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고장 난 자동차의 원인을 명쾌하게 찾아 고치는 박병일 명장. 30년 동안 자동차 외길을 걸어오며 책 집필 등 자동차 전문가로서 명성을 단단히 굳혔다. 이제는 자동차 명장을 넘어 인간 명장을 꿈꾸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박병일 명장의 작업실에는 커다란 자동차 엔진이 방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다. 오래된 자동차 번호판과 언제 출판됐는지 가늠하기 어려운 자동차 서적들. 아무것도 가진 것 없이 자동차 전문가 하나만을 꿈꾸며 달려온 세월이 그대로 담겨있다. 좌절할 때마다 30년 만에 대통령이 된 에이브러햄 링컨을 떠올리며 마음을 가다듬었다는 그. 누구나 끝까지 해내고 말 거라는 긍지 하나만 있다면, 자신만의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를 통해 또다시 증명받는다.
자동차 명장의 길을 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사실 어려서 꿈은 화가였는데요. 아무래도 맏이다 보니 제 밑으로 동생들도 있고, 가정 형편상 돈을 벌기 위해 중학생 때 버스 회사에 취직했어요. 중학생이 하기에는 좀 힘든 일이라 고민이 많았는데, 어느 날 집에서 에이브러햄 링컨 전기를 읽고 목표를 다지게 돼요. 링컨이 정치에 입문한 지 30년 만에 대통령이 되면서 연설한 말이 정말 내 마음에 딱하고 와닿았거든요. ‘꿈은 버리지 않으면 얻을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가능한 것은 나한테도 가능한 것입니다’. 이 말이 제가 그때 확고한 꿈을 갖게 된 계기이자 지금껏 자동차의 길을 걷게 만든 원동력입니다.
본격적인 자동차 정비 지식은 어디서, 어떻게 습득하셨나요?
저처럼 가진 게 없는 사람은 정말 공부밖에 답이 없더라고요. 그 당시 청계천 2가에서 8가까지 자동차 관련 책을 구하러 다녔습니다. 그렇게 미국이나 일본에서 나온 자동차 정비 관련 책 몇 권을 구해서 공부를 시작했어요. 책은 모두 번역본이었지만 중요한 말들은 모두 영어나 한자로 적혀있어서 처음에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래도 해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무조건 열심히 독학했습니다.
자신만의 정비 노하우를 익히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때 제가 가진 장점은 이론과 실무를 함께 할 수 있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책에서 배운 이론을 현장에 와서 시험해 보고 데이터화하기 시작했죠. 자동차를 눈으로 보고 소리로만 듣고 고치는 게 아니라 자동차의 증상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쌓아보자는 생각으로 이론을 실무에 적용하는 시간을 오랫동안 가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동차 부품을 교체하는 시기, 부품 간의 연결고리, 자동차 관리법 등 다양한 것을 저만의 방식으로 수치화할 수 있었어요.
명장님이 발견한 자동차 데이터를 하나 소개해 주세요.
타이어 교체 주기도 데이터를 통해 명확한 기준을 찾았습니다. 처음에는 교체 시기에 대해서 기술자마다 말이 다 달랐어요. 저는 다양한 종류의 자동차로 타이어 교체 시기를 시험해 보면서 그 수치를 기록해 나갔는데요, 그랬더니 보통 자동차 타이어가 아스팔트에서 1만 킬로미터 달릴 때 1mm가 마모되고, 콘크리트 바닥을 달리면 1.5mm가 마모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타이어가 마모될수록 제동거리가 길어지는 만큼, 안전한 이용을 위해서는 아스팔트 도로를 이용할 경우 3만 킬로미터에 타이어를 교체하고, 콘크리트 도로를 달릴 경우 1.5만 킬로미터에 교체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아스팔트 포장 : 노면이 평활하고 저항이 작아 승차감이 좋고 소음에 강하다.
*콘크리트 포장 : 내구성이 좋아 경제적이나 저항이 높아 승차감이 조금 나쁘다.
꼭 챙겨야 하는 셀프 정비법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셀프 정비는 자동차를 고치고 부품을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잘 관리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부품이 모여 있는 엔진룸에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청소해 주는 것이 1순위죠. 그다음으로는 실내에 습도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요. 차 안에 있는 전자부품은 습도로 쉽게 고장 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습기를 빨아들일 수 있는 숯이나 소금을 자동차에 비치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햇볕이 좋을 때 야외로 나가 자동차를 말려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나의 자동차 건강이 내 건강이라고 생각하시고 매사에 깨끗하고 정갈하게 유지해 주는 것, 그게 셀프 정비의 정수입니다.
자동차 정비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세요?
죽어있던 차를 다시 살리는 일이 가장 매력적이죠. 제대로 기능도 못 하는 차를 고쳐서 첫 시동이 걸릴 때 그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행복해요. 처음에는 울상이 돼서 오셨던 차주분들이 싹 고쳐진 자동차를 보며 환하게 웃으며 나가실 때 보람차기도 하고요.
앞으로 명장님은 어떤 목표를 갖고 계시나요?
지금까지의 인생은 자동차 명장을 위해 달려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남은 인생은 인간 명장이 되기 위해 살아가 보려고 합니다. 후배들에게 제가 가진 지식을 듬뿍 나눠주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봉사도 하면서 인간 명장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현대제철 사우분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대제철 사우 여러분, 자동차는 관리하면 할수록 튼튼하게 오래 탈 수 있습니다. 차를 잘 관리해 차와 나의 건강을 모두 잡으시길 바라며, 차가 주는 편리함과 유익함처럼 우리도 서로에게 자동차같이 필요한 존재가 되어주자는 말씀도 드리고 싶습니다. 모두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글 「쇠부리토크」 편집팀
사진 김성헌 사진가
영상 안지수(스튜디오 인디203)
※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지키며 안전하게 취재 및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정비가최고 좋은정보감사~~~
많이보던 분이시네요 ~ 잘 보고 갑니다~
최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