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선순환 친환경 기업을 향해 노력하고 있는 회사는 한 잔의 커피도 허투루 보지 않는다. 인천 송도컨벤시아를 뜨겁게 달군 커피박 재자원화 MOU및 컨퍼런스 현장을 찾았다.
우리가 무심코 마시는 한 잔의 커피를 위해 얼마나 많은 양의 커피 가루가 찌꺼기로 버려지는지, 그리고 이 커피 찌꺼기 즉 ‘커피박’이 재활용을 통해 얼마나 훌륭한 제품으로 탄생할 수 있는지 알게 된다면 매일 마시는 한 잔의 커피가 이전과는 전혀 다르게 보일 것이다.
회사는 1년 동안 ‘커피박 재자원화 프로젝트’를 진행해 원두커피를 내려 마신 뒤 발생하는 어마어마한 양의 커피박을 재자원화할 방안을 모색해왔다. 커피박 재자원화 프로젝트는 ‘커피박도 자원이다, 커피박의 쓸모를 찾아서’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증가하는 커피 소비로 인해 발생하는 커피박을 재활용하는 사회적 시스템을 마련하고 커피박 사업화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회사가 한국생산성본부, 환경재단과 함께 작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사회 공헌 프로그램이다.
이형철 부사장은 조명래 환경부장관 등과 함께 커피박 재자원화 프로젝트 협약서 서명 및 교환식에 참여했다.
2018년 기준으로 15만 톤의 커피가 수입돼 13만 톤의 커피박이 폐기물로 버려지고 있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기관과 기업의 협력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에 지난 9월 6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는 회사와 환경재단,
한국생산성본부 주관하에 총 10명의 기관장과 기업인이 모여 ‘커피박 재자원화 프로젝트 공동협력 MOU 협약식’을 가졌다. 같은 날 오후에는 그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프로젝트의 의미를 되새기는 ‘커피박 재자원화 컨퍼런스’를 열었다.
‘커피박도 자원이다’
‘커피박 재자원화 프로젝트 공동협력 MOU 협약식’은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커피박 재자원화를 위한 사회적 시스템 구축을 위해 관련 기관과 기업이 든든한 상호 협력을 약속하는 자리였다. 현대제철 이형철 부사장을 비롯해 조명래 환경부장관, 박남춘 인천광역시장, 최열 환경재단 이사장, 노규성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등이 참석해 커피박 재자원화 프로젝트 협약서 서명 및 교환식을 가졌다. 이들은 “이젠 재활용이다”라는 구호와 함께 이날의 약속을 흔들림 없이 실행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이어 두 시간 가까이 이어진 ‘커피박 재자원화 컨퍼런스’는 관련 영상 상영, 커피박 재자원화 프로젝트 진행 성과 발표, 커피박의 새로운 쓸모를 찾은 혁신기업 4곳 대표들의 발표 등으로 뜨겁게 달궈졌다.
‘인천 지역 커피박을 모두 재자원화하도록 노력하겠다’는 고선정 사우의 발표는 많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특히 회사는 커피박 재자원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계기와 함께 그간의 진행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발표해 많은 호응을 얻었다. 그간 철을 비롯해 각종 자원의 선순환을 통한 친환경 사업과 사회공헌에 관심을 갖고 있던 현대제철은 어마어마한 양의 커피박이 버려지는 현실을 알게 된 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으며 우선 회사 공장이 있는 인천 지역을 중심으로 3년 간 프로젝트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발표를 맡은 CSR추진팀 고선정 사우는 ‘‘인천 지역에서 발생하는 커피박은 모두 재자원화하자’라는 목표로 환경재단,
한국생산성본부와 손잡고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실제로 인천지역 커피박 수거 체계 등 여러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 및 시행되고 있다.
회사가 커피박 재자원화 업체를 찾기 위해 시행한 전국 공모전에서 당선된 4개 업체 대표들도 발표에 나섰다. 50%의 커피박이 들어간 합성 목재를 만들고 있는 4EN, 커피박 데크를 만드는 동하, 해조류와 커피박을 혼합한 생분해 일회용품을 만들고 있는 마린이노베이션, 친환경 커피박 포장완충재를 생산하는 HN노바텍 등이 그 주인공. 이들이 만드는 구체적인 모델을 통해 커피박 재자원화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한 폐기물 활용을 넘어 소셜 벤처기업 및 미자립 중소기업들의 자립 지원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이들 기업이 보여줄 활약에 더욱 기대가 크다.
커피박 재자원화 프로젝트는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의 자립 지원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지난 1년간 커피박 재자원화 프로젝트를 통해 인천시 3개구에서 총 62개의 카페가 프로젝트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총 2.8톤의 커피박을 수거하는 성과를 올렸다. 한 해 전국에서 버려지는 커피박의 양을 생각하면 아직은 부족하지만 폄하할 수 없는, 작지만 큰 걸음이다. 기업이 자원 선순환에 기여하는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 이번 프로젝트와 함께 친환경 기업으로 나아가는 회사의 발걸음도 더욱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21세기는 재활용의 시대죠. 그런 면에서 현대제철의 이번 커피박 재자원화 프로젝트가 매우 반갑습니다. 단지 구호에 그치지 않고 기업이 이렇게 구체적인 아이템을 만들고 확산시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것은 정말 뜻깊은 일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커피박이 다시 자원화돼서 컵이나 연료 등으로 쓸 수 있는 모델이 만들어진다면 세계적으로도 확산될 수 있다고 봐요. 그런 점에서도 매우 의미 있는 시도라고 느껴집니다.”
“저희는 합성목재를 제조하는 회사입니다. 나무 가루가 들어가는 일반 합성목재와 달리 커피박 가루가 들어간 커피박 데크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죠. 목재는 전혀 없이 그 자리에 커피박을 넣고 있습니다. 그간 갈대나 억새풀 같은 재료를 재자원화하는 연구를 꾸준히 진행하다 우연히 커피를 접했는데 이번 공모전에 당선돼서 너무 뿌듯합니다. 덕분에 개발을 완료하고 특허까지 냈어요. 환경과 자원 재활용에 관심을 갖고 중소기업에 좋은 기회를 준 현대제철에 감사드립니다.”
“저희는 커피박을 활용한 각종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이자 매일유업과 스타벅스의 커피박을 처리하고 있는 폐기물 처리업체예요. 기존에 커피 숯 등을 개발해 유통하고 있었지만 배출되는 커피박의 양에 비해서는 미미했죠. 그래서 대량으로 소비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다 합성목재를 생각하게 됐어요. 인테리어 벽돌이나 거리에 서있는 식생 모듈을 커피박 제품으로 만들고 있죠. 커피박을 재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연구를 펼치는 와중에 이번 공모전에 입상해 큰 힘이 됐고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글 「쇠부리토크」 편집팀
사진 김대진(지니 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