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을 탐구하는 즐거움을 맛보게 해줄 흥미로운 독서감상문 하나가 편집부로 도착했다. 날씨가 더워질수록 이열치열의 힘으로 치열하게 지식을 쌓는 즐거움을 맛보도록 해보자. 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은 ‘인간의 지식이 곧 인간의 힘’이라고 이야기했다. 다가오는 휴가 기간, 독서를 통해 자신을 변화시키는 가장 큰 즐거움을 느끼고 정신을 살찌워 하반기를 준비해보는 것은 어떨까.
인류 본성에 대한 대담한 탐구 <사피엔스>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사피엔스>(유발 하라리 지음, 김영사 출판)
얼마 전 엘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X가 우주정거장으로 우주인을 보낸 기사를 접했다. 인간의 호기심은 어디까지 실현 가능할까, 과연 인간이 실현 불가능한 지점은 어디일까, 화성에 지구인 정착촌을 만들고 싶은 엘론 머스크의 꿈은 사피엔스에 나온 인간 본성을 보면 그리 머지 않은 미래에 실현되지 않을까 싶다.
작가는 인간의 3대 혁명으로 약 7만 년 전 인지 혁명, 12000년 전 농업 혁명, 500년 전 과학혁명을 꼽았다. 현생 인류는 250만 년 전부터 출현하여 진화했는데 선사시대의 원시 인류는 다른 동물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았다. 식물을 채취하고 벌레를 주워 담으며 작은 동물에게 몰래 접근해 잡아먹고, 석기를 이용해 육식동물이 남긴 사체의 골수를 꺼내 먹었던 연약한 존재일 뿐이었다. 이런 인류가 7만 년 전쯤 우연한 돌연변이로 뇌의 배선이 바뀌는 인지 혁명을 겪게 된다. 이후 호모 사피엔스는 지구에 생명체가 탄생한 이래 문화를 형성하고 지구 생명체의 먹이 사슬의 최상단에 위치하는 자리에 오른다.
인간 잔인함의 기원
인지혁명 즈음의 지구에는 호모 사피엔스 말고 네안네르탈인, 호모 에렉투스등 다른 인간종이 6종이 살고 있었다. 작가는 호모 사피엔스가 지독한 정복심으로 다른 인간종들을 다 멸종시켰다고 이야기한다. 요즘 미국에서 일어나는 인종차별이니 우리가 제주도에 정착한 예맨 난민들에 대한 태도, 성 소수자에 대한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이해가 가는 면이 있다. 인간의 본성은 수백만 년 동안 먹이사슬의 중간에 있던 인류가 어느 순간 먹이 사슬의 최상단에 위치하면서 너그러움이나 여유를 갖추지 못한 조급함이 인류의 잔인함을 키웠다고 한다.
농업 혁명 이후 인류의 삶
인류가 수렵 채집 시기의 여유로운 생활에서 농업혁명에서 시작된 후로 인구가 증가하고 집단으로 모여 살면서 섭취하는 음식의 다양성은 줄어들고, 아침부터 밤까지 노예처럼 일해야 겨우 먹고 살며, 면역력은 떨어져 전염병에 취약한 불행이 시작되었다. 인류는 소유를 하게 되면서 사치품은 필수품이 되고 사치품은 의무가 되어 사치품 없이 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다. 농업혁명 이후 인류는 대학 졸업, 취업, 주택융자, 자녀 교육, 자동차를 위한 노예 노동을 멈추지 못하는 것이다.
또 한 번의 변혁, 과학혁명
불과 500년 전 인류는 과학혁명을 맞이했다. 과학혁명은 지식혁명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무지의 혁명이었다. 과학혁명은 인간의 무지를 인식하는 데서 온다. 과학혁명 이전에는 정해져 있는 진리를 탐구하고 연구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면, 이후 인류는 모르는 것에 대한 탐구를 시작하면서 급격한 발전을 이루게 된다. 과학혁명으로 인류에 의해 지구의 많은 생물 종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이 멸종하게 된다. 인류는 미래에 자신들의 과학 문명에 의해 멸종된 것일지, 아니면 과학혁명에 의해 진화의 법칙을 벗어나 신적인 존재가 될지 인류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이 책은 인류의 미래에 대해 전망을 하기보다는 인간 본성을 파악한다는 면에서 더욱 흥미롭게 다가온다. 우리가 과거에 어떻게 살아왔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진지한 질문을 남겨준다.
*서평은 개인의 의견으로 쇠부리토크의 의견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사피엔스>
함께 읽으면 좋은 책#1
<사피엔스>가 우리 인류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 기원을 알려준다면 <호모 데우스>는 앞으로 인류가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를 알려준다. 100년 뒤 세상은 어떤 모습이고, 앞을 향해 치닫기만 하는 과학혁명의 정점은 어디인지 작가의 흥미로운 통찰력을 만날 수 있다.
유발 하라리 지음, 김영사 출판
미래 문명 비판의 고전 명작 <멋진 신세계>
함께 읽으면 좋은 책#2
고전 문학 작품 가운데 미래를 가장 신랄하고 날카롭게 파헤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 책. 현대판 에덴동산에서의 삶을 통해 작가는 현대 문명사회를 그리며 그 속에 내포된 위험을 경고하고 신의 영역을 넘보는 인간의 오만함을 비판한다.
올더스 헉슬리 지음, 소담출판사 출판
코로나 19 이후의 미래 전망 <코로나 사피엔스>
함께 읽으면 좋은 책#3
코로나19 사태는 인간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과거의 방식으로는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가 힘들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각 분야의 지성들이 모여 미래에 대한 대담한 인사이트를 내놓았다. 위기 안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을지 코로나19 사태 이후 완전히 다른 세계에서 살게 될 인류에 대한 폭넓은 성찰을 제시한다.
최재천, 장하준, 최재붕, 홍가민, 김누리 저 외 2명 지음, 인플루엔셜 출판
글 「쇠부리토크」 편집팀
취재_김승주(당진제철소 기자)
사진 김영사, 소담출판사, 인플루엔셜 출판
인간 본성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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