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은 지금부터!
양치승 관장

소위 스타라고 불리는 멋진 배우들을 쥐락펴락할 정도로 엄청난 카리스마를 선보이며 운동을 지도하는 양치승 관장. 덕분에 ‘호랑이 관장’이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하기도 하다. 얼핏 보면 운 좋게 예능을 만나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의 이력을 살펴보면 차곡차곡 쌓인 결과였음을 알 수 있다.

불우했던 어린 시절, 집에 있는 시간이 너무 괴로워 밖으로 나가 사람들과 어울리며 남에게 웃음을 주는 게 큰 즐거움이었다. 아버지는 가장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 어머니 혼자 껌 공장에 다니며 어렵게 4남매를 키웠다. 그는 어머니를 생각해서라도 나쁜 길로 빠지지 않고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한때 개그맨을 꿈꿨던 그의 진로를 바꾼 사건은 바로 군대에서 당했던 허리 디스크 부상. 심각한 부상으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누워 있던 그가 제대 후 운동을 하다 헬스클럽 관장까지 하게 된 것이다.

전화위복이랄까. 큰 고비가 찾아왔지만 성실하게 일하고 꾸준하게 달려온 덕분에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누구나 열심히 하면 기회가 찾아온다고 이야기하지만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그렇기 때문에 ‘열심’이라는 두 글자는 더욱 값지다. 1년 365일 단 하루도 쉬지 않고 헬스클럽을 운영하면서도 즐거워서 힘든 줄 몰랐다는 양치승 관장. 그가 지금까지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건강’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화두가 된 지금, 건강하게 체력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조언을 들려주었다.

Q. 젊은 시절 개그맨을 준비했었다고요? 일반인들과는 다른 끼가 있으셨던 것 아닌가요?
예전부터 말을 재미있게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친구들이 술자리가 생기면 “얘는 진짜 재미있는 친구야, 얘만 있음 술자리가 재미있어”라며 꼭 저를 불러요. ‘재미있는 친구’ 그게 바로 저예요. 일반적인 트레이너들은 방송에서 굉장히 예의 바르게 이야기하고 방송 카메라가 돌아가니까 어색해하잖아요. 저는 별로 수줍어하지 않고 연예인들에게도 직설적으로 이야기하고 그러는 게 다른 사람들에겐 “어? 저 사람 특이한데? 재미있는데?” 이런 인상을 주나 봐요.

Q. 개그맨이 꿈이었던 청년이 갑자기 트레이너로 변신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군대에 갔다가 제대를 앞두고 허리를 크게 다쳤어요. 몸을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큰 부상이라 군에서는 바로 의병 제대하라고 했지만 불명예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 끝까지 버티다 만기 제대했어요. 제대 후에 재활 치료를 하던 중 웨이트 트레이닝을 접하면서 매력에 푹 빠졌죠.

Q. 운동을 가르치는 것과 헬스 사업을 하는 건 또 다른 얘기잖아요. 헬스클럽은 어떻게 열게 된 거에요?
처음 간 헬스클럽이 국가대표 현역 선수들이 운동하던 곳이었어요. 거기서 만난 지인과 함께 헬스클럽을 오픈하게 됐죠. 처음 일을 시작한 20대 때 정말 열심히 했어요. 운동을 가르칠 줄은 알았지만 운영을 해본 적은 없으니 무작정 하는 거죠. 무조건 가장 늦게까지 남아 있었고 출근을 일찍 해서 청소부터 했어요. 회원들이 오면 무조건 인사하고 이름을 외웠는데 당시 500명 정도의 이름을 모조리 외웠어요. 회원들의 락커 위치, 누가 회원권을 갱신할 때가 되었는지, 여행을 다녀왔는지 운동을 언제 쉬었는지 다 파악하고 있었죠.

Q. 어떻게 그렇게 단시간만에 헬스클럽을 성공시킨 건가요?
한참 헬스클럽 운영을 많이 할 때 폐업한 곳들만 골라서 인수한 뒤 몇 십 개를 성공시켰는데요. 그 비결이 오픈을 하면 피티 비용 상관없이 매일 운동을 가르쳐주고 나이 드신 분은 마사지도 해주고 늘 말을 먼저 걸며 회원들과 친해졌기 때문이에요. 그럼 그 회원이 가족이나 친구들을 데리고 또 와요. 시설 보다 제일 중요한 건 나를 알아보고 말을 건네주는 헬스클럽이거든요. 보통 한 달 반 정도면 흑자로 돌아섰어요. 제일 중요한 비결은 ‘사람’이에요.

Q. 한때는 운동을 아예 안 한 적도 있다고요?
2012년 제 인생에 큰 위기를 맞은 사건이 있었어요. 저랑 친동생처럼 지내던 동생이라 지점도 맡기고 있었는데요. 제 이름을 팔아 나쁜 짓을 했고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입었죠. 지점을 모두 정리하고 본점만 남을 정도로 손해가 엄청났어요. 너무 허탈감과 배신감이 컸고 4년 동안 내내 술만 먹었어요. ‘예전처럼 열심히 살아봤자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죠. 매일 술만 먹으며 지냈고 그 생활을 이어가다 보니 몸무게가 백 킬로그램을 넘기더라고요.

Q. 어떻게 다시 운동을 할 결심을 한 거에요?
어느 날 거울을 딱 봤는데 제 모습이 너무 ‘동물’스러운거예요.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생각했죠. 술을 끊고 운동을 시작해 8개월간 몸을 만들었어요. 제 자신이 만족할만한 몸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해 오랜 시간이 걸린 거예요. 인스타그램 사진은 몸을 다시 만든 날 찍은 거예요. 다시 태어난 것과 다름없으니 기념비적인 사진이죠.

Q. 헬스클럽을 다니면서도 목표처럼 몸을 만드는게 쉽지 않잖아요.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일까요?
이유는 단 하나에요. ‘마음가짐’입니다. 대부분의 회원들은 “열심히 운동했는데 살이 안 빠져요”라고 이야기해요. 그렇지만 옆에서 제가 지켜보기에 그 분들은 말하는 것만큼 열심히 하지 않아요. 본인이 생각한 것보다 딱 3배 정도는 더 노력해야 돼요. 그리고 보통 일주일 정도 운동 하고 나서 변하는 것이 없다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몇 달은 해봐야 결과가 나오죠. 일주일 정도 운동하고 살 빠지기를 기대하는 건 성급합니다.

Q. 이 기사를 보는 사우분들 가운데도 ‘새해부터는 꼭 운동해야지’ 마음 먹는 분들이 많을 거에요. 그런 분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다이어트를 할 때 왜 1월 1일이나 새해가 중요한가요? 정말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당장 오늘부터 시작하세요! 왜 12월 25일에는 운동을 하면 안 되는 거죠? 그런 법이 있나요? 체육관에서 운동하면서 보내도 되잖아요. 다 자기 합리화예요. 그런 걸 생각하지 않고 다이어트가 필요하다면 지금 당장 시작하세요. 오늘과 내일의 차이일 뿐 핑계를 대기 시작하면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없어요.

Q. 운동의 가장 큰 매력이 무엇인가요? 운동을 시작하면서 우울증이나 정신적으로 건강해졌다는 분들 등 삶이 변화되는 모습을 곁에서 많이 지켜보셨잖아요.
운동은 빠져보지 않으면 그 매력을 잘 모르죠. 운동중독이라고 이야기할 정도로 운동을 좋아하는 분들이 있잖아요. 실제로 제가 지도했던 많은 스타들 역시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나 정신적인 고통 등을 겪다가 운동을 하며 삶이 뒤바뀌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듯이 운동은 몸만 건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삶을 건강하게 해줘요. 회원들이 운동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거나 삶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뿌듯합니다. 삶이 변화하고 싶다면 지금 운동을 시작하세요.

Q. 지금까지 트레이너로 또 올 한 해는 방송인으로 종횡무진 활약을 하셨는데요.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요?
제가 방송에는 트레이너로만 알려졌지만 평소에 요리에 많은 관심이 있었어요. 주변에서 맛있다는 평가도 많이 받았고요. 요식업에 도전해 새로운 식당을 오픈하려고 열심히 알아보고 있던 차에 코로나 때문에 좀 주춤하게 되었네요. 내년에는 요식업으로 새롭게 인사드리겠습니다. 많은 기대 부탁드려요.

Q. ‘작심삼일’이라는 말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분야가 바로 운동인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살을 빼기 위해 억지로 운동을 하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다이어트나 운동을 하며 세운 목표에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다이어트를 시작하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은 헬스클럽에 올 때 강박관념을 가지고 오지 말라는 거에요. 가령 다이어트를 해야 하니까 닭가슴살만 먹거나 오늘부터 술을 끊는다 등의 이야기인데요. 저는 그런 회원분들께 “왜 술을 안마셔? 운동을 오늘만 하니? 운동은 평생 하는데 평생 술 안 마실꺼야?” 이렇게 말합니다. 극단적으로 다이어트를 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아요. 헬스클럽에 오는 건 운동의 매력에 빠지기 위한 시작일 뿐이에요. 거창한 계획을 세우지 말고 평생 운동을 하기 위한 기반을 다진다고 생각해보세요.

글 「쇠부리토크」 편집팀
사진 박현진(Name Studio)
영상 임상현(ATO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