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입사 8년 차인 박재영 사우가 근무하는 연구소 재료분석팀은 연구소에서 시생산 하는 제품에 대한 다양한 시험을 진행하는 부서다. 40명 정도 되는 사우들이 화학분석 업무, 고장분석 업무, 인장강도 같은 재질 시험 업무를 진행한다. 소품종 다량의 시험을 진행하는 현장의 부서와는 달리 연구소에 소속된 이 팀은 다품종 소량의 시험을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의 주요 업무는 재질 시험 업무 중 인장강도나 항복강도, 자동차 강판 성형 시 필요한 철강의 강도를 확인하고 분석하는 일이다. 개발부서와 협업을 통해 일을 진행하기에 자체적으로 실적을 따질 수 있는 업무는 아니다. 하지만 시험을 진행하는 업무이고, 국제 공인을 받은 연구소이다 보니 시험 결과가 정확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책임감과 부담감이 크다. 덕분에 특유의 꼼꼼쟁이가 되어 시험이 틀리지 않도록 늘 2번, 3번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시험을 진행하는 철강의 부피는 크지 않다. 어느 정도의 힘까지 끊어지지 않고 견디는지를 측정하는 인장시험에 필요한 시편의 크기는 작게는 4㎝에서 크게는 80㎝ 정도다. 철판을 때려 강도를 측정하는 시험에 사용하는 시험편도 40~50㎝ 정도 되는 직사각형 철판을 이용한다.
오늘은 어떤 시험이 기다릴까?
아침 8시 30분에 출근하면 30분간 팀원들과 당일 진행할 시험들을 살펴보며 회의를 진행한다. 앞서 신청된 시험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하지만, 때로는 긴급 요청으로 들어오는 시험도 있기 때문이다. 하루에 진행할 시험의 순서가 정리되면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본격적인 시험이 진행된다.
박재영 사우가 맡은 업무는 철강의 강도를 시험하는 일. 대표적인 인장시험은 철 양쪽 끝을 기계에 물린 다음 바깥쪽에서 힘으로 당겨 철판이 언제 끊어지는지를 알아보는 시험이다. 시험체에 따라 2분이 걸릴 수도, 30분이 걸릴 수도 있기 때문에 하루에 진행하는 시험의 수는 매일 다르다.
시험이 무사히 마무리 되면 퇴근 시간까지 데이터를 분석하며 보고서를 작성한다. 연구소가 국제 공인을 받은 곳이기 때문에 정확성이 중요하다. 소수점 셋째 자리까지 들어가는 숫자 하나에도 꼼꼼하게 확인해 분석한다.
좋은 결과가 나왔을 때 느끼는 흐뭇함
시험하는 제품은 종류도, 품질의 차이도 다양하다. 회사에서 새롭게 개발 중인 제품은 물론, 기존에 생산 중인 제품이거나, 타사의 제품이 시험대에 오를 때도 있다. 결과 데이터에 따라 의뢰한 사우의 얼굴에 함박웃음과 시무룩함이 머물기도 한다. 의뢰자의 반응에 따라 일하면서 느끼는 박재영 사우 즐거움도 달라진다고.
“한번은 자동차강판개발팀에서 당일 보고해야 하는 급한 시험이 있다며 찾아온 일이 있어요. 가져온 시편이 따끈따끈할 정도였죠. 7시까지 잔업을 하며 시험을 진행했는데, 결과가 상당히 좋았어요. 데이터가 잘 나와서 고맙다며 함박웃음을 띄고 꾸벅 인사하고는 신나게 뛰어가는 사우를 보니 ‘이 일 하기 참 잘했구나’하는 뿌듯함이 느껴졌죠.”
이렇게 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던 시험재료가 이후 제품으로 생산된다는 소식을 듣는 일도 종종 있다. 개발에 직접 참여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신이 하는 일이 신제품 개발에 도움이 되었구나 하는 생각에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번진다.
내 사전에 재시험은 없다
여러 해 동안 수많은 시험을 진행하다 보니 시험 결과가 예상되는 경우도 많다. 익숙한 일이라고 잠시라도 한눈팔면 큰일! 시험 도중 자리를 벗어나는 것도 금물이다.
“모르는 사람에게는 멍하니 컴퓨터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데이터를 보면서 시험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집중해서 살펴보는 거예요. 데이터가 잘못 나올 때는 바로 확인해서 바로잡아야 하거든요.”
박재영 사우는 시험 때마다 늘 큰 부담을 느낀다. 시험하면서 제품이 파괴되는데, 다시 시험을 진행할 시험편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분이 있더라도 외부에 의뢰해 시험에 적합한 형태로 다시 가공하는 것도 일이다. 사람으로 인한 실수나 잘못이 없도록 주의하고 또 주의한다.
“한번은 시험도중 업무 관련 통화를 하면서 버튼을 잘 못 누른 적이 있어요. 시험에서는 있을 수 없는 큰 실수를 한 거죠. ‘죄송합니다’라며 사과를 했지만, 시험을 의뢰한 사우의 표정이 관리 안 되더라고요. 다른 사우들이 열심히 준비한 소중한 시험을 망쳤다는 생각에 많이 미안했어요. 이후로는 절대 실수가 생기지 않도록 늘 긴장하며 시험을 진행하고 있어요.”
*5월 24일 발행되는 「쇠부리토크」 1071호의 <슬기로운 회사생활> 코너에 업무를 소개하고 싶은 팀이 있으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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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참여 바랍니다.
사진 잘 나왓네요~~
연구소 에서 하는 업무가 이런 것이 었군요 기사 잘읽었습니다. 내부도 한번 구경 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