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분야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전문가가 되는 길은 결코 쉽지 않다. 스무 살, 제철인으로 첫발을 내디뎌 올해로 38년 차 베테랑 기술자가 되기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늘 배우고 거듭나는 연금술의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제22회 철의 날’을 맞아 영광스러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받은 열연냉연사업부 열연2부 김영철 사우를 만났다.
진정한 고수는 묵묵하고 한결같다. ‘품질개선’이라는 미션이 주어졌을 때 그는 이 고수의 품격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늘 최선의 마음으로 현장을 지키고 누군가 자신을 필요로 하는 순간, 망설이지 않고 진가를 발휘했다. ‘못하겠다’고 뒤로 물러나기보다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구성원들과 목표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런 노력의 땀방울이 모여 평균 4.5%였던 후공정율을 불과 3개월 만에 2%대로 줄이는 값진 열매를 맺을 수 있었다. 자신만의 엄격한 원칙으로 연금술을 펼치고 있는 김영철 사우. “디테일이 실력”이라고 믿기에 작은 것에도 진심을 담는 그는 오늘도 현장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겸손하게 말한다.
Q. 먼저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감회가 남다르실 것 같은데,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부족한 저에게 이런 큰 상을 주셔서 영광입니다. 무엇보다 제가 이 상을 받을 수 있도록 추천해주신 부서장님과 회사에도 감사드립니다.
Q. 수상 후 동료 및 가족 등 주변 반응은 어떠셨나요?
수상 소식을 상 받기 사흘 전에 제철소장님께서 먼저 축하 전화를 주셔서 알게 됐습니다. 이후에 기장님들과 열연냉연사업부장님 등 주위 직원들이 축하해 주셨어요. 특히 아들, 사위, 조카가 같은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누구보다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해줘서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Q. 열연공장 추출 자동화 기술로 인한 자동화율 증진, 주요 자재의 국산화, 공정별 손실인자 발굴 및 개선 등 그동안 여러 방면에 걸쳐 철강산업 발전에 공헌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어떤 부분이 이번 수상에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하시나요?
무엇보다 타이밍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저 혼자의 노력보다는 회사와 구성원이 품질 개선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해결하기 위한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품질 불량이 발생하면 후공정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때 원가 손실이 발생하게 됩니다. 2019년에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품질 개선’ 목표를 설정했고, 그때 우리 부서에서는 제가 주관해서 불량이 발생하는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프로그램 수정 및 현장 작업자를 위한 직무교육을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기존에 4.5% 수준이었던 후공정률이 3개월 만에 2%대로 떨어졌습니다. 그런 노력들이 인정을 받은 것 같습니다.
Q. 현대제철에는 지난 2008년에 입사해 올해로 13년째가 됩니다. 그동안을 돌이켜 보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2008년 당진에 올 때만 해도 이제 막 제철소를 짓기 위한 말뚝을 박던 시기였습니다. 초기 멤버로 합류해 공장의 기초공사부터 시운전에 참여하던 순간, 그 모든 순간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중에서도 공장을 짓고 처음 열연 제품이 나오던 날은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첫 공장에서 완성 제품이 나온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데 당진에서는 기적처럼 아무 사고 없이 완성 제품이 나왔어요. 그때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박수와 환호를 보내던 그 순간은 지금도 선명하게 생각납니다.
Q. 그동안 근무하면서 크고 작은 상을 받으셨어요. 작년 7월엔 ‘현대제철 혁신리더상’을 수상하셨는데요. 요즘 우리가 ‘혁신’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요, 사우님이 생각하는 ‘혁신’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혁신은 지금의 문제점을 찾고, 그것을 바꾸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구성원 간의 공감대 형성입니다. 나 혼자 바꾼다고 바꿔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구성원들이 충분히 문제에 대해 공감대를 가질 수 있게 노력하는 것 또한 리더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제가 먼저 솔선수범해야겠지요. 지금은 친환경 공장을 만들기 위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없을까 구상 중입니다.
Q. 구성원과의 공감대 형성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우님께서는 그동안 직원과의 소통과 협력업체와의 상생으로 ‘안전한 작업장’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오셨습니다. 그 과정에서 만난 어려움들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물론 쉽지 않습니다. 일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소통’입니다. 또 그게 가장 어렵습니다. 일단 스스로를 내세우기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먼저 들으려고 노력합니다. 협력업체와도 갑을이라는 관계보다 함께 일하는 파트너로 대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소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서로 신뢰가 쌓이게 되었고, 큰 어려움 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Q. 제철업에 종사한지 벌써 38년 차를 맞이하셨습니다. 현대제철만의 강점이 무엇인지 자랑 부탁드립니다(웃음).
국내 다른 일관제철소 중에서도 완공 후 정상 조업까지 가장 빨리 달성한 곳이 바로 우리 현대제철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자동차 외판재 외에도 많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것 또한 회사의 자랑이죠. 또 구성원 간 조직문화가 수평적입니다. 보통 제철소하면 수직적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우리 회사는 그렇지 않아요. 그래서 업무를 할 때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Q. 개인적으로 현대제철에서 이루고 싶은 꿈과 목표가 있나요?
이제 퇴직까지 3년 정도 남았습니다. 큰 욕심은 없습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지내고 싶습니다. 굳이 목표가 있다면 먼저 제철업에 종사한 선배로서, 그동안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좋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제품 생산의 기준, 업무 매뉴얼을 만들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현대제철 사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항상 자기개발을 하라고 말합니다. 회사에서는 자신의 업무 외에도 새로운 분야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배우면서 업무에 대한 자기개발을 하고, 회사 밖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배우면서 자기개발을 하는 거죠. 그러다 보면 일의 재미도 느끼고 인정도 받게 됩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안전입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사고 없는 직장 생활을 하시길 바랍니다.
글 「쇠부리토크」 편집팀
사진 성종윤
감사합니다.
안전하게 정년하세요
안전하게 정년하세요 !!!!!
글 잘 읽고 갑니다
다음 글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