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렇게 멋진 공장이 진짜 있다?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미술과 함께 하는 멋진 협력사가 있다는 소식을 들은 쇠부리토크가 가만히 있을 수 없죠. 바로 당진으로 달려갔습니다.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함께 들어볼게요~!

시끄러운 기계 소리보다 벽화와 조각상들이 입구에서 먼저 인사하고, 쇠 냄새를 맡기 전 꽁지머리 아티스트와 먼저 눈이 마주치는 곳. 현재진행형 ‘잘나가는’ 철강회사 공장을 예술공간처럼 꾸며 놓은 독특한 곳. 바로 현대제철의 오랜 협력사로 끈끈한 파트너십과 우정을 쌓아온 영진철강이 이 독특한 공간의 주인공이다. 향기로운 커피와 최고급 음향 시스템, 국내외 아티스트들의 미술작품이 함께하는 감성 넘치는 협력사, 영진철강 김영춘 대표를 만났다.

Q 영진철강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1995년에 설립한 우리 회사는 냉연 강판을 가공·제조해 판매하는 기업입니다. 그간 현대제철에서 다양한 철강재를 공급받아 430여 개의 제조업체에 가공·유통해 오고 있습니다. 월 기준 8000톤 정도 되지요. 그러니까 현대제철로부터 일정한 양을 지속적으로 구매해 이를 가공 후 다시 판매하는, 현대제철 냉연 판매점의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Q 현대제철과는 정말 끈끈한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네요.

그렇습니다. 현대제철과는 1995년도부터 지금까지 끈끈한 신뢰를 바탕으로 강한 파트너십을 이어 오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보시는 당진 2공장은 말 그대로 현대제철을 위한 공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선 업무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현대제철에서 구매한 통코일을 소비자에게 맞는 규격으로 가공하는데요. 거의 RCL(리코일링라인)의 외주 공장이라고 할 수 있어요. 몇 년 전부터는 알루미늄 레이저 블랭크의 외주 공장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Q 현대제철과의 이 같은 긴밀한 관계는 두 회사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우리는 현대제철 냉연제품의 소비자가 현대제철의 제품을 믿고 구매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책임감도 크지요. 이를 잘 수행해 현대제철과 영진철강이 함께 발전, 서로 윈윈하는 최고의 협력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갤러리 2층(좌)과 3층(우)

Q 깊은 인연만큼 업무 외에도 함께 하는 일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요. 우리 회사는 11년 전부터 ‘어울림음악회’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음악에도 관심이 많은데요, 살면서 한 번쯤은 합창이라는 낭만적인 경험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저 혼자보다는 직원들하고 함께 하면 좋잖아요. 그래서 매주 수요일 음악 선생님을 모셔서 전 직원이 합창 연습을 했습니다. 그렇게 2012년 10월 고객사와 우리 직원, 가족들에게 장기자랑 시간을 선보인 게 시작입니다. 그때 현대제철 측에서도 큰 관심을 보여주셨는데요. 2016년에는 영업 쪽 부서에서, 2017년과 2018년에는 당진제철소 음악 관련 동호회 분들이 합창에 참여해 주셨지요.

Q 이렇게 음악회도 하시고, 갤러리까지… 철강회사와 예술의 조화가 흥미롭고 이색적입니다. 그 시작 스토리를 듣고 싶어요.

코로나는 끝나가지만, 함께 모여 합창하는 건 여전히 조심스러운 가운데 문화예술 쪽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떠오른 것이 미술관입니다. 공간을 마련하고 전시를 시작한 것은 2022년 11월입니다만, 시작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당진 1공장의 문을 열 때였는데요. 제 오랜 친구인 김재열 홍대 미대 교수의 작품들을 공장에 걸어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작가들의 작업실에는 정말 많은 작품이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채 먼지만 쌓이고 있거든요. 결국 공장 오픈할 때 벽과 사무실에 작품 100여 점을 걸면서 ‘김재열 갤러리’로 명명을 한 적이 있었죠. 그때 반응이 아주 좋았습니다만 기본적으로 공장이라는 한계가 있어 발전시키지는 못했습니다.

Q 그때의 경험이 당진 2공장을 지금의 모습으로 꾸미는 데 역할을 했겠네요.

그렇습니다. 10년 전 처음 이 터를 인수해서 당진 2공장을 열려고 할 때 꼬박 3년을 투자해 리모델링하면서 건물 내외부를 최대한 아름답게 꾸몄습니다. 이 터가 35년 된 공장부지이긴 하지만 회사 공장으로 쓰기 위해 공간을 구성해 보니 자투리 공간이 많았어요. 그 공간을 정리하면서 마침 주택가와 인접한 곳이니 이를 잘 활용해 주민과도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렇게 김야천 작가님께 의뢰해 벽화도 그리고 건물 곳곳에 소장 미술품을 걸었습니다.

Q 안 그래도 공장에 들어서면 제인 먼저 벽화가 눈길을 끕니다.

원래는 플라스틱 알갱이를 모아 놓는 탱크가 있던 자리예요. 그곳에 영진철강의 롤을 상징하는 것들을 그림으로 표현했지요. 롤이 풀려서 자동차 강판이 되기도 하고, 그 유명한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건축자재가 되기도 하고요. 또 대양을 항해하는 영민한 고래같이 세상을 이롭게 하자는 뜻으로 고래도 그렸지요. 가운데에는 YJ를 표현한 영진철강의 로고도 있어요.
*빌바오는 스페인의 오래된 철강도시로, 비록 지금은 사양 산업이지만 조선업 등이 성행했던 곳이다.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은 빌바오를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관광도시로 이끈 상징성을 갖고 있다.

Q 미술작품 전시에 대한 현대제철, 그리고 당진 주민의 호응이 좋을 것 같아요.

사실 2022년 11월 이전까지는 사내 직원들만 공유하는 공간이었으니, 세상에 공개한 건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신감이 있습니다. 이제 쇠부리토크에 소개돼 많은 현대제철 임직원분과 지역주민들이 오셔서 관심과 응원을 주신다면 그에 힘입어 우리가 좀 더 힘을 내고 규모 있게 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현대제철의 관심과 응원이 앞으로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요.

영진철강은 사람들로 하여금 공장 공간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게 만든다. 모두를 위한 공간, 세상에서 가장 예쁜 공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김영춘 대표의 꿈이 가득한 이 공간으로, 오는 주말 가족과 손을 잡고 방문해 보자. 현대제철과 함께 상생과 협력으로 성장해 온 영진철강이 야심차게 마련한 ‘미술과 함께 하는 미래’에 동참하는 일은 분명 뜻깊고 흥미로운 일일 것이다.

김태희
사진 김대진(지니에이전시)

  • 시간 날 때 보러 가야겠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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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eo*** 댓글:

    와~ 회사에 미술관이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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