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전성시대! 처음 만난 사람과 전화번호가 아니라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공유하고, 페이스북에서 ‘페친’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트위터에서 새 소식을 접한다. 그런데 최근 새로운 SNS가 등장했으니, 바로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스레드다. 현대제철 사우들을 위해 스레드의 모든 것을 소개한다.
관심 폭발 스레드가 왔다!
스레드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에서 출시한 텍스트 기반의 새 SNS다. 스레드(Threads)는 ‘실, 맥락, 꿰다’라는 의미이므로, 플랫폼 스레드로 네트워크를 실처럼 꿰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스타그램 CEO 아담 모세리는 공개 질의에서 “정책 문제를 논의하거나 속보를 전하는 트위터보다 조금 더 친밀하고 활기찬 플랫폼 공간을 만들겠다”라고 답변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트위터에 대적할 만한 앱으로 기대했고, SNS 이용자들은 출시 즉시 가입하기 시작했다.
스레드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높았냐면, 지난 7월 5일 스레드 앱이 출시한 이후 5일 만에 가입자 수 1억 명을 돌파했다. 가입자 수 1억 명을 끌어모으는 데 틱톡은 9개월, 인스타그램은 2년 반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굉장히 빠른 속도다. 물론 이렇게 반응이 폭발적인 데에는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
스레드 앱을 설치하면 처음 화면부터 인스타그램 아이디와 연동 여부를 묻는다. 인스타그램 아이디가 없다면 이용이 불가하고, 있다면 손쉬운 연동을 통해 인스타그램의 프로필 사진, 닉네임을 비롯해 팔로잉하던 계정들도 그대로 스레드로 옮겨간다. 스레드에 로그인하면 자동으로 인스타그램 프로필에 스레드 배지가 표시된다.
여기는 반말 모드야
스레드에 가입한 이용자들은 본격적으로 스레드를 즐기기 시작했다. 스하(스레드 인사), 스팔(스레드 맞팔/스레드 친구 추가), 스님(스레드 친구), 스앵님(스레드에서 잘 노는 사람), 스팔로미(스레드 친구 추가하실래요?), 스팔완(스레드 팔로우 완료) 등 일명 ‘스레드 용어’를 사용하며 소통하고 있다.
ⓒ스레드 bellygom.official, oliveyoung_official 캡처 및 인스타그램 sivillage 캡처
그렇다면 기존 SNS와 차별되는 스레드만의 특징은 무엇일까? 다른 SNS에 비해 편하고 친근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스레드에 올라가는 글은 500자 이내로 한정된다. X(280자, 구 트위터)보다는 길고, 페이스북이나 블로그보다는 짧다. 인스타그램에서는 글을 쓰려면 무조건 사진을 첨부해야 하지만, 스레드에서는 필수가 아니다. 사진과 글 모두 올리거나 글만 써도 된다. 게시물도 인스타그램과 달리 사진 비율에 제한이 없다. 다양한 크기의 사진이 올라가다 보니 ‘눈팅’만으로도 지루하지 않다. 또 인스타그램에는 댓글에 사진을 넣지 못하지만 스레드는 댓글에 사진과 영상을 붙일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스레드 이용자 대부분이 소통을 ‘반모(반말 모드)’로 한다는 점이다. 반말로 게시물을 쓰거나 댓글을 달다 보면 가까운 친구와 편하게 이야기하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인스타그램은 정장 구두를 신고 각 잡는 분위기라면 스레드는 삼선 슬리퍼를 신고 동네 마실 다니는 느낌이랄까. 실제로 기업에서도 인스타그램은 오피셜(공식)을 내세우며 홍보하지만, 스레드는 개인의 의견이나 일상인 것처럼 친근하게 다가가고 있다.
‘쓰린이’가 주의해야 할 것들
물론 스레드의 단점도 있다. 우선, 한번 올린 게시물은 수정할 수 없다. 오타나 문구를 수정하려면 기존 게시물을 삭제하고 새롭게 다시 올려야 하니 신중을 기해야 한다. 또 X는 메인 피드에 팔로워 게시물이 우선적으로 나타나는 데 비해 스레드는 팔로우하지 않은 사람의 게시물도 뜬다. 불필요한 게시물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대일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DM 기능과 해시태그가 없는 것도 이용자들의 불만 사항 중 하나다. 탈퇴하고 싶어도 스레드만 탈퇴하는 것은 안 된다. 연동한 인스타그램 계정을 탈퇴해야 스레드 계정 탈퇴도 가능하다. 인스타그램을 유지하고 싶다면 스레드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거나 비활성화해야 한다.
이에 대해 메타는 스레드 기능을 보완하겠다고 나섰다. 스레드 게시물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하는 기능을 추가하고, 검색 창에서 키워드 검색을 하거나 웹을 통해서도 스레드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할 것이라고 한다. 자체 인공지능 챗봇 ‘페르소나’를 활용해 X와 차별화하려는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인스타그램처럼 만인의 SNS가 될까?
스레드에 대한 전망은 사실 썩 밝지 않다. 초반에 보였던 폭발적 반응도 시들해지는 분위기다. 전 세계 일일 활성 사용자 수를 보더라도 지난 7월 7일 최고치에 달했을 때와 비교해 2주 만에 70%가 빠져나가 1300만 명에 불과했다. 이용 시간도 19분에서 5분으로 줄었다. 반면 X는 평균 2억 명이 넘는다.
일각에서는 스레드가 2021년 ‘클럽하우스’, 2022년 ‘본디’처럼 반짝 인기를 끌다 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음성 기반 SNS 클럽하우스는 초대장이 있어야 가입할 수 있어 인싸를 중심으로 인기였는데, 채 1년이 지나지 않아 존재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본디는 아바타로 소통하는 SNS라는 콘셉트로 차별화하면서 등장해 한때 국내 하루 이용자 수가 100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탈퇴가 이어졌다.
이용자를 사로잡기 위해 SNS 시장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 짧은 동영상 중심의 SNS인 틱톡은 스레드와 X 출시 이후 텍스트 전용 게시물을 공유하는 새로운 기능을 도입하겠다고 밝혔고, X는 소셜미디어 외에 금융 등 다양한 기능을 포함하는 만능 앱을 목표하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SNS의 출시와 다양한 변화는 우리에게 어떤 즐거움을 줄지 기대되지만, 사실 그만큼 피로감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요즘 미국과 유럽 MZ 세대는 인터넷이 되지 않는 구형폰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영국의 유명 축구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전설적인 감독 알렉스 퍼거슨은 일찌감치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그래도 이미 SNS가 우리 일상에 들어왔다면 어쩔 것인가.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한다. 자신에게 맞는 SNS를 골라 잘 즐기도록 하자!
글 김민선 (칼럼니스트)
사진 셔터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