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8일, 포항공장 설비팀이 무재해 13배수를 달성했다. 2007년 10월 26일부터 무려 3240일 동안 안전하게 포항공장의 설비를 담당한 그들의 안전관리 비결을 들어봤다.
포항공장 설비팀 오청환 계장과 김영록 기장이 불안전개소 점검을 위해 설비배치도를 보고 있다.
포항공장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사람들
“포항공장 설비팀은 산소, 가스, 냉각수와 같은 유틸리티를 공급하는 설비업무와 공장 내 건축물을 유지, 보수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공장 가동에 필요한 동력원을 공급함으로써 포항공장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입니다.”
팀장인 박석태 사우는 사람 몸에도 혈관에 이상이 생기면 마비가 오듯 유틸리티가 제때 공급되지 않으면 전체 생산설비가 멈출 수 밖에 없어, 팀원 모두 막중한 책임감과 긍지를 느끼고 있다고 강조한다. 공기압축기, 수처리설비, 집진설비, 유틸리티 계측설비 등 설비에 대한 최신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 적극 활용하여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있는 설비팀의 강점은 우수한 기술력과 오랜 시간 동안 쌓아온 현장 노하우다.
“수처리, 산소공장, 압축실, 집진 등 팀원들은 3~5년마다 순환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평소 접할 수 없는 기계설비를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어 폭넓은 시야와 노하우를 쌓을 수 있지요. 또한 다들 기계 소리만 들어도 어떤 문제가 있는지 감을 잡을 정도로 현장 경험이 풍부하고 학구열이 높습니다. 자격증 취득과 직무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지요.”
특히 김계진 사우는 현재 용접, 제강, 가스 등 팀 내 총 18개의 기능장을 보유하고 있고, 설비팀이 인원대비 취득율이 가장 높다고 자부한다.
안전관리의 답은 현장에 있다
2007년 10월 26일부터 2016년 9월 8일까지 3240일 동안 무재해를 달성한 설비팀의 안전관리 비결에 대해 박석태 사우는 “안전에는 특별한 노하우가 없다” 고 단언했다. “안전의 기본 수칙이 일상 속에 자연스레 녹아 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안전모도 의식적으로 쓰려고 노력 하는 게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습관처럼 착용해야 하는 것이죠. 이처럼 안전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모든 개선점과 해답은 현장에 있기 때문이죠. 현장과의 원활한 소통이 안전관리의 시작입니다.” 현장과의 소통을 위해 박석태 사우는 먼저 공장 협의체를 구성해 각 기계장과 관리자 그리고 대의원을 한자리에 모아 매월 안전회의를 진행했다. ‘모든 사고는 100% 예방할 수 있다’는 각오로, 사전에 위험요소를 철저히 분석해 제거하자는 목적이었다. 현장에서 실제로 일하며 느낀 위험 요소와 요청 사항을 모아 적극반영해, 가급적 바로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했던 게 큰 효과가 있었다. 안전관련 시설물을 설치하는 등 현장의 요청 사항이 바로바로 반영되자, 더 많은 아이디어와 의견이 모아지게 된 것.
또한 김희철 사우는 2014년부터 전사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안전다짐’의 원조가 바로 설비팀이라며 웃었다. ‘우리는 내 가정과 내 동료를 위해 안전을 늘 생각한다, 우리는 표준작업과 안전수칙을 철저히 준수한다!’라는 안전신조를 설비팀에서는 예전부터 외치며 안전의식을 고취시켜 왔던 것.
급할수록 천천히, 침착하게!
“설비가 자동화 되면서 담당자들의 정확한 판단력이 중요해졌습니다. 작은 문제가 생기면 센서가 감지하고 수치에 변화가 생기는데, 이때 바로 달려가 멈추고 확인을 해야 할지, 지켜보고 검토만 할 지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죠. 보통 안전사고는 설비현장에서 발생한 돌발상황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일어납니다.
다급한 마음이 생기면 실수와 사고로 이어지거든요. 급할수록 더욱 침착할 수 있도록 평소에 교육하고 있습니다.”
오청환 사우는 안전은 서로에게 적당한 간섭을 하면서도 어느정도 자율성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지나친 간섭은 오히려 잔소리로 들려 자칫 오해와 갈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소 에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필수다. 같은 말도 일방적인 지시보다는 친근한 말투가 더욱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특별한 추억으로 만들어낸 수평적인 조직문화
“포항공장 바둑왕 김희철 사우, 축구왕 이세현 사우, 봉사왕 심주완 사우 등 업무 외에도 톡톡 튀는 개성과 취미를 가진 사우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 2011년부터 기타를 배우고 있습니다. 다들 업무량이 많아 취미생활을 하는 게 쉽지 않지만 오히려 더 즐겁게 일하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 자신만의 취미를 갖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박석태 사우를 비롯해 팀원들은 와인열차를 타고 무박으로 정동진으로 여행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다. 또한 각자의 재능을 살려, 어려운 이웃의 집을 개보수 하거나 설비점검과 교체 작업을 하며 쌓아온 추억도 팀워크 향상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무실을 떠나 색다른 곳에서의 경험이 즐겁고 수평적인 문화를 조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됐던 것.
9월 8일, 무재해 13배수를 달성한 날 팀장인 박석태 사우는 팀원 모두에게 메일을 보내 감동을 선물했다. 팀원 한 명 한 명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무재해 14배수 달성을 위해 새롭게 도전하자는 내용이었다. 가족보다 더 친근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이들이 써내려갈 2017년 5월 26일까지 3500일간의 무재해 성공 스토리가 기대된다.
무재해 14배수를 향해 새롭게 도전합시다!
박석태 사우
무재해 13배수 달성은 팀원 모두 철저한 안전의식으로 이뤄낸 결과입니다. 안전경영이 우리회사의 핵심가치임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모든 재해는 예방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새롭게 3500일의 무재해 신화를 만들어 갑시다.
안전도 결국 사람의 일입니다!
오청환 사우
평소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배려하며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일방적인 지시가 아닌, 스스로 안전을 준수할 때, 무재해 14배수는 어렵지 않게 달성되리라 믿습니다.
안전관리, 말이 아닌 발로 뛰겠습니다!
황정학 사우
우리 모두가 안전 담당자입니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움직일 때, 사고의 위험도 사라집니다. 공장 구석구석 발로 뛰며, 직접 확인하고 사전에 위험요소를 제거하여 100% 모든 사고와 재해를 예방하겠습니다.
안전은 동료와 가족의 행복입니다!
권재근 사우
안전담당자로서 이번 무재해 13배수 달성에 큰 보람을 느끼며 팀원들 모두의 노력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안전은 나 혼자만의 문제가 아닌, 가족과 동료의 행복과 직결됩니다. 나의 부주의함이 동료와 가족에게 큰 슬픔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 늘 기억하세요!
안전에 만족이란 없습니다!
심주완 사우
현장에서 안전을 위해서는 늘 긴장해야 합니다. 만족하는 순간, 실수와 사고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확인 또 확인만이 무재해로 가는 길입니다. 팀 막내로서 3240일 동안 무재해를 지켜오신 선배님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