바위 일대가 가장 주목받는 곳 중 하나다. 계원2리방파제 입구에서 배를 타고 들어간다.

갯바위에 올라서면 에메랄드빛 물속에 거뭇거뭇한 수중여가 많이 보인다. 이 수중여 사이의 물골이 포인트다. 수심이 얕은 편이라서 목줄은 짧게 쓰는 게 유리하다. 봉돌을 물리지 않고 바늘과 크릴 무게만으로 채비를 내리면서 밑밥과 동조시킨다. 즉, 짧은 목줄을 써서 채비 회전율을 높여 마릿수 입질을 받는 것이다. 지금 이 시기, 즉 5월에 낚이는 벵에돔 씨알은 30cm 전후급으로 잔 편이지만 마릿수 재미가 좋다. 6월 이후 7월로 넘어가면서 낚이는 씨알이 점점 굵어진다.

계원2리방파제 입구에는 소봉대(小峰臺)가 있다. ‘작은 봉수대가 있던 섬’이라는 뜻의 소봉대는 원래는 섬이었으나 방파제가 놓이면서 육지와 연결됐다. 해안 경관이 빼어나서 예로부터 문인들이 많이 찾던 곳이다. 섬 한쪽에 조선 중기의 문인 이언적(李彦迪)의 시를 새긴 시비(詩碑)가 있다.

경주 봉길해수욕장 성대 원투낚시

덥석덥석 채비를 물고 늘어지며 ‘꾹~ 꾹~’ 소리를 내는 성대. 차가운 물을 좋아하는 성대는 냉수대가 유입될수록 연안 가까이 마릿수가 붙는다. 울산~경주권의 대표적인 성대 낚시 포인트로는 신명해수욕장, 정자해수욕장, 봉길해수욕장, 관성솔밭해수욕장, 나아고운모래해변 등이다. 이런 곳에는 캠핑 겸 성대 낚시를 즐기는 가족 단위 꾼들이 해안선에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 중에서도 신라 문무왕의 수중왕릉(대왕암)을 볼 수 있는 경주 봉길해수욕장을 소개한다.

해안에서 60~100m 이상 캐스팅한 후 바닥에 채비를 안착시킨 뒤 라인에 텐션을 주고 입질을 기다린다. 입질이 없을 때는 1~2분에 한두 바퀴씩 릴을 감는다. 멀리서 채비를 조금씩 끌어오면서 탐색하는 것이다. 성대 입질은 초릿대가 요동치는 경우도 있지만 가만히 라인의 텐션이 무너지며 채비가 앞으로 밀려올 때도 있다. 이럴 때는 라인을 감으면서 무게감을 느껴야 한다. 미끼는 냉동 꽁치살을 쓴다. 낚시점에서 성대 미끼용 염장 꽁치를 판다.

성대는 화려한 색깔과 현란한 날개를 가지고 있는 물고기다. 차가운 물에 사는 단단한 흰살생선이기에 좋은 자연산 횟감이기도 하다. 반건조해서 소금구이로도 먹을 수 있고, 매운탕으로도 인기가 좋다.

부산 전갱이 낚시

전갱이 낚시는 부산과 경남지방 낚시꾼들의 생활 낚시 장르 중 하나다. 작은 웜이나 스푼, 미노우 등을 쓰는 전갱이 루어낚시는 전용 낚싯대와 릴, 그리고 전용 채비가 출시되고 있을 정도로 그 마니아층이 두텁다.

5월 초부터 부산 바다에서는 평균 20cm 정도 씨알의 전갱이가 마릿수 입질을 한다. 그러다가 6월로 접어들면서 낚이는 전갱이의 씨알이 한층 굵어진다. 대표적인 낚시터로는 송정해수욕장 오른쪽의 구덕포 갯바위와 송정마리나 양쪽 갯바위 등이다.

이 일대 갯바위에서는 굳이 웨이더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 갯바위 장화만 신어도 포인트 이동이 가능하다. 발판이 좋고, 도로변 주차 공간에서 포인트까지의 거리는 30m. 여기서 약 500m 길이의 해안도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낚시를 할 수 있다.

이 일대의 전갱이 루어낚시 방법은 딱 한 가지다. 14g 내외의 무거운 레진 던질찌를 최대한 멀리 캐스팅하고 리트리브(단순 릴 감기)한다. 전갱이 활성도가 높을 때는 굳이 공략 수심을 따질 필요가 없다. 채비 착수와 동시에 입질을 받을 수 있다.

태안 광어 다운샷 낚시

국민 횟감 광어를 루어로 낚을 수 있는 시즌이 바로 지금, 5월부터 시작된다. 채비의 맨 아래에 추(봉돌)를 달고 그 위에 전용 웜을 달아 입질을 받는 ‘광어 다운샷 낚시’는 대표적인 바다 루어낚시다. 서해 전역(군산~인천)에서 펼쳐지는 광어 다운샷 낚시는 매년 5월부터 한여름까지 이어진다. 시즌 때면 주말은 물론이고, 주중에도 낚싯배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새벽 주차 전쟁 같은 번잡함을 피하고 싶은 꾼들에게는 태안 신진항(근흥면 신진도리)에서 나가는 출조를 권한다. 신진항에서 출항하는 낚싯배는 5분 거리의 외항부터 탐색을 시작한다. 이후 서쪽 4.5km 지점의 가의도 주변 수심 20m 전후 포인트를 노린다. 여의치 않으면 좀 더 남쪽에 있는 안면도 마검포 일대, 그리고 멀리는 외연도까지도 나간다.

인천 농어 루어낚시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에 루어낚시 전문 낚싯배가 있다. 5월부터는 광어 다운샷 낚시와 함께 전문꾼들을 위주로 하는 농어 선상 루어 출조도 병행한다. 여기서 나가는 농어 루어 낚싯배는 인근 무의도, 팔미도, 자월도는 물론이고, 멀리 덕적군도까지 탐사를 한다.

농어 활성도가 아주 높을 때는 플로팅 타입의 미노우를 써서 캐스팅하면 미터급 농어가 루어를 덮친다. 그러나 입질이 약할 때는 최대한 천천히 루어를 운영하면서 미노우로 큰 액션을 만들어야 한다. 이때는 릴의 드랙을 최대한 풀어야 한다.

시즌 초반에는 전층을 공략할 수 있는 루어와 거기에 더해 자극적인 레틀을 겸비한 바이브레이션 루어를 선택하는 게 좋다. 어느 정도 수온이 오른 후에는 얕은 수심층을 공략할 수 있는 섈로(shallow) 타입의 미노우로 바꾼다.

김동욱 월간낚시21 편집장
사진 셔터스톡, 유토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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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4
  1. bok*** 댓글:

    낚시하고 싶네요.

  2. 도시어부의 힘!!!

  3. 낚시는 뭐니 뭐니 해도 손맛이죠!
    카~~악 죽인다.~~~~~~우럭 50짜리 ㅎ ㅎ ㅎ

  4. 손맛을 한번 느끼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낚시도 안전수칙 잘지키면서 안전한 낚시문화 만들어지면 좋겠어요 ^^
    1. 마스크 착용 생활화
    2. 손소독제 사용
    3. 타인과 거리두기
    4. 구명조끼 착용
    5. 기상확인 및 사전점검
    6. 신분 확인 및 위급상황 발생 시 행동요령 숙지
    7. 음주 운항 금지
    8. 갯바위 낚시 시 통신수단 확보(베터리 용량 체크) 및 구호장비 구비 등

    1. 즐거운 손맛도 안전이 제일이죠! 안전수칙 조목조목 챙겨주셔서 고맙습니다^^

  5. osc*** 댓글:

    포항 신항만 낚시하기 좋아요
    서핑으로 유명 하기도 한데 그전부터 바다낚시 성지 입니다
    계절별로 잡히는 어종도 다양해서 좋아요

    1. 쇠*** 댓글:

      포항 신항만!! 서핑도 하고 낚시도 하고 일석이조 스팟이네요! 고맙습니다^^

  6. 군산 문어낚시 한번 손 맛을 보면 물고기 낚시와 다른 또 다른 손맛을 경험 하개 됩니다.
    이게 문어인지 물먹은 비닐봉지 인지 헷갈린다는것. ㅎㅎ

    1. 와~!! 물먹은 비닐봉지 같은 문어 잡으러 군산 바다로 뛰어가고 싶네요! 비닐봉지인지 헷갈리는 문어 사진 있으면 올려주세요! 무척 궁금하네요!

      1. 바로 이 맛 입니다

  7. 남녀 노소 쉽게 즐길수 있는 낚시는 태안,홍성 등 충남 서해안 지역의 주꾸미 낚시가 아닐까요?.. 일단 어려운 기술 없이 낚시를 배울수 있고, 무엇보다도 출조를 나갔다 하면 빈손으로 오는경 우는 극희 드문일 이니까요.그날 운이 좋다면 값비싼 갑오징어도 건질수 있고요,, 충남 서해 주꾸미 낚시 추천 합니다,

    1. 서해의 쭈꾸미 낚시! 덤으로 갑오징어까지 고맙습니다! 가족들과 함께 오월에 떠나보는 것도 좋겠네요! 고맙습니다!

  8. 군산 대광어 낚시…. 처음 광어 출조했는데 77CM 에 7KG이 넘는 대광어 손맛이 최~~~꼬!!!!
    가족들과 대광어 초밥에 자연산 대 광어를 맛에 홀릭… 최고임돠~~~
    모든분들 군산으로 대광어 잡으로 고고씽~~~!!!

    1. 쇠*** 댓글:

      군산의 대광어를 낚아올리는 손맛과 대광어를 씹는 입맛을 상상해봅니다. 소중한 낚시 스팟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