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 디지털 아티스트가 픽셀로 그린 그림이 천문학적인 금액에 팔렸단다. NFT 세상 이야기다. 기업들은 너도나도 NFT 관련 사업을 시작한단다. 누구나 자신만의 NFT를 만들어 수익을 낼 수 있다는데, 암호화폐에 이어 이제 NFT에 투자해야 하는 걸까. 그래서 준비했다. 주머니도 챙기고 인싸들의 힙한 대화에 낄 수 있는 NFT 지식 설명서.
‘찐’이라는 디지털 정품인증서, NFT
영국의 사전 출판사 콜린스 사전은 2022년 올해의 단어로 ‘NFT’를 선정했다. 나도 모르는 새 NFT가 글로벌 대세가 됐다는 증거. 도대체 NFT가 뭐길래,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걸까?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능한 토큰)는 가상자산에 붙은 정품인증서 같은 것이다. 비디오, 오디오, 디지털 사진, 이미지 등의 디지털 파일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고유 코드를 적용하면 파일 생성일이나 소유권, 판매 금액 정보 등이 저장된다. 이렇게 NFT가 적용된 디지털 콘텐츠는 희소성을 가진 고유의 자산으로 인식되며, 토큰을 통해 해당 작품의 소유권과 거래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 즉, 디지털 파일은 무한으로 복제할 수 있지만, NFT가 붙으면 원본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모든 디지털 자산이 NFT로서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중요한 정보가 담긴 문서라도, 정보가 디지털화되면서 누구나 아는 상식이 된다면 NFT가 붙지 않는다. 마켓을 통해 판매되는 NFT는 대부분 유명하거나 원본의 희소성 가치가 높은 것들이다. 2021년 경매에서 290만 달러에 낙찰된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Jack Dorsey)의 첫 트위터 게시물(“just setting up my twt”),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1973년 작성한 이력서, 이세돌이 인공지능 알파고를 이긴 바둑경기 기보(棋譜) 등이 대표적이다.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토큰
NFT가 본격 유행한 것은 2017년 캐나다 스타트업 대퍼랩스(Dapper Labs)가 ‘크립토키티(Crypto Kitties)’라는 게임을 내놓고부터다. 게임 유저들은 NFT 속성을 가진, 세상에 하나뿐인 고양이를 분양받은 다음 고양이를 키우고 교배해 자신만의 고양이를 만들어낸다. 만약 희귀한 고양이가 탄생하면 유저들은 이더리움으로 거래를 할 수 있다. 2017년 말 만들어진 ‘드래곤’이라는 고양이는 무려 10억 원에 거래됐다.
이후 NFT는 스포츠, 예술, 음악, 게임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크립토키티 개발사이자 블록체인기업인 대퍼랩스(Dapper Labs)는 NBA와 협약을 맺고 NFT 거래 플랫폼인 ‘NBA Top Shot’을 만들었다. 이 플랫폼에서는 유저들이 NBA 유명 선수들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짧게 편집한 뒤 제한된 수의 NFT로 만들어 서로 거래한다.
NFT는 희소성을 중시하는 ‘아트(미술)’ 분야에서 특히 주목받고 있다. 미술품은 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원본의 가치가 더욱 큰데, NFT 아트는 복제가 불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Beeple)의 NFT 작품 ‘매일: 첫 5000일(Everydays: The First 5000 Days)’은 지난해 3월 뉴욕 크리스티 온라인 경매에서 약 693만 달러(한화 약 840억 원)에 낙찰됐다. 비플이 2007년부터 5000일간 올린 디지털 이미지(JPG 파일)를 모아 만든 모자이크·콜라주 작품이다.
NFT 성장이 가장 기대되는 분야는 게임 분야다. NFT를 기반으로 하면 게임 유저의 아이템 소유에 대한 인증을 받을 수도 있고, 게임 아이템을 가상자산으로 사고 팔며 수익을 낼 수도 있다.
신봉선 300만 원, 전지현 1만 8000원?
최근엔 국내에도 NFT 콘텐츠를 사고파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MBC는 자사에서 제작한 각종 예능, 드라마, 뉴스 보도화면 중 일부 명장면을 NFT로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무야~호~’를 외치던 8초짜리 클립은 NFT 거래소에서 950만 원, ‘복면가왕’에서 화제가 된 신봉선의 ‘ㄴ(°0°)ㄱ’ 밈은 300만 원에 판매돼 화제를 모았다. 흥행에 실패한 NFT 작품도 있다. tvN 드라마 ‘지리산’ 속 전지현을 픽셀(점) 아트로 표현한 NFT 카드는 1만 8653원에 낙찰돼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NFT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자신의 작품을 촬영하거나 스캔한 뒤 NFT 거래 플랫폼에서 판매하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오픈씨(Opensea)’ ‘클립드롭스(Klip Drops)’ 등의 NFT 플랫폼에 작품당 5만~10만 원가량을 지불하면 누구나 작품을 등록할 수 있다. NFT에는 작품 소개, 소유자, 거래 내역, 작품에 얽힌 이야기가 담겨 있어 누구나 정보를 확인한 뒤 쉽게 사고팔 수 있다.
현재 NFT는 컬렉터들의 수집품 또는 암호화폐처럼 시장 흐름에 맞춰 사고파는 재화처럼 인식되고 있다. 무한복제가 가능한 디지털 세상에서 희소한 것을 소장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딱 충족시키는 것이 NTF다. 아직 초기 단계 기술이지만 NTF는 무궁무진한 활용 가능성을 갖고 있다. 게임과 메타버스 등을 통해 거래되는 모든 디지털 자산을 안전하게 소유하고 거래하는 수단으로, 오프라인에서는 회원권과 입장권을 대체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자, 나도 토큰 하나 구입해볼까?
※ NFT 초보라면 조심해!
NFT는 일종의 토큰이기 때문에 구매 후 저장할 수 있는 블록체인 지갑이 필요하다. 또 현금이 아닌 토큰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구매하려는 NFT가 어떤 블록체인 기반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오픈씨의 경우 이더리움, 폴리곤, 클레이튼 기반의 NFT가 거래된다. 가장 중요한 건 사려는 NFT가 진품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것! NFT 거래소에서 검색한 뒤 바로 구매하는 것은 위험하며, NFT 프로젝트 홈페이지나 디스코드 방의 공식 링크로 구매 사이트에 접속해 꼼꼼히 확인하라.
글 전유선(경제 칼럼니스트)
이미지 셔터스톡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NFT시대가 오기를 바랍니다.
NFT시대 보안이 더욱 중요해지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