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동아리를 통해 첫 인연을 맺은 뒤 와인의 끝없는 매력에 푹 빠졌다는 이강현 사우를 만났다. 이제 와인은 그의 일상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작지만 소중한 친구가 되었다.
어느덧 ‘대중적인 술’이 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와인이 어렵다는 이도 많다. 라벨에 적힌 글씨는 왜 그렇게 어려운지, 가격은 왜 이리 비싼지. 마시는 ‘법도’도 뭔가 복잡할 것 같고 나라별, 산지별, 품종별 이름들은 머리를 어지럽힌다. 여전히 ‘가깝고도 먼 술’ 와인. 이강현 사우의 와인 사랑은 이처럼 복잡한 와인의 세계를 향한 호기심에서 시작되었다. 이제 그에게 와인은 매력 넘치는 일상의 친구이자, 알면 알수록 새롭게 빠져드는 삶의 윤활유다. 집에서, 한강변에서 그만의 ‘와인 사용법’을 즐긴다는 그의 이야기를 따뜻한 봄볕이 와인처럼 부드러웠던 어느 날, 양재천의 작은 와인바에서 들어보았다.
Q.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전략경영팀에서 중기 경영계획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전략경영팀은 전략경영체계 아래서 회사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는 팀이죠. 2016년 1월에 입사했으니 이제 5년이 되었네요.
Q. 와인은 언제부터 즐기게 되었나요?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대학생 때 ‘소믈리에’라는 이름의 와인동아리 활동을 하면서부터 즐기게 되었어요. 그 전까지는 와인을 마셔본 적이 거의 없었는데 좋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새로운 취미를 만들고 싶어서 동아리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물론 와인이라는 게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매력적이었습니다. 그 뒤로 와인에 푹 빠지게 되었죠.
Q. 지금도 와인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나요?
여전히 대학 시절 와인 동아리 사람들과 자주 만나고 있어요. 와인으로 만난 사람들이다 보니 만날 때마다 와인을 마시게 되더군요. 또 여자친구, 회사 동료와도 와인을 즐겨요. 와인을 좋아하다 보니 주변 사람들에게도 추천하면서 같이 마시려고 하는 편이에요.
Q. 단골 바가 있나요? 또 얼마나 자주 드시나요?
집이 최고의 단골 바인 거 같아요. 가게에서 좋은 와인을 골라 편안한 분위기에서 음악이나 영화와 함께 즐기는 걸 가장 좋아해요. 봄, 가을 날씨가 좋을 때는 한강에서 마시는 와인도 좋아하지요. 보통 주 1~2회 정도 마십니다.
Q. 와인은 개개의 역사나 산지 등 정보를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것 같아요. 와인 공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와인의 기초를 대학생 때 쌓았어요. 동아리 사람들과 산지 별, 품종 별로 스터디를 하면서, 자연스레 많이 마시게 됐죠(웃음). 와인이야 말로 ‘마시면서 배우는 술’ 같아요. 같은 지역, 같은 품종이라도 해마다 산지의 날씨와 환경에 따라 다른 맛이 나오는게 흥미로워요. 지금은 조금 더 공부를 해보고 싶어서 와인 자격증을 따보려고 준비 중입니다.
Q. 와인의 매력을 꼽자면요?
첫 번째, 누군가와 이야기하며 마시기 좋아요. 와인이라는 것 자체에 이야기 거리가 참 많잖아요. 와인의 맛, 음식과의 페어링, 와인 취향이 달라서 등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할 수도 있어요. 종류가 어마어마하게 많은데다 개인마다 취향이 달라서 대화를 하며 서로를 알아갈 수도 있죠. 게다가 와인은 맥주나 소주처럼 시원하게 ‘원샷’을 하지 않고 차분하게 음미하며 마시기 때문에 천천히 이야기하면서 마시기 좋잖아요. 두 번째, 와인은 끝이 없어요. 같은 와이너리라도 매년 다른 맛의 와인을 생산하고, 새로운 생산자도 많이 나오기 때문에 항상 새로워요. 평생을 마셔도 모든 와인은 다 마셔보지 못 할 거예요. 지금도 저는 자주 즐기는 와인이 있다기 보단 한번도 마셔보지 않은 와인을 탐험하는 일을 즐긴답니다.
Q. ‘인생 최고의 와인 경험담’ 같은 게 있지는 않나요?
이탈리아 피렌체 어느 한 다리에서 노을을 바라보며 마셨던 와인이에요. ‘유럽에서 와인 한번 마셔보고 싶다’라는 꿈을 품고 떠났던 여행이에요. 그렇게 기대를 품고 갔던 여행 중 정말 마음에 들었던 다리를 만났어요. 해질녘 주변의 풍경과 어우러져 너무도 아름다웠어요. ‘지금이다!’ 싶어 근처 마트에서 아무 와인이나 사서 마셨어요. 비싼 와인도 아니었고, 이름도 기억이 안 나지만 장소, 시간, 기분 등 모든 것이 조화로운 순간이었어요. 지금까지도 가장 기억에 남는 ‘와인의 추억’이죠.
Q. ‘와인’이라는 즐거운 취미가 회사 생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도 있을 것 같아요
적당히 즐길 줄만 안다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고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재미도 얻을 수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와인을 함께 마시면서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고요.
Q. 무궁무진한 와인의 매력에 푹 빠지신 것 같아요
사람이 바뀌는 방법에는 몇 가지가 있다고 해요. 가장 크게는 사는 곳을 바꾸는 것이고 작게는 새로운 것을 해보는 것이라 하죠.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로 사는 곳을 바꾸기는커녕 여행도 못 가는 지루한 일상을 모두가 견디고 있죠. 지치기도 하고요. 이럴 때 와인에 취미를 갖는 건 아주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해요. 생활 속 작지만 새로운 이야기 거리, 신선한 관심사가 되어줄 거에요.
글 「쇠부리토크」 편집부
나도한번 빠져보고싶어요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다음번 내용도 기대해 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