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트렌드 정리 알잘딱깔센!

평균이 없어진다

명품을 구매하기 위해 오픈런을 마다하지 않는 명품족과 초저가 절약 상품을 찾고 짠테크를 이어가는 알뜰족이 공존하고 있다. 이처럼 사람들이 양극화되거나 다수가 선호하는 무난한 시각을 넘어 개인의 다양성이 강하게 드러나면서 이제 우리 사회는 평균값을 내기 어려워졌다.

앞으로 계속해서 개인 맞춤화가 확대될수록, 그간 내가 믿고 있던 보편적이고 통상적이던 기준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동시에 타인의 라이프스타일이나 취향, 의견에 마음을 열고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태도가 필요하겠다.

성큼 다가오는 디지털 세대

2010년 이후에 태어난 진짜 신세대인 알파세대는 태어나서 처음 한 말이 ‘엄마’가 아닌 ‘시리’, ‘헤이 구글’이라는 소리가 있다.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을 경험하면서 디지털 기술을 생활 전반에 받아들인 그들은 제페토를 비롯한 메타버스 플랫폼 속에서 캐릭터를 키우며 또 다른 자아를 형성한다. 세상을 받아들이는 메커니즘이 기성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알파세대를 대할 준비는 되었는가?

세대 차이가 많이 난다고 소통을 걱정할 건 없다. 누구나 갖고 살던 부캐(멀티 페르소나)를 넘어 사람과 사귀고 소통하는 방식이 더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부를 같이하며 소통할 수 있고, 새로운 소식을 전달하거나 취미·관심 분야를 공유해보자. 심지어 알파세대는 어린 나이에도 경제 공부를 한다고 하니, 어쩌면 이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마음이 맞는다고 생각한 유저와 엄청난 세월 차를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쉽고 간편하게, 하지만 충만하게

스마트폰 덕분에 우리는 무수한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습득하고 다양한 선택지를 마주하게 됐다. 지금 설치된 앱만 몇 개인지! 원하는 서비스를 실행하려는데 앱을 못 찾아 검색해본 경험도 있을 것이다. 그들에겐 희소식이 될 ‘슈퍼앱’이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슈퍼앱은 카카오톡처럼 앱 하나로 소통과 쇼핑, 송금 등 여러 기능을 하는 앱을 뜻한다.

카카오톡 외에도 이미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슈퍼앱이 있다. 지역 중고 거래를 시작으로 지역 기반 아르바이트, 부동산, 중고차 등 서비스를 확장한 ‘당근마켓’, 인증서 없이 편하게 송금하는 것을 넘어 대출, 보험, 주식 등 전반적인 금융 서비스를 아우르는 ‘토스’, 여행과 공연 등 문화 영역을 담은 ‘야놀자’ 등이 그 대표적인 예다.

최근에는 육아 정보를 다루는 ‘자란다’가 아이 교육의 영역까지 확장하며 슈퍼앱 전략을 취하고 있다. ‘닥터나우’도 비대면 진료와 처방, 배송 등 의료 서비스 쪽으로 계속 몸집을 키우는 중이다. 과연 2023년에는 또 어떤 슈퍼앱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즐겁게 지켜보자.

생각한 대로 먼저 해드립니다

‘오늘은 운전하기 너무 피곤한데’, ‘실내가 좀 어두운데 밝으면 좋겠어’, ‘이달 관리비는 냈던가?’와 같이 살면서 마주하는 사소한 질문과 요구를 먼저 배려, 해결해주는 기술이 보급되고 있다. 이른바 선제적 대응 기술. 아파트 주차장에 들어서면 현관이 열리고 엘리베이터가 자동으로 내려오는 걸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이러한 기술은 삶의 각종 편의를 보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적 약자를 돕거나 대형 사고를 예방하는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애플 워치의 긴급 구조 요청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애플 워치는 충돌이나 넘어짐 등을 감지해 긴급 연락처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 보행이 어려운 노인, 운전자 등을 돕는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나 불편을 해소하는 기술이 현실로 구현되고 있으니 실로 기대해봄 직하다. 누구에게나 삶의 위급한 순간은 찾아오고 노화는 피할 수 없는 인생의 여정이니 말이다.

장기화된 팬데믹과 전쟁, 인플레이션 등 현실이 무거운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새로운 변화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자신의 마음과 목표를 살피고 사회의 흐름을 읽으며 단단히 신발 끈을 동여매자. 「트렌드 코리아」에서 내건 래빗 점프(Rabbit Jump)라는 말처럼 개인, 기업, 국가 모두 한 단계 더 도약하는 한 해가 되길 바라본다.

글 유승현 에디터
사진 셔터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