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서울 택시에 대폭 상향 조정된 심야 할증이 적용됐다. 마냥 반가운 소식은 아니지만, 전국이 택시 가뭄에 시달리며 말라가는 시기에 내린 단비다. 원인은 모두가 알고 있다. 택시 기사들이 업계를 떠난 게 이 가뭄의 이유였다. 요즘 말 많은 택시 이야기를 정리해보자.

슬금슬금 사라진 택시 기사

지난 2022년 5월 택시 분야 고용보험 종사자 수는 7만 8306명으로 기록됐다. 이는 2021년 동월 대비 약 7천 명, 2020년 동월에 대비해서는 약 1만 7천 명 감소한 수치였다. 고용부는 지난 3년간 3만여 명이 택시 업계를 떠났다고 밝힌 바 있다. 2019년 코로나가 터지기 직전에 비하면 약 28%의 택시 기사들이 사라진 것이다.

이 시기에 택시 전쟁의 최전선인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요충지들에선 밤마다 지옥도가 펼쳐졌다. 회식을 끝낸 회사원들, 술자리를 파한 귀가객들이 종로와 강남, 광화문의 도로에서 한 손에는 카카오 택시 앱을 들고, 다른 한 손으론 더블을 외치며 유령처럼 배회했다. 요일을 나눠 운행하는 개인택시 부제를 해제했지만 변화는 없었다.

택시 운영보다 배달이 더 낫다고

택시 기사가 줄어든 이유 역시 복잡하지 않았다. 노동한 만큼 벌어들일 수 없어, 기사들은 택시를 두고 떠났다. 게다가 코로나 상황과 유가 급등이 겹쳤다. 승객은 줄고 연료비는 올랐지만, 회사에 가져다줘야 하는 돈은 그대로였다. 특히 2019년 사납금 제도를 폐지하며 시행된 전액관리제에 따라 100% 기사의 몫이었던 ‘일일 기준액 초과 사납금’의 40%는 회사의 몫이 됐다. 이는 열심히 일하는 기사들이 손해 보는 구조이기도 했다.

이 모든 문제가 다 지나치게 많은 택시와 턱없이 낮은 요금 수준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실제 한국의 택시 요금은 비슷한 수준의 국가에 비해 무척 저렴한 수준이다. 도쿄의 경우 서울보다 4배, 뉴욕의 경우 2배 정도 비싸다. 서울의 택시 요금은 2009년 2400원으로 오른 뒤 2013년 3000원, 2019년 3800원으로 순차적으로 인상된 후 2022년까지 제자리였다. 13년간 58.3%밖에 오르지 않은 것이다. 같은 시기에 최저임금이 2009년 4000원에서 2022년 9160원으로 오른 것을 생각하면 그 격차가 너무도 크다.

반면 요금은 낮은데 택시는 많았다. 2017년 기준 인구 1000명당 서울의 택시는 7.3대이지만, 도쿄는 4.7대, 런던은 2.3대, 뉴욕은 1.7대다. 전국으로 따져도 우리나라는 인구 205명당 1대 비율인데, 일본은 505명당 1대꼴밖에 되지 않는다.

대폭 강화한 심야 할증

택시 심야 할증 요금을 상향 조정한 것은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집합 규제 없이 보내는 2022년 연말의 택시 수요를 감당해내기 위한 일시적 해결책이었다. 서울시는 2022년 12월 1일부터 11시에서 익일 오전 2시까지 이용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40%의 할증률을, 그 외 10시부터 11시, 오전 2시부터 오전 4시에는 20%의 할증률을 적용해오고 있다. 덕분에 서울 시내 몇몇 요충지에서마저 택시 잡기가 수월해졌다.

심야 할증 적용 이후 택시 배차가 원활해졌는지를 살피기 위해 국토교통부는 심야 할증 시행 첫날인 1일부터 7일까지 평균 배차 성공률을 집계했다. 국토교통부의 집계에 따르면 전월 36%에 그쳤던 배차 성공률은 평균 62%로 대폭 상승했다. 다만 연말 대란을 피하기 위한 ‘땜질식 처방’이었다는 비판이 있었다.

오르는 택시 요금, 서비스의 질도 함께 향상되길

온갖 공공요금과 물가가 오르는 환경 속 택시비 상승을 반기긴 어렵지만, 결국 근본적인 해법은 택시 요금의 상향 조정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그래서인지 2023년에는 여러 지자체에서 할증 확대는 물론 기본요금도 상향 조정된다. 2월부터 서울 중형택시 기본요금이 현행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 인상된다. 서울시의 택시요금 및 할증 시간 확대 등은 다른 지역의 논의에도 불을 붙일 것이다.

2023년부터 인천시는 택시요금을 인상하기로 확정했고, 서울과 밀접한 경기도도 심야 할증 상향 및 기본요금 1000원이 인상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충청북도 역시 서울시와 같은 심야 할증 상향 조정을 지난 12월부터 실행 중이며, 대구, 울산, 광주 등의 대도시 역시 2023년부터 심야 할증률 상향, 할증 시간대 확대, 기본요금 상향 등을 비슷한 수준으로 적용하기로 확정했다. 부산과 대전 그 외 시도 지자체들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택시 대란을 타개할 방법을 논의 중이다.

“택시 대수는 줄이고, 요금은 올려야지요. 대신 기사들 교육은 더 강화하고요.” 지난주에 만난 세 명의 택시 기사들은 택시 서비스 개선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며 입을 모았다. 택시를 잡는 일이 쉬워지고, 기사들의 서비스 의식이 개선되고, 운행이 안전해질 수만 있다면, 또 내가 낸 택시 요금의 정당한 몫이 기사들에게 돌아갈 제대로 된 제도만 갖춰진다면, 택시 요금이 조금 더 오르는 것도 반드시 나쁜 일만은 아닐 것이다.

TIP. 오르는 공공요금 속 알뜰살뜰 챙겨볼 만한 것!

1. 알뜰교통카드 홈페이지 바로가기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걷거나 자전거로 이동한 거리를 마일리지로 적립하는 카드. 현재 128개 시·군·구 지자체에서 시행 중으로 대중교통비를 최대 30% 절감할 수 있다. 알뜰교통카드 홈페이지에서 카드를 신청한 후, 알뜰교통카드 앱을 다운로드 받아 주민등록등본을 인증해 사용한다. 이동 거리와 대중교통비에 따라 적립되는 마일리지가 달라진다. 단, 반드시 실물 카드를 사용해야 하고 앱으로 (출발-도착) 버튼을 눌러 이용해야 마일리지가 적립된다.

2. 지하철·버스 통합 정기권

아직 도입일은 미정이지만, 2023년 하반기에는 지하철과 버스를 통합한 정기권을 만나볼 수 있다. 정기권은 30일간 60회까지 지하철과 버스 간 환승이 가능하고, 횟수를 다 사용하지 못하면 마일리지로 돌려받을 수 있을 예정이다. 현재 서울 기준 1250원인 지하철과 버스를 60회 이용 시 7만 5000원이지만, 통합정기권은 5만 원대에 60회 이용할 수 있어 약 30%의 할인 효과가 기대된다.

박세회(에스콰이어 피처 디렉터)
사진 셔터스톡

  •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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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익한 정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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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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