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선기술의 미래를 연구합니다'
당진제철소 연구개발본부 제선기술개발팀

“제선기술은 제철소의 모든 공정 가운데 첫 번째 공정입니다. 제선기술개발팀은 그 공정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주로 연구하는 곳입니다. 미래를 위한 친환경 소재를 개발하거나 보다 높은 수익을 내기 위해 연구 개발을 거듭하고 있죠. 품질 좋으면서도 더 저렴한 쇳물을 만들기 위해 각종 원료들을 평가하고 연구해서 고로에 넣기 적합한 광석과 코크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팀을 이끄는 김병철 사우의 설명대로 제선기술개발팀은 고로에 들어가는 연료를 연구하고 개발하는 부서다. 뛰어난 품질과 저렴한 원가로 최고의 생산성을 낼 수 있는 연료를 찾는 것이 제선기술개발팀의 최대 목표.

“정말 다양한 원료들을 찾아 헤맵니다. 해외 오지 광산도 돌아다니죠. 최고의 커피 맛을 위해 각종 커피콩을 혼합하는 것처럼 우리도 많게는 서른 가지에 이르는 원료들을 섞어서 고로에 넣기 적합한 최고의 연료를 만듭니다.”

현재 제선기술개발팀 연구원은 총 10명이다. 처음 이 일이 시작된 것은 2006년 12월. 이때부터 2018년까지 연구개발본부에서 이 일을 담당하다가 올해 초 생산기술팀이 꾸려지며 팀이 분리됐다. 그렇다고 제선기술팀이 독자적으로 연구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다른 부서와의 협업도 긴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종협 사우는 “우리 팀이 연간 해외에서 수입하는 원료만 해도 대략 3천만 톤이 넘는다. 따라서 원료를 구입하는 구매부서, 우리가 개발한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는 제선생산기술팀 등 조업 부서와의 협업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원가를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팀의 중요 업무이기 때문에 독자적인 연구에서 끝나지 않고 항상 다른 팀과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2006년 팀 설립 이후 제선기술개발팀은 주목할만한 신기술을 계속 선보여왔다

“제철소의 고로에는 늘 불이 붙어있어야 합니다. 연구한다는 이유로 잠시라도 기계를 멈출 수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개발한 기술을 테스트하려면 부서 간의 협력 관계가 매우 중요합니다.”

박영주 사우도 제선기술개발팀의 업무에 대한 설명을 보탰다. 즉, ’아궁이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기술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향에서 꼼꼼한 작업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런 제약에도 불구하고 제선기술개발팀은 그간 주목할 만한 신기술들을 개발해왔다. 특히 2014년에는 우분, 즉 쇠똥을 태운 열로 철광석을 녹여 쇳물을 뽑아내는 친환경 제선기술을 개발해 큰 주목을 받았다. 이는 제철소뿐만 아니라 일 년에 수천만 톤씩 나오는 우분을 처리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던 농가에도 큰 도움을 주는 일이었다. 그야말로 ‘상생의 기술’. 최근에는 바다에 버려지는 굴 껍질을 이용해 새로운 연료를 개발하는 등 상생을 위한 연구를 멈추지 않고 있다.

쇠똥, 굴 껍질, 함철 부산물. 제선기술팀은 생각하지도 못한 재료에서 제철산업을 위한 성분을 캐낸다

김병철 사우는 이를 ‘밀 마이닝’이라고 표현한다.

“제철소의 밀(Mill)과 광산업의 마이닝(Mining)을 결합한 단어입니다. 미래에서는 아주 중요한 개념이 될 기술이죠. 전에는 그저 버려지던 제철소의 각종 폐기물을 분석하고 그 안에서 좋은 성분을 찾아내는 데 그쳤다면 이제는 석탄을 사용하면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도시가스를 줄이고 ‘폐기물의 자원화’를 꾀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우분, 굴 껍질뿐만 아니라 일 년에 몇백만 톤씩 나오는 함철 부산물에서도 보석을 찾고 있습니다.”

‘밀 마이닝’ 기술을 통해 이룩한 쾌거는 또 있다. 전기로에서 발생하는 분진가루 안에 상당량의 아연이 들어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 아연은 타이어의 원료로 쓰이는 성분인데, 하마터면 산업 폐기물로 취급받아 버려질 뻔한 것에 새 생명을 불어넣은 셈이다. 이는 현대제철 7개 공장을 돌아다니며 108종의 폐기물을 분석한 결과 얻어낸 값진 성과다.

“폐기물 중에 값어치 있는 자원을 찾아 원료의 다변화를 이루고, 생각하지도 못한 다른 산업에 도움을 줄 수도 있죠.”

김병철 사우는 ‘밀 마이닝’ 작업이 현대제철에 국한되지 않는 ‘우리나라 제철산업의 미래’라고 확신한다. 제선기술개발팀의 일은 그 큰 그림 안에서 ‘미래의 먹거리’를 찾는 작업이기도 하다. 온실가스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친환경 연료의 개발, 즉 연료의 다변화를 위한 일련의 작업인 것이다.

제선기술개발팀 고광현, 박태준, 서동명, 박수아, 박영주, 이종협, 김가언 사우(왼쪽부터)

“제철소 공정의 시작이 바로 쇳물을 만드는 작업에서 비롯되기에 우리의 일이 바로 꼭지점이자 시작점입니다.”

김가언 사우의 말처럼 이 같은 작업에 대한 제선기술개발팀 연구원들의 자부심은 남다르다. 그 긍지를 바탕으로 김병철 사우는 2019년의 목표를 ‘연구다운 연구를 시작하는 원년’으로 삼았다.

“생산기술팀과 분리되면서 조금 외로워진 면은 있지만 반대로 미래의 먹거리를 마련하기 위한 진짜 연구다운 연구를 시작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마련된 것 같습니다. ‘밀 마이닝’을 통한 연료 연구를 통해 우리나라 제철산업의 미래를 여는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스파이더맨’ 같은 우리 팀 히어로
– 이동수 전임연구원

올 1월 7일에 입사한 새내기 연구원 이동수 사우. ‘우리 팀 히어로’에 낙점될 만큼 빠른 시간 안에 팀에 적응한 유망주지만 정작 본인은 ‘아직 모든 것을 배우는 단계’라고 말하는 겸손한 인재다. 그가 팀에서 하는 일은 소결 연구 진행이다. 지금은 선배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으며 일을 배우고 있지만 언젠가는 모든 일을 믿고 맡길 수 있는 든든한 제선전문가가 되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다. 제선공정에 관한 한 무엇을 물어봐도 막힘없이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자신 같은 후배에게 도움을 주는 선배가 되고 싶는 것이 그의 목표다.

이런 그는 평소 스파이더맨(Spider Man)을 좋아한다. ‘너무 잘난’ 다른 영웅들에 비해 스파이더맨은 인간적인 면이 많아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스파이더맨은 실수를 굉장히 많이 해요. 하고 싶은 건 많은데 욕심이 앞서다 보니 늘 좌충우돌하고 고뇌합니다. 그런 점이 아직은 신입사원으로서 의욕이 앞서는 저와 비슷한 것 같아요. 하지만 결국 악당을 물리치고 원하는 바를 이루어내죠. 저도 언젠가는 스파이더맨처럼 무엇이든 척척 해낼 수 있는 제선공정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쇠부리토크」 편집팀
사진과 영상 김대진(지니스튜디오)

 

  • 조금 부럽기도 어렵기도 신기하기도 역시 연구는 어렵습니다.
    항상 수고 하시고 늘 수고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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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파이더맨 항상 응원합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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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0*** 댓글:

    연구원들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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