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은 쇠에서 생긴 것인데
점점 그 쇠를 먹는다.”
법정스님 저, 『무소유』 중에서
올해 초 법정 스님의 입적 7주기를 맞아 다양한 추모 행사가 열렸습니다. 덕분에 법정스님의 책 『무소유』를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책의 내용 중 철강회사에 몸 담고 있는 제게 남다른 의미로 남아있는 구절이 있습니다.
‘녹은 쇠에서 생긴 것인데 점점 그 쇠를 먹는다.’
이 구절을 곱씹어보면 모든 근심과 걱정은 나로부터 시작되어 나를 녹슬게 만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최근 인맥다이어트에 대한 기사를 보면서 사람들은 직장에서, 가정에서, 혹은 친구 관계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간다고 합니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결국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의 관계에 근간을 두는 경우가 많은데, 관계 형성에 있어 너무나 쉽게 상처받고 많은 고민을 하는 것이 현재 우리의 모습이 아닌가 싶어요. 법정스님은 책을 통해 이에 대한 해법으로 침묵을 제시합니다. 이는 소통의 단절이 아닌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을 도출해내며 보다 깊은 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침묵입니다.
법정 스님의 말씀처럼 때로는 침묵하며 상대방을 이해하고 ‘당당하고 참된 말’을 통해 나 자신을 다스린다면 관계에서의 근심과 걱정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만들어낸 녹에 먹히지 않고 쇠처럼 단단한 관계를 만들어 간다면 진심으로 소통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