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맛! 눈맛! 입맛! 낚시의 세 박자
수산물 전문가 김지민

구독자 80만 명을 훌쩍 넘은 ‘입질의 추억’의 김지민 대표를 만났다.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낚시의 재미를 알리는 유튜브 채널 ‘입질의 추억’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수산물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는 어류 칼럼리스트로도 활동하는 김지민 대표. 그가 들려주는 낚시와 수산물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수년간 낚시를 해온 김지민 대표의 손은 남다르다. 살아 있는 참돔을 단숨에 제압하고, 정성스럽게 뼈와 껍질을 발라 접시에 한 가득 횟감을 올린다. 회를 치는 순간에 쏟아내는 알찬 정보도 한가득하다. 생선 껍질은 꼭 꼼꼼하게 벗겨야 하고, 두꺼운 살 부분인 배 쪽을 향하게 썰어야 다치지 않는다. 경험에서 터득한 살아 있는 기술로 우리를 생생한 수산물의 세계로 안내하는 김지민 대표. 그가 썰어낸 통통한 참돔회 한 그릇에서 남다름이 묻어난다.

구독자 80만 명이 넘는 ‘입질의 추억’이라는 유튜브를 운영하고, 국내 최초 수산물 전문가로서 다방면으로 조언을 해주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낚시와 수산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야유회로 송추 유원지에 간 적이 있습니다. 거기서 우연히 바다낚시를 하게 되었는데요, 고기가 하나도 잡히질 않아서 다른 분들은 다 철수하고 저와 과장님 둘이 남아서 밤을 지새웠어요. 그런데 거짓말처럼 해가 딱 뜨기 시작하니까 입질이 계속 들어오기 시작하더라고요. 담그면 물고 담그면 물고. 손바닥보다 좀 작은 우럭이나 황해 볼락이라는 종이었는데요, 작은 고기지만 기다렸다가 잡는 쾌감이 엄청나더라고요. 그때부터 낚시를 즐기게 되었어요. 낚시를 즐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수산물을 향한 관심도 커졌습니다.

어떤 매력 때문에 낚시에 푹 빠지게 되셨나요?

낚시를 하다 보면 적잖은 경비와 시간, 체력을 쏟아요.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하고 현타가 올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계속하는 이유는 말로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인간의 본성을 자극하기 때문이에요. 사람들은 낚시를 하면 생각이 정리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막상 낚시를 해보면 가지고 있던 스트레스나 걱정거리가 하나도 떠오르지 않아요. 무념무상이 되는 거죠. 그리고 신석기시대에 먹고살기 위해 고기를 사냥하던 인간의 본성이 살아나죠. 그뿐만 아니라 낚싯대 끝에서 손으로 전해지는 진동은 역설적으로 살고자 발버둥치는 움직임인데 이게 한 생물의 힘이거든요. 생명의 힘을 몸으로 느끼고 전율하는 것이 손맛인데, 이게 엄청난 짜릿함을 선사합니다. 이 맛에 계속 낚시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갯바위, 방파제 또는 낚싯배 위에서 찌를 사용해서 낚시하는 찌낚시를 주로 하신다고 들었는데요, 찌낚시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찌낚시는 대단히 복잡한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어요. 원투낚시가 바닥에 붙어사는 물고기를 노린다면, 찌낚시는 표층부터 바닥까지 전 수심층의 다양한 물고기를 노리죠. 그만큼 채비와 용품이 다양하고 무수히 많은 변수와 확률로 접근할 수 있는 낚시 방법이에요. 다른 말로 하면 그만큼 게임의 깊이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죠. 어떤 물고기를 잡을지, 어떤 액팅으로 낚시할지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요. 고등어나 망성어부터 돌돔 같은 고급 어종까지 노릴 수 있다는 점도 찌낚시의 큰 장점이죠.

이제 막 낚시를 시작하려고 하는 초보 낚시꾼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찌낚시 스폿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바다낚시는 바람과 파도 그리고 발판이 편한 지형에서 자유로울수록 낚시를 편하게 즐길 수 있어요. 위험한 테트라포드 낚시는 피하고 시멘트 구조의 일자 방파제나 평평한 갯바위를 찾길 권합니다. 안전하게 낚시할 수 있어야 손맛도 충분히 즐길 수 있으니까요.

여름에는 회를 먹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요. 여름철 회를 먹을 때 주의해야 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여름철 회를 먹고 배탈이 나는 이유는 위생관념이 없는 곳에서 신선하지 못한 회를 먹었기 때문이에요. 여름철에는 도마나 칼의 위생 관리가 철저하지 않으면 세균이 번식해서 쉽게 탈이 날 수 있어요. 잘못된 위생 관리로 인해 배탈이 나는 거지, 여름 물고기 자체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그래서 여름철일수록 위생 관념이 철저한 대형마트나 호텔, 입소문 난 식당이나 수산시장을 이용하는 것이 좋아요. 행락객을 상대로 하는 관광지 식당 및 시장은 여름철 이용에 주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심한 당뇨나 간질 환자, 고령의 노인이라면 여름철 생식을 피하는 것이 좋죠.

여름철에 특히 맛있는 생선이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8월까지는 벤자리, 부시리(히라스), 민어, 병어, 점농어, 갯장어(하모), 노랑가오리가 맛있습니다. 다소 생소한 생선도 있으실 것 같은데요.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순 없지만 만약 드시게 된다면 특별한 미식의 경험을 할 수 있을 겁니다.

현대제철 공장은 포항, 순천, 울산, 당진에 있습니다. 각 지역에 맞는 낚시 스폿과 잡을 수 있는 어종을 알려주세요.

포항과 울산은 인근의 방어진과 구룡포 인근에 다양한 선상 낚싯배와 방파제 포인트가 있어요. 가까운 바다에서 열기, 고등어, 학꽁치, 가자미를 낚기 좋습니다. 방파제에선 우럭, 볼락, 전갱이, 망상어가 주로 낚일 텐데 가볍게 손맛을 보기 좋아요.

당진은 가까운 항과 포구에서 우럭과 노래미를 낚을 수 있고요. 삼길포로 가면 인근에 좌대낚시가 많습니다. 자연산을 낚기도 하지만, 양어장 형태로 해상 가두리 양식을 한 우럭, 농어, 참돔을 주어진 시간마다 방류해 초보자들도 어렵지 않게 손맛을 볼 수 있고 잡으면 회를 떠주는 서비스와 바비큐 시설도 있어서 사내 야유회 장소로 적격이죠.

순천은 인근에 순천만이 있지만 전부 뻘로 되어서 이렇다 할 낚시가 이뤄지진 않습니다. 대부분 목포나 고흥, 나로도로 진출해 다양한 낚시를 즐기는데요. 이쪽으로 나가면 여름에는 선상에서 민어, 백조기, 농어 등을 노릴 수 있고, 원투낚시로 붕장어를 노리기에도 좋습니다.

요즘 낚시를 좋아하는 젊은 직장인들도 많은데요, 직장인 취미로 낚시 추천하시나요?

현대제철처럼 바닷가가 근무지 근처에 있다면 바다낚시를 취미로 갖는 것을 추천해드려요. 낚시는 기다림의 미학이라지만, 그 과정이 꽤나 달콤합니다. 바다의 물결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으면 신기하게도 잡념이 사라집니다. 고기를 잡을 때 느껴지는 쾌감은 덤이고요. 직장인이라면 업무와 인간관계에 치여 살 텐데 그럴 때 낚시는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연이 주는 여유를 만끽하는 좋은 취미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쇠부리토크」 편집팀
사진 김성헌 사진가
영상 정성한(WITHENM)
※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지키며 안전하게 취재 및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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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5
  1. Do2*** 댓글:

    낚시 최고네요

  2. 이분은 여기서 기사로 접하네요 ~ 평소에도 잘보고있네요 ~

  3. 아~회 먹고 싶네요~ㅎㅎ

  4. 부럽내요

  5. 회먹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