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드라마 촬영장의 1일 스타
친절한 올드보이, 윤경중 사우

여수를 목전에 두고 광양, 보성에 둘러싸여 있는 아름다운 생태 도시전남 순천. 이 지역의 대표 관광지이자 명소로 자리 잡은 곳이 있다. 이번 달 화제의 사우촬영의 배경이 된 순천 드라마 촬영장이다. 모든 것이 갖춰진 촬영장에서 활약할 배우로 낙점된 인물은 순천공장에 근무하는 품질관리팀의 윤경중 사우. 조용한 카리스마로 극과 극의 배역 연기를 찰떡같이 해낸 윤 사우의 메이크 오버(Make over)’ 촬영 현장을 지금부터 공개한다.

에덴의 동쪽’ ‘제빵왕 김탁구’ ‘사랑과 야망’ ‘신과 함께의 공통점은? 순천 드라마 촬영장을 배경으로 한 시대극이라는 사실이다. 1960년대부터 1970년대 거리 모습, 서민들이 사는 공간을 재현해 놓은 이곳의 매력은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감성에 빠져들게 한다는 점이다. 가을비가 한차례 흩뿌리고 간 날씨는 오히려 이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시간보다 일찍 현장에 도착해 촬영팀을 기다리던 윤경중 사우는 특유의 온화함과 차분한 모습으로 분장을 시작했다. 평일이지만 촬영장 곳곳에는 단체로 관람 온 학생들과 관광객들이 많았다. 나이가 지긋한 관람객들은 촬영 포즈에 훈수를 두는가 하면 배우 같다는 칭찬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이날 윤 사우는 촬영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였다.

나중에 인터뷰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일생의 반을 부산에서, 나머지 반을 순천에서 살아온 경상도 사나이 윤 사우에게 오늘의 경험은 큰 사건(!)이었다. 밤잠을 설칠 만큼 떨리고 어색한 마음을 누르며 용기를 내야 할 정도로 도전 중 도전이었던 것이다.

예상치 못한 어려움, 아무리 힘든 과제가 주어져도 이것을 극복해내는 일은 윤 사우에게 일상과도 같은 것. 어린 시절 어려웠던 환경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덤덤하게 앞을 향해 걸었고 명예퇴직이라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현대제철에 당당하게 입사해서 압연기능장, 제강기능장, 주조기능장 등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업무의 전문성 확보를 위해 끊임없이 학업도 이어오고 있지만 수준급의 산악자전거도 즐기며 자기 관리에도 철저하다.

도대체 이런 성실맨에게 영화 속 드라마틱 한 캐릭터가 어울리기는 한 걸까? 이런 궁금증과 함께 시작된 첫 번째 촬영은 영화 친구’에서 장동건이 열연했던 동수 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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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가라 하와이!’ 순천의 장동건?
1970년대 부산을 배경으로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 대사가 일품인 영화 ‘친구’는 2001년 개봉 당시 화제를 불러오며 다양한 유행어를 만들어냈다. 교복을 입고 상처 분장을 한 윤 사우는 영화의 명대사 “네가 가라 하와이”를 걸쭉하게 말하는 연기에 도전했다. 인상을 써본 적이 별로 없어 미간 주름조차 잡히지 않는 윤 사우에게 불량한 표정과 인상 쓰기는 꽤나 어려운 미션이었다. 끼보다는 성실한 연기력으로 승부하는 배우가 이런 모습일 터. 윤 사우는 분장으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잘생김을 무기로 순천의 장동건을 제대로 연기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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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사나이의 수줍은 고백 ‘그대가 꽃 같소!’
윤 사우가 사전 인터뷰에서 관심을 보였던 인물들은 뜨거운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캐릭터. 이중 선택된 배역은 고뇌하는 지식인 김희성(변요한 분) 역이다. 운동으로 다져진 다부진 체격과 코스모스를 한 아름 안고 수줍은 듯 고백하는 모습이 어우러지니 뜻밖의 매력을 지닌 또 다른 김희성을 만들어냈다. “그대가 꽃 같소!” 경상도 억양으로 전혀 다르게 튜닝된 프러포즈 메시지는 특히 압권이었다.

친절한 올드보이의 살벌한 연기
촬영 전부터 가장 많은 기대를 모았던 배역은 바로 ‘올드보이’의 최민식 역이다. 부스스하게 일어난 올드보이 특유의 헤어스타일이 첫 번째 허들이었다. 하지만, 준비된 가발이 윤 사우에게 씌워지는 순간 “오! 잘 어울린다!”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이후 촬영은 매우 순조롭게 진행됐다. 무표정한 윤 사우의 얼굴과 손에 들린 망치가 많은 것을 표현해줬다. 어두운 세트 안에서 제법 스산한 분위기도 느껴졌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윤 사우는 스태프들의 가방이 행여 무거울까 뺏어 들기 바쁘고 지나가는 관람객의 사진 촬영도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매우 ‘친절한 올드보이’였다.

쉽지 않았던 촬영도 무난하게 소화한 윤 사우가 오히려 걱정했던 부분은 개별 인터뷰였다. 그러나 인터뷰가 시작되자 걱정은 사라지고 단 한 번의 NG도 없이 매끄럽게 진행됐다.

Q.오늘의 촬영 소감은?
성격이 좀 내성적이고 낯을 가리는 편이라 부담감이 컸는데 여러분들이 도움을 주셔서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힘들었지만 힘든 것 이상의 추억을 간직할 수 있어서 좋았고 뿌듯한 시간이었습니다. 저도 일상에서 새로운 변신을 한 번쯤은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오늘 가장 호감이 갔던 캐릭터는?
모든 캐릭터들이 다 마음에 들었지만 그중에서도 ‘미스터 선샤인’의 김희성 캐릭터가 끌렸습니다. 평소에 제가 정장을 잘 안 입는 편인데 멋진 양복을 입고 수염도 길러보는 등 해보지 못했던 이미지로 변신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Q.업무 소개를 해주세요.
품질보증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순천공장에서 나오는 모든 제품을 일괄적으로 관리하고 확인하는 업무를 하고 있어요. 품질 결함의 종류는 다양한데 철에 대한 상식이 풍부해야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자격증 공부도 시작하게 됐고 지금까지 취득한 자격증에는 압연 기능장, 제강 기능장, 주조 기능장 등이 있습니다.

Q. 병행하고 있는 학업은?
학업에 대한 열망이 있어서 국가평생교육원을 통해서 전문 학사와 공학사를 취득했습니다. 현재는 금속재료기술사도 공부하고 있고 여건이 허락된다면 금속관련 석사나 박사과정을 밟아보고 싶습니다.

Q.틈틈히 취미생활도 즐기신다고요?
산악자전거를 타고 있습니다. 매일 출퇴근을 자전거로 하고 있는데요. 회사와 집을 자전거로 오가는 시간이 저에게는 매우 소중한 시간입니다. 자전거를 타면서 주위의 자연을 많이 보고 느끼려고 합니다. 주변에 너무 당연한 듯 존재하지만 사실은 귀한 것들을 찾으며 행복해지려고 노력합니다.

Q.젊은 시절의 꿈과 지금의 꿈은?
학창 시절의 꿈은 ‘부자가 되는 것’이었어요. 제가 당시에 배우고 싶은 것들이 많았는데 가정 형편 때문에 할 수 없었던 게 큰 설움이었나 봅니다. 경제적인 이유로 하고 싶은 일을 시도조차 못 하는 일은 없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넉넉하고 부유하지는 않지만 가족들이 생활하고 각자의 취미를 즐기기에는 충분해서 어느 정도 꿈을 이뤘다고 생각을 합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가족이 건강하고 화목하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는 것이 꿈입니다.

Q.나에게 현대제철이란?
울타리인 것 같습니다. 누구를 가두어 놓는 울타리가 아니라 보호하고 지켜주는 울타리인 거죠. 저와 가족이 그 울타리 안에서 각자의 꿈을 꾸고 이루고 이상을 찾아갈 수 있었습니다. 현대제철은 감사함 그 자체입니다.

Q.현대제철 직원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는 사우들에게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무언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 이미 그 자격증은 본인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막막하고 어려웠는데 조금씩 노력하다 보니 어느새 자격증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수준이 되어 있었습니다. 더디고 느린 것은 걱정하지 말고,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꼭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가장 매력적인 윤경중 사우의 스타일은 어떤 룩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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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부리토크」 편집팀
포토그래퍼 ARCFACTORY 박기훈
영상 편집 ARCFACTORY 영상팀
헤어 & 메이크업 박진영
의상 스타일링 허나리
섭외 한정욱(순천공장 기자)

  • hyo*** 댓글:

    멋있습니다 계장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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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y7*** 댓글:

    와우!
    대박!
    멋져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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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sc*** 댓글:

    잘 보고 갑니다
    기사 내용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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