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천기 의사는 ‘몸이 천 냥이면 눈이 구백 냥’이라는 옛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막막한 감정을 표현할 때 ‘눈앞이 캄캄하다’, 생을 다했을 때 ‘눈을 감았다’고 표현하는 걸 생각하면, 눈이 우리 삶에 정말 중요한 기관임을 되새기게 된다. 소중한 눈이 사는 동안 건강하도록 안과 명의로 이름 높은 주천기 의사를 만났다.
사람마다 삶이 즐거운 포인트는 조금씩 다르겠지만 ‘보는 즐거움’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멋진 여행지 풍경을 넘어,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가 일상화된 요즘은 방대한 영상 콘텐츠가 눈을 사로잡는다. 그런데 보는 게 많아져서일까? 현대인의 눈은 더 쉽게 늙고 병들어간다. 오래도록 건강하게 일상을 즐기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많은 사람의 눈 건강을 지켜준 주천기 의사에게 물었다.
안과의사의 하루는 어떠신가요?
병원에 출근하면 정신없이 환자를 만나기 바쁩니다. 특히 겨울철에는 수술이 많아, 수술과 진료를 병행하다 보면 금세 하루가 지나갑니다. 매일매일이 너무 빠르게 가버리지만, 안과의사를 직업으로 삼는 것은 보람찬 일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회복이 더딘 다른 진료과에 비해 안과는 수술하고 나면 바로 환자의 시력이 나아진 것을 알 수 있고, 기쁨 가득한 감사 인사도 따라오거든요. 항상 더 좋은 세상, 더 밝은 세상을 보게 하겠다는 마음으로 환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안과를 찾아오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대부분의 안과 질병은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백내장, 녹내장, 황반변성 등 대표적인 안구질환이 모두 노인병에 속하는데요. 그중에서도 백내장은 대표적인 노인 질환입니다. 1년에 약 50만 명 정도가 백내장으로 수술을 받는다고 하니 참 흔한 질환이라고 할 수 있죠. 이러한 노인성 질환으로 인해 많은 분들이 안과를 찾고 있습니다.
*백내장 : 수정체가 회백색으로 흐려져 시력이 떨어지는 질환
*녹내장 : 안압과 시신경 혈류 저하 등으로 시신경이 파괴되어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
*황반변성 : 시력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망막의 중심인 황반이 변성되는 질환
추운 날씨에 안구건조증으로 불편함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안구건조증은 어떤 질환이고,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요?
안구건조증은 우리 눈에 윤활유가 부족해서 생기는 질환입니다. 특히 겨울에 자주 나타나는 이유는 공기가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눈에 있는 윤활유가 쉽게 증발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호르몬의 변화로 인해 윤활유가 부족해지기 때문에 노인성 질환으로 분류되기도 하는데요. 안구건조증을 예방하려면 우선 겨울철에는 히터, 여름철에는 에어컨 등 바람이 직접 눈에 닿지 않게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니터 등 가까운 것을 50분 보았다면 멀리 있는 것을 10분 정도 보며 눈의 피로도를 줄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안경을 쓰면 눈이 나빠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정말인가요?
많은 부모님이 어린아이가 안경을 써야 한다고 하면 그런 걱정을 하곤 합니다. 아이들이 성장하며 키가 크듯이 눈 역시도 성장에 따라 안축장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근시가 계속 진행되는데요. 이에 따라 성장기에 안경을 쓰면 계속해서 도수를 올리며 안경을 바꿔나가게 되니 오해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성장에 맞춰 안경을 쓰는 것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안경을 쓰지 않는다면 시력 저하나 안정 피로 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안축장 : 안구의 전후 길이
*안정 피로 : 눈에 피로가 누적돼 조금만 사용해도 눈이 쉽게 피로해지는 증상
시력 교정술로 오히려 눈이 안 좋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대표적인 시력 교정술인 라식은 성장기 때는 하지 않습니다. 성장기 때는 점점 근시가 진행되기 때문에 교정술을 하고 나서도 금방 나빠지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죠. 하지만 만 19세가 되면 근시의 성장이 멈추게 되고, 이때 시력 교정술을 하는 것은 상당히 효과가 좋습니다. 다만 시력 교정술이라는 것 자체가 안경 꼈을 때 정도의 시력을 안경 벗고도 볼 수 있다는 것이지, 더 잘 보이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자신이 안경이나 렌즈를 사용하기 불편하거나 어려움을 느낄 때 시력 교정술을 고려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선생님도 안경을 쓰셨는데요, 선생님만의 눈 관리 비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의사가 권하는 대로 살고 의사처럼 살면 안 된다는 말이 있죠. 저 역시 안과의사지만 눈 건강에 큰 신경을 못 쓰고 살았습니다. 그나마 눈 역시 다른 신체 장기들과 마찬가지로 스트레스에 취약하기 때문에 건강한 정신으로 생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햇빛이 강한 곳에 갔을 때는 선글라스를 꼭 착용하고, 겨울철에는 수시로 인공눈물을 넣어주는 정도로 저의 눈 건강을 지키고 있습니다. 이외에 눈 건강에 필요한 루테인은 우리 몸에서는 따로 생성이 되지 않기 때문에, 음식으로 섭취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루테인을 먹는 것도 눈을 관리하는 데 좋습니다.
건강에는 골든타임이 있기 마련, 눈 건강검진은 얼마나 자주 받아야 하는 걸까요?
40세가 넘었다면 최소 1년에 한 번 정도는 눈 건강을 체크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가족력이 있는 경우 좀 더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합니다. 또, 고혈압이나 당뇨가 있으신 분들은 꼭 6개월에 한 번씩 눈의 변화를 관찰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눈에는 작은 미세혈관이 분포하는데, 고혈압이나 당뇨는 혈관에 문제가 생기기 쉽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현대제철 사우분들께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즐거운 삶을 살기 위해 눈 건강은 꼭 지켜야 하는 것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눈 건강은 치료보다 예방이 더 중요합니다. 한번 혈관이 막혀 시신경이 죽어버리면 수술을 한다고 해도 살릴 수 없으니까요. 현대제철 사우 여러분, 눈이 나빠지기 전에 꼭 예방하십시오. 예방을 위해서는 눈에 좋은 습관과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합니다. 바쁘시더라도 건강을 지키는 일에 힘쓰시길 바랍니다. 눈 건강을 잘 유지해서 앞으로도 쭉 잘 보길 바라겠습니다.
글 「쇠부리토크」 편집팀
사진 지성종 사진가, 김성헌 사진가
영상 안지수(스튜디오 인디203)
※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지키며 안전하게 취재 및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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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기사도 부탁드립니다
기사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