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공연에 개그맨이 등장하고, 오페라 중 공감을 부르는 한국어 대사가 들리는 공연. 재밌는 아이디어로 대중과 클래식을 친밀하게 만드는 이 공연들은 모두 비다엠엔터테인먼트 김문겸 대표 손에서 탄생했다. 대중이 좋아하는 클래식을 만들기 위해 클래식 공연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김문겸 대표. 사랑받는 클래식을 위해 노력해 온 그만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왜 클래식 공연은 인기가 없을까? 김문겸 대표는 온 가족이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공연, 격식 없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을 클래식으로도 풀어내고 싶었다. 자신이 원하는 공연을 위해 그는 영화음악부터 동화, 미술품, 무용 등을 엮어 다양한 클래식 공연을 선보여왔다. 그중 개그맨 김현철과 함께하는 ‘유쾌한 오케스트라’는 특히 호평 일색! 클래식도 대중에게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생각 하나로 시작한 길이, 대중에게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었다.
안녕하세요, 현대제철 사가 프로젝트 이후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클래식을 이용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김문겸입니다. 꽤 오래전에 현대제철 사가를 제작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었는데요, 다시 만들지 않고 지금까지도 그 사가를 부르고 있다니 정말 감회가 남다릅니다.
비다엠엔터테인먼트를 소개해 주시겠어요?
비다엠은 클래식을 다루는 콘텐츠 회사입니다. 클래식을 잘 모르는 대중도 쉽고 재미있게 클래식을 감상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지요. 전통 클래식 공연보다는 일반인들이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공연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음악 장르 중 클래식 공연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아버님과 누님이 바이올린을 전공하셨어요. 그러다 보니 어렸을 때부터 클래식을 자주 경험했고, 그렇게 업으로 삼게 된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클래식 공연을 기획하려고 보니, 훌륭한 연주자들이 나와 연주해도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가 참 어렵더라고요. 일반인들에게 클래식의 벽이 정말 높다는 것을 실감하고부터는 조금 다른 각도로 공연을 기획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대중과 클래식을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지금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김현철의 유쾌한 오케스트라 공연 모습 중
김현철 개그맨과 함께한 ‘유쾌한 오케스트라’가 유명한데요, 어떻게 기획하게 되셨나요?
대중에게 쉽게 다가갈 방향은 늘 고민 중인데요, 어느 날 우연히 방송을 보다가 김현철 씨가 지휘를 흉내 내는 모습을 봤어요. ‘대중과 친밀한 사람이 지휘하면, 사람들이 더 친근하게 클래식을 접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김현철 씨에게 연락해 뜻을 전했는데 흔쾌히 응하시더라고요. 덕분에 정말 재밌고 친숙한 공연이 탄생하게 됐습니다.
‘유쾌한 오케스트라’를 본 관객들의 반응 중 인상 깊은 기억이 있을까요?
그럼요. 대부분의 클래식 공연은 미취학 아동의 입장이 허용되지 않아요. 하지만 아이들도 어려서부터 클래식을 접하다 보면 훨씬 다양한 음악 장르를 경험할 수 있는데 참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유쾌한 오케스트라’는 극장과 협의해 36개월 이상 아이들까지 모두 입장을 허용했어요. 그런데 아이들이 2시간 남짓 되는 공연 시간 동안 꿈쩍도 안 하고 집중하는 거예요. 부모님들도 아이가 집중해서 공연을 감상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는 후기를 많이 남겨 주셨어요. ‘나가자고 울 줄 알았는데 아이가 재밌어했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이었다’ 등 정말 뿌듯했습니다. 클래식은 아이들이 지루해할 것이라는 게 어른들의 편견이지 않았나 싶어요.
개그맨 김현철 씨는 클래식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공연을 준비하며 애로사항도 있으셨을 것 같아요.
대부분 지휘자는 어렸을 때부터 지휘 훈련을 시작해요. 생각보다도 더 공부량이 많이 필요하거든요. 하지만 김현철 씨는 연예인이니 전문 지휘를 하기 어렵죠. 그래서 지휘자가 아닌 ‘지휘퍼포머’ 개념으로 공연을 기획했어요. 정확한 지휘보다는 음악에 맞춰 지휘를 퍼포먼스 한다는 느낌으로 다가가니 공연을 풀어나가기가 훨씬 쉬워지더라고요. 다행히 김현철 씨도 클래식을 정말 좋아하시고, 연습도 열심히 해주셔서 원활하게 공연이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새로이 오페라 공연도 기획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일반 오페라와 비교해 어떤 점이 다를까요?
‘세빌리아의 이발사’라는 오페라 공연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 오페라는 본래부터 희극 오페라 장르인데요, 사실 보면 전혀 코믹하지 않거든요. 아무래도 이탈리아 작품인데다 시대가 많이 달라 풍자 내용도 공감을 얻기 어려운 거죠. 이런 부분을 보완해서 우리나라 MZ 세대도 즐겁게 웃으며 볼 수 있는 진짜 코믹 오페라를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주고받는 대사도 현대적으로 고치고, 의상도 엄청 신경 썼어요. 노래는 원작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살렸고요. 오페라라는 장르가 주는 즐거움과 극이 만들어 내는 유쾌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공연이 될 것 같아요.
기존 방식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시는 것 같아요.
저는 항상 상상해서 현실로 접근하는 방법을 탐구하는 것 같아요. 이런 공연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상상해 보고, 현실화했을 때 불가능한 부분이 있을까? 한번 고민해 보고요. 현실로 가져와도 무리가 없다고 판단되면 상상한 것을 현실로 만들죠. 허무맹랑하더라도 하고 싶은 것을 상상해 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리고 현실과 타협해서 상상을 실천하다 보면 제가 생각한 것과 비슷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더라고요.
마지막으로 현대제철 사우분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즐길 수 있는 팁을 전수해 주세요.
클래식을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누가 작곡했는지, 몇 년도에 작곡됐는지는 아무 소용없어요. 그저 음악을 들어보고 좋다는 생각이 들면 좋은 거예요. 처음 클래식 음악을 들어보고 싶은데 어떤 것부터 들을지 고민된다면, 차이코프스키 음악을 추천해 드릴게요. 바이올린, 피아노, 오케스트라 그중 아무거나 하나 고르셔서 불을 끄고, 소파에 앉아서 한번 들어보세요. 화려한 음악의 선율이 우리를 잠시 다른 곳에 데려다 놓을 거예요. 클래식을 통해 음악적 취향을 넓힐 기회를 마련해 보세요.
글 「쇠부리토크」 편집팀
사진 차드 박(wavefilm)
영상 정유라(wavefilm)
클클래식을 통해 음악적 취향을 넓힐 기회를 마련해 보고 싶네요
멋지십니다ㅎㅎ
기사 잘 읽고 갑니다ㅎ
유쾌한 오케스트라 궁금하네요.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클래식은 항상 기분 좋아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