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지구를 위한 삶을 꿈꾸는 당신에게
홍수열 소장

지구 온난화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지구와 공존하려면 쓰레기를 버리는 작은 일부터 바뀌어야 하는 것은 확실하다.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실천할 방법을 찾는 이들을 위해 ‘쓰레기 박사’로 불리는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홍수열 소장에게 해답을 구해보았다.

IMF(국제통화기금)에서 2100년이 되면 지구의 온도가 지금보다 3도 정도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구의 온도가 2도 상승할 경우 생물의 20~30%가 멸종할 것이라고 한다. 이를 막기 위해 UNFCCC(유엔기후변화협약)은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인 1.5도로 제한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하자는 내용에 합의했다. 우리 회사는 2016년부터 당진제철소 수소공장에서 청정에너지인 수소를 추출하고 철 생산에 필요한 부원료인 코크스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를 이용하고 있다. 또한 2020년에는 탄소배출권 감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개인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환경 문제가 먼 훗날에 닥치리라는 장밋빛 꿈을 꾸고 있을 수만은 없다. 당장 올겨울 눈이 많이 내리고 한파가 심한 배경 역시 지구 온난화와 관련이 있다. 오늘의 습관을 조금씩 바꾸는 것으로 세상이 조금 더 깨끗해지고 나아가 우리가 사는 지구가 달라진다면 지금이 바로 노력을 시작해야 할 때다.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시민 단체 등에서 활동해 온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홍수열 소장은 우리가 흔히 재활용이라고 알고 있는 것들이 사실은 쓰레기이고, 올바르지 못한 재활용으로 더 큰 문제를 초래한다고 말한다. 쓰레기 문맹 탈출을 꿈꾼다면 먼저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부터 알아보자.

Q. 현재 소장을 맡고 계신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자원순환은 쓰레기를 의미하고 사회는 세상을 뜻합니다. 한 마디로 세상의 쓰레기에 관한 모든 것을 연구하는 곳이죠.

Q. 좀 놀라운 사실인데요. 우리나라에서 분리수거가 잘 안 되고 있다고요?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분리배출을 시작한 건 1995년 쓰레기 분리수거를 한 시점부터입니다. 다른 나라에 비해 분리배출 자체는 굉장히 잘 해왔습니다. 문제는 ‘열심히’ 분리배출만 했다는 거예요. 왜냐하면 아무도 잘못된 분리배출에 대해 지적하지 않았으니까요. 재활용되는 것만 분리배출하고, 나머지는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합니다. 쓰레기와 쓰레기 아닌 것이 함께 분리수거로 배출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경로를 통해 쓰레기가 줄줄 새고 있고요. 재활용할 수 있었던 것들까지 오염되어 재활용될 수 없는 것으로 만들어버린다는 거죠.

Q. 그렇다면 올바르게 분리수거를 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분리수거함으로 보내기 전에 쓰레기에 대해 제대로 알아야 해요. 가령 종이는 모두 재활용이 된다고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영수증이나 명함처럼 비닐 코팅된 종이는 재활용이 안 돼요. 유리도 재질에 따라 분리수거 여부가 달라집니다. 유리병은 재활용되지만 유리 냄비, 냄비 뚜껑 같은 경우 재활용되지 않습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플라스틱이에요. 종류가 워낙 다양해 헷갈리기 쉽거든요. 멜라민 수지로 만들어진 플라스틱 밥그릇이나 국자 등은 재활용되지 않아요.

Q. 분리수거 방식이 상당히 세분화되어 있는데 더 쉽게 알 방법은 있을까요?
쓰레기인지 재활용인지 구분이 모호하고 헷갈릴 때는 과감하게 종량제 봉투에 담아 쓰레기로 버리세요. 쓰레기로 버리는 것에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없어요. 오히려 잘못된 분리배출로 인해 재활용될 수 있는 물건까지 오염시키고 분류 작업을 어렵게 만드는 것보다 쓰레기로 버리는 것이 현명합니다. 분리수거 양을 늘리는 게 아니라 질을 높이기가 핵심입니다.

Q. 쓰레기를 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실천이 참 어려운데요.
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가 있어요. 개인한테 쓰레기 문제에 책임을 지우는 것은 공평하지 않습니다. 선별장에서 확실히 재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또 “열심히 분리수거 해 봤자 소용없네. 이렇게 제대로 재활용이 안 되니 이제부터 분리수거 하지 말자”라는 태도 보다는 열심히 분리수거를 하는 만큼 정부나 생산자가 재활용을 제대로 해내도록 강력하게 항의하고, 기업이 제품을 만들 때 일회용 포장재를 쓰지 못하도록 구조적인 문제를 바꾸는 것이 필요합니다.

Q. 우리 정부는 ‘그린 뉴딜’로 온실가스 감축 기업을 지원하고 2050년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업에게도 탄소중립은 중요 과제인데요,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우리나라도 2020년 12월 탄소중립을 선언했는데요. 탄소중립은 개인이나 회사, 단체가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를 배출한 만큼 흡수하는 대책으로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든다는 겁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지금처럼 유지될 경우 2050년 지구 평균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2도가 올라가는데요. “2”라는 숫자 때문에 실감이 안 되지만 지구 평균 기온이 0.5도만 올라가도 이상 기후로 인해 생물이 멸종하고 해수면이 상승, 재난 증가 등 다양한 문제를 초래합니다. 어떠한 재난이 닥칠지 아무도 예상할 수 없어요.

Q. 온실가스를 줄이는 게 그렇게 힘든가요?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하려면 지금보다 온실가스 배출을 45%까지 줄여야 합니다. 지금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매년 8%씩 감축한다는 이야기죠. 그게 얼마나 어려운 수치인가 하면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온실가스 8%가 줄었다고 하는데요. 매년 지금과 같은 경제 위기가 강타 되어야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반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겁니다. 앞으로 이런 위기를 헤쳐나가려면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겠지요.

Q. 그렇다면 탄소중립을 위해 개인, 기업, 정부 기관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가장 중요한 건 에너지 전환이에요. 화석원료 대신 재생에너지를 최대한 사용해야 합니다. 또한 분리배출을 위해 개인이 아무리 노력해도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듯 물질 생산 시스템 변화도 기업 혼자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을 해줘야 하거든요.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 기업을 지원하고, 기업은 자원 낭비 없는 상품을 생산하고, 국민들은 올바르게 분리배출하는 각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Q.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한 에너지 전환도 어려운 과제입니다. 제품 생산에 소요되는 물질을 재생원료 기반으로 바꾸는 것도 어려움이 많을 텐데요.
온실가스를 줄이려면 재사용과 재활용 비율을 높이고, 제품 생산 시 재생원료 사용을 최대한으로 늘려야 합니다. 글로벌 기업 중에는 이미 이렇게 하는 곳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코카콜라는 앞으로 재생 가능한 용기만 사용하겠다는 발표를 한 바 있습니다. 현대제철은 고철을 녹이고, 제강이나 철광석에서 강철을 생산하잖아요. 이 과정에서 엄청난 전기에너지가 사용되겠죠. 이 때 재생에너지를 사용한다면 얼마나 효과적이겠어요. 기업들이 재생에너지에 좀 더 투자를 해야 합니다.

Q. 그렇다면 탄소중립을 위한 순환경제를 구축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요?
가장 중요한 것이 에너지 전환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화석연료 대신 최대한 재생에너지를 사용해야 합니다. 화석연료에서 기인한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배출되면서 각종 환경 문제를 야기하니까요. 두 번째, 재생원료를 기반으로 한 물질 전환입니다. 온실가스의 55%는 에너지 사용에서 발생하지만 나머지 45%는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합니다. 에너지 전환만으로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힘들어요. 천연원료 대신 재생원료 기반으로 물질 전환을 해야만 탄소중립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플라스틱 문제도 꼭 같이 해결해야 합니다. 플라스틱 사용으로 인한 온실가스 문제도 심각한데요. 플라스틱의 경우 재활용률이 20% 정도로 낮아 80% 정도가 소각되거나 매립되고 있습니다. 

Q. 코로나19 이후 쓰레기가 더 늘어났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일회용 용기에 배달해주는데 개인이 이걸 바꿀 수 있을까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개인이 일회용기 사용을 줄이는 태도보다는 문제 해결을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인프라를 구축해 어떻게 인프라에 투자할지에 대해 논의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일회용 용기가 다회용 용기보다 더 위생적이라고 생각하는 인식도 변해야 하겠죠. 실제 연구를 보면 다회용 용기를 씻어서 사용하는 게 일회용기보다 더 깨끗하다는 결과도 있고요. 다회용 용기를 비롯해 재활용품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개선이 필요합니다.

Q. 회사를 비롯해 탄소중립을 위한 철강기업들의 노력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회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대제철은 고철을 재활용하는 사업을 한다는 자체로 탄소배출을 줄이는 좋은 일을 하는 기업입니다. 본연의 업무 가운데 하나인 고철 재활용을 더 잘하는 데 집중해 진전된 성과를 보여주면 좋겠지요. 다음으로 고철을 재활용하면서 동시에 재활용을 위해 막대한 에너지를 사용하기도 할 텐데요. 에너지 사용에 온실가스가 배출되지 않습니까? 이 부분을 재생에너지로 상쇄시키는 전략과 투자를 어떻게 짤지 고민해야 합니다. 또 글로벌 기업으로서 환경적인 재난에 어떻게 기여할지도 함께 해결해 나가면 좋을 것입니다.

글 「쇠부리토크」 편집팀
사진 김도균(디케이스튜디오)
영상 임상현(ATO Studio)

글 「쇠부리토크」 편집팀

  • tae*** 댓글:

    환경환경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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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o2***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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