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플라스틱이란 기존 제품이 쪼개져서 5밀리미터 이하가 되거나 원래 5밀리미터 이하로 제조된 합성 고분자화합물을 뜻한다.
원래 이 크기로 제조돼 클렌징, 스크럽제 등의 화장품과 치약에 성분으로 사용된 것을 1차 미세플라스틱이라고 한다. 이 경우 국내를 비롯해 미국, 프랑스, 호주, 캐나다 등에서 법적으로 사용 금지되었다. 그러나 미세플라스틱의 가장 큰 오염원은 바다에 흘러 든 모든 플라스틱이다. 양식장의 스티로폼 부표, 비닐봉투, 일회용 컵, 선박에서 버린 쓰레기 등 모든 플라스틱 제품은 햇빛과 바람에 잘게 부서져 미세플라스틱이 된다. 호랑이가 죽어서 가죽을 남기듯 플라스틱은 미세플라스틱을 남긴다. 플라스틱은 죽지 않는다. 다만 잘게 쪼개져 눈에서만 사라질 뿐이다.
세계적으로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은 육류 소비량보다 1500만 톤이나 많다. 육류는 위장에서 유기물로 분해되지만, 플라스틱은 생산에 5초, 사용에 5분, 그리고 분해에 500년이 걸린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지금까지 생산된 플라스틱 중 약 14퍼센트만이 재활용됐고, 이 중 제대로 재활용된 비율은 2퍼센트뿐이라고 한다. 86퍼센트는 소각 및 매립, 바다로 유출되는데 이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한다. 따라서 아무리 1차 미세플라스틱을 잘 관리해도 궁극적으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지 않는 한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다. 세계 플라스틱의 40퍼센트가 아시아에서
생산되는데, 그 때문인지 아시아에서 생산된 소금이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가장 높다. 플라스틱 생산량 및 비닐봉투 사용량이 세계 톱을 달리는 한국의 경우 인천 앞바다와 경기 해안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셋째로 높은 곳은? 낙동강 하구다.
사실 해양플라스틱 문제는 이미20~30년 전부터 알려졌지만, 별 관심을 끌지 못하다 최근 전세계적인 이슈로 급부상했다. 바로 우리의 위장을 가격했기 때문이다. 거북이 코에 빨대가 꽂혀 있거나 고래의 뱃속에서80개의 비닐봉투가 나온 것도 충격이지만, 우리 뱃속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엄중한 사실에 태도가 달라졌다. ‘유럽 위장병학 주간( United European Gastroentrology Week)’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피실험자들의 대변 샘플에서 최대 9가지 미세플라스틱이 확인됐다.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된 식품류는 패류, 게, 어류 등의 해산물은 물론, 맥주, 꿀, 설탕, 소금, 수돗물, 생수 등 필수 식품이다. 가끔 먹는 디저트나 과일 등 선택해서 피할 수 있는 단일 식품이 아니다. 예를 들어 거의 모든 음식에 들어가는 소금의 경우 전세계 소금의 90퍼센트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
미세플라스틱의 문제는 생태계 및 먹이사슬 오염, 해양생물 위협, 독성물질 흡착으로 인한 유해성으로 요약된다. 미세플라스틱 섭취가 플랑크톤의 생식률 및 섭식률 저하와 염증면역 반응 증가를 일으키고, 그 자체로서 잔류성 유기오염물(Persistant Organic Pollutants)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여 독성이 높아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하지만 사람의 경우 미세플라스틱 섭취의 건강 영향은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이제 막 연구되기 시작한 미세플라스틱을 주의할 근거는 충분하다. 만약 내 몸에 플라스틱이 쌓이는 것이 싫다면 사용을 줄여보자. 우선 스스로 생활에서 실천해보고, 그 다음에는 생산, 유통, 폐기에 걸친 플라스틱의 전 생애에 제도적 변화를 요구해보자.
TIP > 미세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는 생활 속 ‘깨알’ 실천 팁
1. 분해에 300년이 걸리는 플라스틱 칫솔, 생분해되는 대나무 칫솔로 바꾸자. 2. 일회용 컵 뚜껑을 자외선에 노출시켰더니 1억 개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이 되었다.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고, 정 힘들다면 뚜껑 없이 마시자. 3. 비닐봉지 한 장이 175만 개의 미세플라스틱 된다.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를 사용하고, 랩 대신 실리콘 뚜껑이나 ‘꿀랩(천연 밀납으로 만든재사용 포장재)’을 사용하자. 4. 폴리에스터 등의 합성수지 섬유로 만든 옷을 세탁할 때 미세플라스틱이 나온다. 미세플라스틱을 걸러주는 세탁망에 합성수지 옷을 넣고 세탁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