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모빌리티 비즈니스 분야 중에서 수소자동차의 시장 상황과 수소자동차가 관심받는 이유와 문제점 및 미래 전망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친환경 자동차, 수소자동차는 글로벌 트랜드
최근 환경을 중요시하는 글로벌 트렌드에 맞게 탈것도 기존의 화석연료 자동차에서 전기자동차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글로벌 전기차 전망 2020’에 의하면 세계 전기자동차 판매는 누적 수치로 2014년 70만 대, 2015년 124만 대, 2016년 200만 대, 2017년 314만 대, 2018년 511만 대, 2019년 717만 대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은 내연기관 자동차를 점진적으로 줄이거나 금지하는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습니다. 노르웨이와 네덜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은 2025년을 기점으로 내연기관 자동차 퇴출을 결정했고 독일, 이스라엘, 인도가 2030년, 영국이 2035년, 프랑스, 스페인, 싱가포르, 대만은 2040년이면 내연기관 신차판매를 중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반적으로 친환경 전기자동차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 전기 자동차, 수소연료전지 자동차까지 4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그중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으로 얻어진 전기의 힘으로 움직이는 연료전지 자동차입니다. 연료전지를 발전하여 움직인다는 점이 일반적인 전기자동차와의 가장 큰 차이로 오염물질을 발생시키지 않고 연료전지 화학반응에서 순수한 물(H2O)만 발생합니다. 전기자동차와 비교하면 주행 거리는 길고 충전시간이 짧은 것이 장점인데, 수소 충전소의 설치 및 운영비가 일반 주유소보다 비싸고 초기 단계라 보급률이 낮은 문제점이 있습니다.
글로벌 정보제공업체 IHS Markit에 따르면 글로벌 수소자동차 시장은 2018년에 5만 대, 2022년에 26만대, 2030년에 230만대 규모로 성장이 예상됩니다. 한국 정부는 2019년에 발표한 수소 경제 로드맵에 따라 2040년까지 수소자동차 620만 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수소 전기버스는 2040년까지 4만 대, 중장거리 버스는 2022년 광역버스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약 2만 대를 보급할 계획입니다. 같은 해 발표한 2030 미래자동차 산업 발전전략에 따르면 ‘2030년 미래차 경쟁력 1등 국가로의 도약’을 비전으로 제시하며 이러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2030년 전기수소차 국내 신차 판매비중 33%, 세계시장 점유율 10%, 2027년 전국 주요 도로의 완전자율주행(레벨4) 세계 최초 상용화 등의 2개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수소자동차의 경우 내구성을 현재 16만km에서 2022년 50만km까지 강화하며 2022년까지 부품 국산화율 100% 달성 및 2025년까지 4000만원대로 차량 가격 인하를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충전 인프라 확장도 계획되어 있는데, 수소 충전소는 2030년까지 660기, 전기 충전기는 2025년까지 1만5000기를 구축하며 수소 충전소는 2030년 주요 도시에서 20분 이내에 충전소 도달이 가능하도록 전략적으로 설치할 예정이고, 전기 충전기는 공동주택 및 대형마트, 주유소, 고속도로 휴게소 등 주요 거점 등을 중심으로 매년 1500기 이상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수소연료 가격은 7000원대로 형성되어 있는데 내년부터 정부는 수소 충전 가격을 현행보다 20% 저렴한 5000원대에 공급할 수 있도록 추진하여 수소 경제 활성화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입니다.
수소자동차 시장 확대와 현대자동차그룹의 역할
한국의 수소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이 차지하는 역할은 상당합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자동차 양산에 성공한 이후 수소자동차 대중화에 매진하여 2015년, 미국 조사 전문기관 워즈오토(WardsAuto)에서 주관하는 ‘세계 10대 엔진’에서 수소자동차 처음으로 10대 엔진에 선정되기도 했고 2017년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수소자동차 콘셉트카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수소자동차는 유럽, 미국, 일본, 중국, 한국 등에서 승용차, 버스, 트럭으로 출시되어 보급 및 실증이 진행되고 있으며, 수소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는 기업은 약 20여 개로 추정되고 승용차의 경우 한국의 현대자동차그룹, 일본의 도요타/혼다, 독일의 메르세데스 벤츠가 양산 중이며 선도업체와 후발 업체 간의 제휴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 2018년에 나온 넥쏘 모델은 타사 수소차 대비 항속거리, 최고속도, 가속 성능 등 대부분 측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018년 유로 NCAP ‘가장 안전한 SUV’로 선정되었으며, 미국의 비영리 자동차 안전연구기관인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실시한 측면 대차 충돌 테스트에서 모두 ‘GOOD’ 등급으로 일반 내연기관 차량 이상으로 안전함이 입증되었습니다.
수소자동차는 연료 전지의 내구 성능 확보를 위해 공기 중 먼지와 화학 물질을 제거한 후 연료전지에 공급하게 됩니다. 이러한 3단계 공기 정화 시스템을 통해 공기 중 초미세먼지를 99.9% 제거하므로 달리는 공기청정기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운행 경제성에서 1km 주행 시 소요되는 연료비를 비교해보면, 동급 가솔린 차량 연료비(155원) 대비 디젤 차량의 연료비는 62%, 수소자동차는 54%, 전기자동차는 36% 수준입니다. 즉, 수소자동차의 운행 경제성은 기존 내연기관 차량보다는 우수하고 전기차보다는 다소 떨어지는 수준입니다. 이는 수소 경제가 활성화되고 규모의 경제와 기술 발전에 따라서 해결돼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지난해 현대자동차가 수소자동차 3,666대를 판매하여 세계 판매량(6,126대)의 59.8%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일본은 도요타가 2,174대, 혼다가 286대를 판매했습니다. 올해 7월에는 FCEV(상용)트럭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 10대를 시작으로 2025년까지 스위스에 엑시언트 1,600대를 수출하게 되며 세계 최초로 FCEV(상용)트럭 양산체제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나스닥 상장과 함께 상용FCEV시장의 돌풍을 몰고 온 니콜라는 아직 FCEV(상용)트럭의 실물조차 공개하지 못한 것에 반하면 괄목할 성과라고 하겠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19 지속가능성 보고서’에서 현대자동차의 친환경 차량 사업 성과와 사회적 효과, 미래 계획 등을 소개했는데 현대자동차의 FCEV비전에서 수소 연료 중심의 친환경 사회 구현을 강조하며 FCEV연간 50만대 판매, 수소연료전지시스템 70만기 생산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현대제철은 최근 같은 그룹 계열사 현대차와 발맞춰 수소 생산능력 확장을 위해 충남 당진제철소 수소공장 인근 부지에서 ‘당진 부생수소 출하센터’ 착공식을 열고 현대차, SPG 등과 ‘수소차용 수소 유통산업 발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수소 생산능력을 10배 가까이 키우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현대제철의 현재 수소 생산능력은 연간 3,500t(톤) 수준으로 수소차 약 47만대에 충전할 수 있는 규모인데, 이를 추가 투자를 통해 최대 3만7,200만t까지 확대할 예정입니다. 현대자동차와의 협업을 통해 수소 전기 상용차 개발과 사용 확대가 기대됩니다.
수소자동차는 앞으로 다가올 수소 경제에 있어 핵심적인 산업입니다. 컨설팅 그룹 맥킨지의 ‘한국 수소산업 로드맵’에 따르면, 2050년에 연간 약 70조원의 경제효과 및 약 60만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블룸버그는 2030년이면 수소 가격이 kg당 평균 2달러에 도달하여 수소가 화석연료를 대신할 주요 에너지원으로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친환경적이기는 하지만 현재 사업성이 떨어지는 수소산업은 앞으로의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무시할 수 없기에 유럽과 중국, 미국 등 세계 각국이 엄청난 예산을 투입하며 수소 경제를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하여 정부와 관련 업계가 협력하여 글로벌 수소 경제의 주도권을 잡아가야 할 것입니다.
글 조민수(칼럼니스트, 한양대학교 물리학과를 나왔고 미디어파인 등의 매체에 수소차 및 수소 관련 칼럼을 기고했다)
수소차의 시대
빨리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