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4일 밤 9시, 인천 남동경기장은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 찼다. 회사 여자축구팀 레드엔젤스가 여자실업축구 WK리그 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 및 챔피언 결승전 통합 4연패를 달성한 것. 2016 WK리그 챔피언 결승전 2차전에서 이천 대교에게 4대0으로 대승을 거둔 레드엔젤스의 활약을 살펴보았다.
붉은 천사들의 눈부신 활약
1차전을 0대0으로 마친 양팀의 2차전은 팽팽한 긴장감 속에 시작됐다. 정규리그 최소실점에 빛나는 수비를 자랑하는 이천 대교는 여자 실업축구 통산 3회 우승을 자랑하는 팀으로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양 팀 모두 통산 3회 우승을 달성한 상황에서 이번 경기를 이긴 팀이 사상 최초 4연패의 영예를 안을 수 있는 상황은 선수들에게 더 큰 압박감으로 다가왔다.
홈구장인 이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지난 1차전을 승리로 가져가지 못한 탓일까. 경기 초반 이천 대교의 공세는 거셌다. 이천 대교는 심서연, 박은선 두 장신 수비수를 앞세워 거세게 압박해왔다. 몇 차례 위기를 넘긴 레드엔젤스는 이민아-따이스-비야를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전반 25분 왼쪽 코너킥 기회에서 김나래의 헤딩슛이 상대 골키퍼를 맞고 나오자 비야가 밀 어 넣어 선제 득점을 올렸다.
전반 27분에는 따이스의 크로스를 유영아가 헤딩슛으로 마무리하며 점수를 2대0으로 벌렸다. 이후 경기는 레드엔젤스의 일방적인 흐름으로 이어졌다. 후반 4분 비야가 역습 상황 에서 스루패스를 받아 쐐기골을 터트려 사실상 승부를 갈랐고 33분에 역시 비야가 상대 수비수 세 명을 따돌리고 득점을 성공시키며 해 트트릭을 달성해 승리를 자축했다.
어느 해보다 값진 올해의 기록
이로써 회사는 WK리그 최초로 통합우승 4연패의 금자탑을 쌓으며 한국 여자실업축구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최인철 감독은 “최초로 통합 4연패를 이뤄낸 선수들이 대견하다. 구단의 지원이 없었다면 이런 결과 역시 없었을 것”이라면서 선수들과 구단에 우승의 공을 돌 렸다.
이날 관중석에서 응원한 인천공장 총무팀 송하승 사우는 “최선을 다 한 선수들과 열렬히 응원한 우리 임직원들이 있었기에 통합 4연패의 금자탑을 쌓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이 순간을 함께할 수 있어 너무 기쁘고 평생 잊지 못 할 추억이 될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레드엔젤스는 2016 정규리그 24경기에서 단 1패(16승 7무)만을 기록했는데, 올해의 기록은 그 어느 해보다도 값지다. 시즌 시작 전 국가대표 공격수 전가을과 미드필더 조소현을 각각 미국과 일본으로 보내고 나서 이룬 성과이기 때문. 국가대표이자 리그 3연패를 이끌었던 이들의 공백은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새롭게 팀에 합류한 박희영, 김담비, 장슬기 등이 팀에 잘 적응했고, 개성 강한 선수단을 하나로 만들어 낸 최인철 감독의 리더십 또한 빛을 발했다.
매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 내년에도 우승해 반드시 5연패를 달성하겠다는 레드엔젤스. 한국 여자축구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이들 의 빛나는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