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명량’이라는 영화가 한국영화의 흥행 기록을 갈아치웠다. 공식적인 수치로만 1,700만명이 훌쩍 넘는 관객을 동원하였으니,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어떤 식으로든 이 영화를 보았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역사적 인물과 스토리로 구성된 이 영화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토록 열광적인 반응을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작품의 수준과 완성도만으로는 이를 설명하기 어렵다. 아마도 우리 역사에 이토록 위대한 장군이 있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느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 자신에 대한  믿음에서 출발
역사 속의 위대한 인물을 만나게 되면 가슴 한 켠에 뿌듯하고 자랑스러운 감정, 즉 자부심이 생긴다. 그래서 스스로를 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며 현재의 이런 저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
옛말에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말이 있다. 내가 힘들고 어려운 처지에 있으면 다른 사람을 돕기 어렵다. 뭔가 위대한 일을 하려면 무엇보다 내면에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 있어야 한다.
자부심은 스스로에 대한 긍정적 마음이며 더 나은 상태로 올라갈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내면의 에너지 원천이다. 다시 말하면 자부심은 ‘뭔가를 할 수 있게 하는 힘’이다.
자부심은 자만심이나 허세와는 철저히 구별되어야 한다. 자만심은 현실의 좋은 상태에 취해 있는 상태를 뜻하고, 허세는 스스로를 외부에 과장되게 자랑하고 드러내는 상태를 말한다. 그렇기에 자만심과 허세는 어떤 식으로든 세상살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부심은 단순히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마음이 아니다. 진정한 자부심은 자신의 가치와 능력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현재의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고 원하는 것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마음이다.

● 지속성장의 힘, ‘성장 사고 방식’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저명한 심리학자인 캐롤 드웩은 사람의 삶에 대한 두 가지 태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하나는 자신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 ‘성장 사고 방식(Growth Mindset)’이다. 성장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자신을 아직 완성되지 않은 미완의 상태로 생각한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자신의 꿈과 목표를 향해 정진하고 자신을 계발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다른 하나는 ‘고착 사고 방식(Fixed Mindset)’으로 재능이나 성격은 타고난 것이며, 이미 삶의 많은 부분이 결정되어 바꿀 것이 많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고 방식을 말한다. 고로 고착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은 스스로 뭔가를 개척하려 하기 보다는 수동적이고 도전을 피하며 현실에 안주하는 성향을 보인다. ‘성장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은
‘고착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보다 평소 뇌의 활동이 활발하며, 어려운 문제를 만날수록 뇌의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는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진정 자부심이 높은 사람은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마음을 넘어 바로 ‘성장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현재의 자신의 가치와 능력에 대한 믿음이 있는 만큼 노력을 통해 자신이 더 나아지고 더 큰 것을 성취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 직장인이 느낄 수 있는 자부심의 3가지 대상
직장인이 느낄 수 있는 자부심의 대상은 크게 세 가지다. 자기 자신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그것이다.
직원 개개인이 이 세 가지 자부심을 함께 느낀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세 가지 자부심을 강화하기 위해 조직에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첫째, 존중의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최근 구글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성과가 높은 조직의 대표적이면서 공통적인 특징 한 가지는 바로 조직이 ‘심리적 안전지대’라는 점이다. 쉽게 말하면, 어떤 의견을 이야기해도 존중 받을 수 있는 조직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서로를 존중하는 조직은 ‘WHO‘가 아니라 ‘WHAT’에 집중한다. 누가 어떤 의견을 말했느냐를 따지지 않고 어떤 생각이 조직에 더 도움이 되는지를 따진다는 것이다. 그런 문화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칭찬이나 격려와 같은 동기유발 활동들이 내부적으로 많아져야 한다. 직원 개개인이 심리적으로 힘들거나 기가 죽지 않도록 배려하는 정성은 경영에 있어 선택이 아니라 필수 덕목이다.
둘째, 일에 대한 자부심은 본인이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느낌을 가질 때 만들어진다. 따라서 어떤 일을 할 때는 항상 그 일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충분히 나눌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업무 지시를 하면서 “이거 언제까지 해와!”라는 식의 무심하고 성의 없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좋지 않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와 기대 사항을 정성을 다해 알려주어야 한다. 실제 일을 왜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되면 업무의 생산성이 두 배 이상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마지막으로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높이기 위한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여기서는 회사의 사회적 기여를 강조하고자 한다. 근래 들어 ‘사회적 책임’을 다 하는 기업이 사회적으로도 신뢰와 존경을 받는다. 실제로 세상의 발전에 기여하는 회사가 더 크게 성장하는 시대가 되었다. 세상에서 존경 받는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직원의 회사에 대한 자부심은 저절로 올라가게 될 것이다.

● 자부심, 지금보다 더 나아지기 위한 노력
회사가 직원의 자부심을 키워주기 위한 방법을 언급하였지만 무엇보다 직원 스스로가 자부심을 키우려는 노력이 없다면 이는 모두 공염불에 불과하다. 자부심은 누구의 마음도 아닌 자기 자신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성장 사고 방식’을 마음 속 중심에 자리잡도록 해야 한다. 지금 현재의 수준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도전의 마음가짐과 자만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을 키우기 위해서 내가 노력하면 지금보다 훨씬 더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의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일에 대한 자부심에는 나의 일은 도전할 가치가 있으며, 앞으로 더욱 개선되고 혁신해야 할 여지가 많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회사에 대한 자세는 나와 내 회사는 세상의 발전을 위해 할 일이 많이 남아있고 또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일체감을 가져야 한다.
살면서 우리는 어려운 상황이나 다양한 난관에 부딪히기 마련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스로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이 가능성을 찾으며 지금보다 더 나아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것이 스스로의 자부심을 유지하고 키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글쓴이 박태현은 역량개발과 리더십개발, 조직개발 분야의 전문가다. 고려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인력개발과 조직개발을 전공했다. ‘팀과 리더 이야기’ 대표이다. 현재 국내 유수 기업과 여러 매체에서 개인과 조직 역량 향상에 관한 활발한 강연과 퍼실리테이션(Facilitation)활동을 수행하고 있으며 저서로는『따뜻한 변화 에너지』,『소통, 팀으로 일하라』,『앞으로 뭐하고 살지?』등이 있다.

Success Code 

자부심을 높이는 3가지 방법

자부심은 어떤 직업을 갖느냐, 어떤 지위에 있느냐로 생성되지 않는다. 외부에 기인해 있거나 성공에 의존해 있는 자부심은 모래성과 같다. 진정한 자부심은 자기 스스로의 기준과 의미를 갖고 성장하는 것이며, 자신의 일이 의미와 가치가 있다고 느낄 때 생기는 것이다. 자부심을 갖기 위한 3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1. 전문가 마인드를 가져라
자신을 단순히 월급쟁이라 여기지 말고 ‘미래의 전문가’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한다. 사소한 일상의 직무라도 자신의 비즈니스로 만들어가도록 노력하자.

2. 성장 목표를 가져라
현실적으로 성과나 승진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여기에 매몰되면 더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된다. 자신의 업무 능력을 스스로 향상시키고자 하는 내적 성장 목표를 가져야 한다. 자부심은 자신이 일 속에서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충족될 때 커진다.

3. 자부심 포트폴리오를 만들어라
자부심은 근거가 있어야 한다. 기억하고 떠올리면 자부심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자신이 구체적으로 떠올릴 수 없는 자부심은 허세일 뿐. 자신의 긍정적인 자질이 무엇인지, 자부심을 느끼거나 만족감을 느꼈던 과거의 선택, 결정, 노력, 성취 등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떠올리면 자부심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