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갇혀 여행 앓이를 하고 있는 이들에게 세계 여행을 집에서 할 수 있는 꿀팁을 소개한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집콕생활에 지친 이들은 ‘랜선여행’을 떠나기 시작했다. 여행 계획을 세우고, 짐을 싸고 여권을 챙겨 설레는 마음으로 떠났던 여행을 이제는 1년 365일 하루 24시간 중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편한 차림으로 침대에 누워 영상이나 사진을 통해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들 수 있다.
365일,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 랜선 여행
‘내방의 창문 뷰를 공유한다’는 생소한 개념의 윈도스와프(www.window-swap.com) 프로젝트는 늘 똑같은 창 밖 풍경에 실증을 느낀 사람들이 다른 이들에게 자신의 창문 뷰를 공유해주는 플랫폼이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사이트로 전 세계 사용자가 공유한 창문 밖 풍경이 무작위로 펼쳐진다. 이집트, 인도, 아르헨티나 등 평소 여행으로도 가기 힘들었던 장소를 집에서 탐험할 수 있다.
대자연의 광활한 풍경을 보며 해소감을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지구 곳곳을 실시간으로 스트리밍해주는 어스캠 웹사이트(www.earthcam.com)를 추천한다. 나이아가라 폭포 물줄기의 웅장한 소리와 북유럽의 아름다운 오로라 등을 감상할 수 있다.
뉴욕 타임스퀘어를 실시간으로 비추는 유튜브 채널 어스캠 라이브(EarthCam Live)는 구독자가 22만9000명이 넘는다. 전광판 불빛만 화려하게 켜져 있을 뿐 예전의 타임스퀘어처럼 특별한 공연이 열리거나 사람들이 지나가는 모습도 찾아볼 수 없지만 거리를 비추는 영상만으로도 실시간 시청자 수천 명이 들어온다. 영상을 보며 댓글창을 통해 뉴욕여행에 대한 추억과 기대감을 표현하며 그리움을 달랠 수 있다.
좀 더 실감나는 여행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화상 통화를 통해 온라인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포트(www.theportapp.com)가 제격이다. 서울, 케이프타운, 암스테르담, 타이베이 등에 거주하는 가이드와 함께 온라인 여행을 떠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흥미로운 점은 여행자들이 원격으로 투어를 즐긴다는 것. 사용자들은 실시간으로 여행지에 머물며 여행 가이드와 대화하며 교류하는 것 같다는 후기를 남기고 있다.
문화 예술 애호가들을 위한 프로그램
여행지에서 꼭 그 나라의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찾는 문화 예술 애호가를 위한 랜선 여행 프로그램도 있다. 구글 아트앤컬처(https://artsandculture.google.com)는 세계 각국의 미술관과 박물관의 소장품을 감상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뉴욕현대미술관(MoMA)과 메트로폴리탄 미술관(Met), 영국의 테이트 모던(Tate Modern) 등 대형미술관과 문화예술 분야의 다양한 기관 1000개 이상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100억여 개의 화소로 촬영한 초고해상도 이미지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더욱이 이 디지털 이미지는 확대가 가능해 화가의 세밀한 붓 터치와 함께 작품 표면의 균열까지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구글 아트앤컬처에서는 미술관을 직접 둘러보듯 감상하는 것도 가능하다. 구글 맵 스트리트 뷰 기술처럼 360° 회전 카메라를 실은 트롤리가 미술관 외부와 내부의 전시실을 이동하며 촬영한 것인데, 관람객은 카메라 렌즈를 따라 전시실 내부를 돌아다니거나 원하는 장소에 멈춰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큐레이터의 작품 설명도 음성으로 제공된다.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에서는 ‘Museum from Home’ 이라는 주제로 엄선한 아트 콘텐츠를 웹사이트(www.sfmoma.org)를 통해 24시간 선보인다. 매주 새로운 주제로 업데이트하며 아티스트의 인터뷰 영상, 작품 큐레이션 등 다양한 자료를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세계 3대 오페라하우스 중 하나로 불리는 빈 국립오페라극장. 여행이 가능하던 때에도 힘든 예약과 비싼 티켓으로 관람이 어려웠지만 웹사이트(www.staatsoperlive.com)에만 가입하면 오페라 공연 영상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클래식 애호가들의 공연 관람 갈증을 해소해줄 멋진 공연이 가득하다.
몬트리올 공공 미술 웹사이트(artpublicmontreal.ca)에 접속하면 1000개가 넘는 공공 미술로 유명한 몬트리올섬의 거리 예술을 즐길 수 있다. 공원과 지하철역, 체육 시설 등에 놓인, 자유롭게 표현한 작품을 둘러보다 보면 도시를 좀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다.
VR과 함께 떠나는 가상 여행
VR 장비가 있다면 더욱 실감 나는 여행을 즐길 수 있다. KT는 슈퍼 VR 플랫폼을 통해 160여 편에 달하는 가상여행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파리, 뉴욕 등의 하루를 경험하는 원데이 트립, 노르웨이 오로라 같은 전 세계 경관을 볼 수 있는 8K 콘텐츠 등 해외 여행지가 110여 편에 이른다. 국내 여행지로는 경복궁을 VR 카메라로 촬영하고 AR로 리포터를 띄운 ‘경복궁 궁궐기행’과 부산 해운대 바닷가와 동백섬을 드론으로 항공 VR 촬영한 ‘힐링 SKY 해운대’ 등 50여 편이 있다.
국내 여행 가상체험을 제공하는 디안트보르트가 만든 제주도 VR 체험 플랫폼 ‘제주투브이알’은 제주도의 약 200여 개 여행지를 360도 영상으로 제공하는데 앱을 깔거나 호텔 등에서 VR 기기를 빌려 이불 속에서 제주도 곳곳을 둘러볼 수 있다.
이탈리아 관광청의 ‘Italia Virtual Reality’ 어플에서 360° View를 선택하면 남부 나폴리의 미식투어에서부터 북부 랑게의 아페리티보(이탈리아 식전주 문화)는 물론 이탈리아 번호판이 달린 베스파에 탑승해 율리우스 시저가 가이드 하는 로마 애니메이션 투어를 떠나는 것도 가능하다. 시선을 돌리듯 화면을 좌우로 돌리면 보다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음식, 문화, 라이프스타일 등 세 가지 테마로 구성돼 있으니 취향에 맞게 여행을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