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24년이 저물어 간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정리하는 한편, 다가올 새해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품어볼 시간. 혹시 2025년을 보다 계획적으로, 전략적으로 설계하고 싶다면 내년을 관통할 핵심 트렌드를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트렌드, 알아두면 왜 좋을까?
시간의 가성비를 돈보다 중시하는 ‘분초 사회’, AI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호모 프롬프트’, 워너비 하는 누군가의 소비를 나도(ditto) 하고 구매하는 ‘디토 소비’ 등은 2023년 연말에 발표된 예상 트렌드로, 실제 2024년을 달군 주제들이었다. 여러 전문가가 기민하게 현재 양상을 분석하는 한편, 객관적 데이터를 통해 앞으로의 전개 방향을 예측한 결과다 보니 실제 현상과 어느 정도 궤를 같이한다. 이런 맥락에서 보자면 신빙성 있는 자료를 통해 미래의 방향과 흐름을 엿보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상에서 어느 정도 중심을 잡고 앞날을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
이에 올해도 어김없이 출간된 ‘트렌드 계의 교과서’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 2025년도를 관통할 몇 가지 키워드를 살펴봤다. 널리 알려졌다시피 김난도 교수팀이 펴내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2009년 첫 출간 이후 매해 연말마다 다음 연도의 새 트렌드를 제시함으로써 ‘트렌드 계의 교과서’, ‘트렌드 계의 바이블’로 불린다. 올해는 2025년이 ‘푸른 뱀의 해(을사년)’이기 때문에 책은 ‘스네이크 센스(SNAKE SENSE)’ 즉 뱀처럼 날카로운 감각으로 새로운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과연 2025년을 지배할 트렌드는 무엇일까? 거대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나는 또 어떻게 생각하고 움직여야 할까?
트렌드 1. 옴니보어
어른은 어른답게, 아이는 아이답게, 여자는 여자답게. 이처럼 ‘OO답게’라는 말이 당연했던 시절이 있었다. 주어진 고정관념에 맞게 처신하고 행동하는 일이 일종의 미덕처럼 비쳤지만 이제는 ‘옴니보어(omnivore)’의 시대가 왔다. 사전적으로 ‘잡식성’이라는 뜻을 지닌 옴니보어는 넓은 의미에서 여러 분야에 관심을 두는 사람, 혹은 특정 문화에 얽매이지 않는 폭넓은 취향이나 기호를 가진 사람을 가리킨다. 책에서는 이런 옴니보어 현상이 소비 영역에서도 두드러진 패턴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예컨대 수천 억대 자산을 가진 고령의 회장님이 유튜브에서 본 ‘핫템’을 구입하기 위해 슬리퍼를 끌고 다이소에 가는 상황이 대표적이다. 이렇듯 올해는 나이와 성별, 소득, 인종 등의 구별이 무의미한, 개인의 취향이 모든 걸 좌우하는 옴니보어 현상이 사회 전반을 지배할 전망이다.
트렌드 2. 아보하
우리는 누구나 행복해지길 원한다. 행복감을 맛보기 위해 돈을 벌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친구와 가족을 만난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는 강박적으로 행복을 찾고, 과하게 의미 부여를 하며, 때로는 행복을 여기저기 과시하지 않았던가?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키워드가 바로 ‘아보하’다. ‘아주 보통의 하루’를 뜻하는 아보하는 구태여 행복을 바라지 않는 태도다. 그저 오늘 하루를 별 탈 없이, 무사히 살아낸 점에 안도와 감사를 느낄 뿐이다. 꼭 행복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편안한 마음, 즉 아보하가 어쩌면 우리에게 묘한 위로와 희망을 불어넣어 줄지 모른다.
트렌드 3. 그라데이션K
색과 색의 경계를 딱히 구분 지을 수 없을 때가 있다. 빨간색에서부터 흰색으로 변하는 그 단계에는 핫핑크도 있고, 연핑크도 있으며 딱히 뭐라 명명하기 힘든 색도 있다. 그리고 이런 모호한 경계는 한국의 정체성에서도 나타난다. 예컨대 이미 다문화, 다인종 국가로 변모하기 시작한 한국은 더 이상 단일민족 국가가 아니다. OECD의 기준에 따르면 외국인 비중이 총인구의 5%를 넘는 국가를 다문화 국가로 분류하는데 한국의 국내 체류 외국인은 전체 인구의 5%에 이를 정도다. 그런가 하면 한국은 이미 세계 여러 나라와 폭넓게 교류하며 사회∙경제∙문화적 영향을 주고받고 있다. 더 이상 ‘완전히 한국적’일 수가 없는 것이다. 책에서는 이런 흐름을 ‘그라데이션K’로 명명하며 또 다른 의미에서 한국적인 것에 대한 기준을 찾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트렌드 4. 물성매력
누구나 학창 시절 매만졌던 찰흙에 대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촉촉한 질감이며, 손을 그득히 메우는 양감까지 마치 아직도 그 느낌이 생생하게 전해지는 듯하다. 찰흙이 그러하듯 어떤 물질이 가진 고유의 성질을 물성이라고 하는데 책에서는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사람들이 여전히 물성의 매력에 매료될 것이라 확신했다. VR, AI 등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기술이 등장해도 결국 보고, 듣고, 만지고, 느끼는 경험은 대체 불가하다는 것. 따라서 특정 대상에 경험할 수 있는 물성을 부여함으로써 매력을 높이는 힘, 즉 ‘물성 매력’이야 말로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핵심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트렌드 5. 원포인트 업
성장과 발전을 일궈내고 싶지만, 도무지 자신이 없다면 ‘원포인트 업’에 주목해 보자. 이는 지금 당장 도달 가능한 한 가지 목표를 세워 실천함으로써 나다움을 잃지 않는 자기 계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뜻한다. 즉, 현재에서 딱 1%만 변하자는 것이다. 예컨대 팔 굽혀 펴기 3번, 물 1잔 마시기, 책 2장 읽기, 3분간 명상하기 등의 목표는 사실 지키지 않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사소하고 가볍다. 그러나 그것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분명 성취감을 쌓고 능력을 개발하는 데 유의미한 도움이 될 것이다. 근사하지만 선뜻 지킬 수 없는 목표, 너무 사소해서 꾸준히 지켜나갈 수 있는 목표. 당신은 어떤 쪽을 택하겠는가?
글 장혜정
사진 셔터스톡
다양한 트랜드 좋아요
다가올 새해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품어볼 시간이네요
현대제철 항상 응원합니다 화이팅
모두들 따듯한 연말 보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