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 중2 아들(딸)이 오늘도 편의점에서 카드를 썼다는 알람이 울린다. 물어보니 ‘편스토랑 만찬’을 했단다. 아들 또래는 편의점에서 굿즈를 사기도 하고, 심지어 신상이 나오면 동네 편의점 투어까지 한다는데. 요즘 편의점 문화, 예전과 뭐가 어떻게 변한 건지 궁금해서 「쇠부리토크」가 전지적 아들 시점으로 편의점에 달려가봤다.
아들딸 Z세대에게 편의점은 ‘굿즈’ 혹은 ‘유행하는 디저트나 과자’를 사러 가는 핫플이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편의점 업계에 콜라보 열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CU’는 ‘곰표’와 콜라보해 ‘곰표 맥주’를 출시한 바 있다. 기존 편의점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이색적인 콜라보 상품에 Z세대가 열광했다. 하나의 상품을 마치 ‘한정판 굿즈’처럼 여기며 SNS에 인증하기 시작한 것. 인스타그램 #곰표맥주 해시태그는 무려 4만 개가 넘을 정도다.
유튜브의 먹방 콘텐츠도 편의점 유행에 한몫했다. Z세대가 즐겨 보는 먹방 유튜버들의 대표 콘텐츠 중 하나가 바로 ‘편의점 신상 리뷰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편의점 상품은 가격이 저렴하니, 이러한 모습을 따라 해보려는 Z세대가 많아진 것.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편의점 제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Z세대는 편의점 제품으로 ‘꿀조합 레시피’를 직접 개발하기도 하고, 백화점 쇼핑하듯 편의점 신상 투어를 돌기도 한단다. 심지어는 옷이나 신발을 편의점에서 구매하기까지 한다.
신상털이 투어 해봄
먼저, 요즘 Z세대 사이에서 유행이라는 편의점 신상털이 투어를 해봤다. 「쇠부리토크」는 요즘 ‘GS25’가 출시한 ‘노티드 우유’가 핫하다는 소식을 접했다. 인스타그램에서 해당 신제품을 소개하는 게시물 댓글을 보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없어서 못 사는 제품’, ‘GS25 세 군데를 들러야 겨우 살 수 있는 제품’이라는 댓글이 많이 보였다. 알아보니 이 제품은 최근 Z세대 사이에서 트렌디한 도넛 브랜드로 불리는 ‘카페 노티드’와의 콜라보 상품이었다. 서울에 몇 군데 없는 힙한 브랜드의 제품을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으니 인기가 많았던 것이다.
‘최소 편의점 두 군데 정도 들르면 살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근처 GS25로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 구매 실패. 음료 코너를 아무리 살펴보아도 노티드 우유는 찾아볼 수 없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르바이트생에게 재고 현황을 물었는데, 돌아온 대답은 ‘인기가 많은 상품이라 들어오면 순식간에 팔린다’는 거였다. 고작 편의점 신상품을 사러 ‘투어’까지 해야 하나 자괴감이 들었지만, 「쇠부리토크」는 이날 노티드 우유를 구하기 위해 집 주변 편의점을 네 군데나 돌아 손에 넣었다. 어렵게 구했다는 왠지 모를 뿌듯함에 1500원짜리 우유 하나로 희소가치 있는 나이키 한정판 운동화를 가진 듯한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다. 실물로 보니 좀 사랑스럽다.
유명한 편의점 레시피 직접 만들어서 먹어봄
Z세대가 편의점에 자주 들르는 이유 또 하나. 바로 SNS에서 유행하는 ‘편의점 레시피’를 만들어 먹기 위해서다. 여기서 편의점 레시피란, 편의점에서 파는 상품들을 조합해 만든 이색 음식을 뜻한다. 「쇠부리토크」는 그중 스테디로 자리 잡아 MZ세대가 아직까지 만들어 먹는다는 편의점 레시피계의 클래식, ‘마크정식’을 만들어 먹어보기로 했다.
먼저 아래의 재료를 준비한다.
- 프랑크 소시지 1개(1,800원)
- 스트링 치즈 2개(각 1,400원)
- 스파게티 컵라면 1개(1,000원)
- 죠스떡볶이(3,200원 / 떡볶이는 아무 제품이나 상관없음)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떡볶이와 스파게티를 만들어 둘을 섞고, 소시지를 잘라 올려준다. 그 위에 스트링 치즈를 잘게 찢어 얹어준 뒤 전자레인지에 30초 동안 돌려주면 끝! 솔직히 별다른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웬걸.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랐다. 학생들에겐 한 끼 식사로 제격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어른들에겐 맥주 안주로 딱 좋겠다는 느낌이었다. 물론 기존 제품을 섞어 새로운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기도 했다.
편의점 결제 시스템으로 옷과 신발을 사봤다
「쇠부리토크」가 가장 격세지감을 느꼈던 포인트 중 하나. 요즘 Z세대는 ‘편의점 결제 시스템’을 이용해 편의점에서 옷과 신발을 구매한다고 한다. Z세대가 자주 이용하는 패션 플랫폼(쇼핑몰) ‘스타일 쉐어’는 이미 해당 시스템을 도입한 지 오래다. 사고 싶은 옷을 장바구니에 담은 뒤, 결제 단계에서 ‘현금 결제’를 누르면 ‘편의점 결제’를 선택할 수 있다고. 이때 생성된 결제 바코드를 편의점에서 찍으면 주문이 완료된다. 부모님의 허락 없이는 카드 사용이 힘든 10대에겐 더없이 좋은 시스템일 것이다.
나만의 냉장고 시스템 이용해봤다
냉장고 시스템이란 GS25 앱을 통해 편의점 상품을 보관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결제만 미리 해놓고 앱에 상품을 ‘킵’해놓은 뒤, 필요할 때 매장에 방문해 찾아갈 수 있는 방식인 셈. Z세대는 특히 ‘2+1 이벤트 상품’을 쟁여놓고 싶을 때 이 시스템을 자주 사용한다고 한다. 편의점도 앱을 통해 똑똑하게 이용할 수 있다니, 디지털·모바일 중심 생활에 익숙한 Z세대에게 또 하나 배웠다.
반값택배 이용해봤다
‘반값택배’는 말 그대로 반값에 이용할 수 있는 택배서비스를 말한다. 대신 편의점에서 보내고 수령인과 가까운 다른 지역의 편의점으로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GS25에 의하면, 지난해부터 반값택배 서비스 수요는 꾸준히 오르고 있으며 그중 MZ세대 이용률이 8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특히 대학생의 경우 ‘전공 서적’이나 ‘아이돌 굿즈’를 비대면으로 거래하는 경우가 많아 실사용률이 더 높다고. 여기서 「쇠부리토크」가 느낀 장점은 다름 아닌 개인정보 노출 위험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중고 거래 시 주소 노출을 꺼리는 이들이 이용하면 좋을 듯했다.
<GS25>
1. 틱톡 곤약 젤리: 먹으면 ‘톡’ 하고 터지는 소리가 시그니처인 젤리. 틱톡 영상으로 찍으며 놀기 좋아서 ‘틱톡 젤리’라고 불린다.
2. 로제요괴파스타: 로제떡볶이, 로제찜닭부터 이제는 로제파스타까지! 요즘 가장 트렌디한 ‘로제’ 맛 파스타가 출시됐다. 토르티야 위에 파스타 면과 로제소스를 얹어 먹으면 된다고.
<CU>
1. 허니버터와플콘: 바프(HBAF)의 인기 아이템 ‘허니버터아몬드’ 맛이 나는 와플 콘 아이스크림. 허니버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미 CU 투어를 돌며 해당 상품을 쟁일 정도다.
2. Y블랙 IPL: 신진 작가 ‘이병관’의 일러스트가 그려진 한정판 맥주. 라벨 디자인이 SNS에 인증하기 좋아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다.
<이마트24>
1. 베일리스 기획팩: 이마트24에는 대학생도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저렴한 주류 상품이 많다. 특히 와인, 칵테일에 입문하려는 20대를 위한 큐레이션 서비스가 잘되어 있기로 유명하다. 이뿐만 아니라 전용 잔을 서비스로 주는 이벤트도 종종 진행하고 있으니 12월 행사 상품을 눈여겨볼 것.
2. bhc 뿌링클 볶음면: 지금 가장 핫한 편의점 신상 중 하나다. bhc의 뿌링클소스가 뿌려진 볶음면이 인기!
<세븐일레븐>
1. 크리스마스 케이크: 세븐일레븐에서는 크리스마스 홈파티를 미리 준비하는 MZ세대를 위한 케이크가 인기다. 사전 예약을 받을 정도로 수요가 많은 상품 중 하나라고.
2. 멜팅 스노우맨: 눈사람 모양의 커다란 초콜릿. 따뜻한 우유에 넣어 핫초코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눈사람이 녹는 과정을 찍어 SNS에 올리려는 MZ세대에게 인기다.
글 이시은 (캐릿 에디터)
사진 셔터스톡, 각 편의점 공식 인스타그램
많은 시간이 지났네요
라떼는 문방부에서 연탄불에
구워먹고 불량식품이었는데 ㅎㅎ
세상. 많이 편리해졌네요
시대의 뒤쳐지지않게 편.레 한번배워봐야지
저도 편의점 대장인데! 편의점 짱!
요즘 편의점의 다양성 및 기존 편의성으로 많은 발전을 이룬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